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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속 천태만상의 세상사 인도 핑크시티

향기男 피스톨金 2007. 1. 13. 13:23

 

            낭만속 천태만상의 세상사

 

                  인도 핑크시티

‘인도를 넘어서야 진정한 여행가’란 말이 있다. 그만큼 인도는 여행가들에게 매력적인 나라다. 이달의 ‘길 떠나는 길’에서는 마치 낯선 세상에 탁 던져진 느낌을 전해주는 인도 ‘핑크 시티’로 안내한다.

핑크시티의 입구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핑크빛 도시

 

인도에 가면 도시 건물들이 핑크빛으로 칠해진 ‘핑크시티’란 도시가 있다. 델리에서 버스로 5시간 정도 떨어진 라자스탄의 자이푸르다. 왕이 살던 궁전도 핑크빛이고, 거리의 1~2층짜리 상가도 모두 핑크빛이다. 비록 색은 좀 바랬지만 올드시티 대부분이 핑크빛이다. 핑크시티를 만든 사람들은 라지푸트족이다. 핑크는 색깔이 주는 느낌만 보면 여성적이다.

 

그래서 핑크시티를 로맨틱한 도시로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이들의 역사를 들춰보면 피냄새가 난다. 핑크시티의 라지푸트족은 수많은 전쟁을 치러왔다. 핑크시티는 전쟁을 피하려는 외교의 결과로 탄생했다.

 

먼저 라지푸트족의 역사를 알아보자. 라지푸트족은 5세기 중앙아시아에서 인도에 건너왔다. 그들은 전사였다. 원래는 하층민이었는데 5세기 불의 정화의식을 거쳐 무사계급, 즉 크샤트리아로 탄생했다는 얘기가 내려온다. 라지푸트는 전쟁터에서 물러나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힌두족인 라지푸트는 12세기부터 델리를 중심으로 한 회교도들과 350년의 전쟁을 치렀다. 델리의 술탄이 라지푸트를 물리쳤을 때 라지푸트족 전사의 부인들은 결혼식 때 입었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불타는 장작더미 속으로 뛰어들었다. 적들에게 수치를 당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암베르성에서 본 성 밖의 풍경(사진 왼쪽). 핑크시티의 핑크빛 건물

허나, 전쟁이 ‘악으로 깡으로’만 되는 일이던가. 죽고 죽이는 전쟁에서 이슬람은 델리를 장악했다. 델리의 술탄은 라지푸트의 거점도시인 라자스탄마저 정복하려 했으나 결코 쉽지 않았다. 라자스탄의 산악지대는 천혜의 요새였다. 16세기 무굴제국이 들어서자 상황이 바뀌었다.

 

무굴제국은 라지푸트에게 칼 대신 손을 내밀었다. 무굴제국의 시조는 바부르.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인도에 들어와 델리에 무굴제국을 건설했다. 그의 아들이 타지마할을 만든 후마윤이고, 손자가 악바르다. 악바르는 무굴제국의 영토를 아소카대왕 시절만큼이나 넓혔다.

 

악바르는 무굴제국의 실질적인 창시자였다. 그는 싸움 잘하는 라지푸트를 적으로 삼고 심지 않았다. 라지푸트와 혼인정책으로 화친을 맺었다. 대신 다른 지역의 토후는 가차 없이 정벌했다.

 

화려한 거울의 성 ‘암베르’ 라지푸트 왕의 여동생은 악바르의 왕비가 됐다. 이후 라지푸트는 무굴제국의 동반자로 특권을 누렸다. 라지푸트족이 얼마나 번성했는지 그 흔적은 자이푸르에서 11km 떨어진 암베르성에서 찾을 수 있다. 암베르성은 다부지고 웅장했다. 라지푸트족은 무굴제국과 손을 잡은 뒤 라자스탄 일대에서 가장 큰 세력으로 성장했다.

 

 

암베르성은 라자스탄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절벽 위에 세워진 천혜의 요새다. 앞에는 강이 흐른다. 관광객들은 코끼리를 타고 언덕길을 오른다. 마치 옛날 라지푸트의 귀족처럼 암베르성 관광을 하게 된다. 암베르성은 1592년 만 싱이 지었다. 성은 화려하다.

 

절벽 아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성에는 크고 작은 건물과 방들이 있다. 여인들이 숨어있었다는 방은 미로처럼 돼 있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날 정도의 통로를 지나면 다시 화려한 광장이 나온다. 마치 거미줄처럼 이 길 저 길이 뚫려있다. 성곽의 조각도 화려하고 정교하다.

 

무굴의 황제 제항기르가 암베르성을 방문했을 때, 일부러 접견실의 장식을 덧칠하여 화려함을 감췄다는 일화가 전해 올 정도다. 암베르성은 거울의 성으로도 불린다. 왕비의 침실에 크리스털 유리를 붙여 자연광이 반사되게 만들었다고 한다. 사학자나 건축가들은 걸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솔직히 큰 감동은 없다. 외려 크고 작은 건축물이 더 끌린다.

 

그날 인도인들은 왜 핑크빛 ‘도배’를 했나?

 

무굴제국이 무너져가던 무렵인 1727년 자이싱 2세는 본거지를 암베르에서 자이푸르로 옮겼다. 자이푸르가 바로 핑크시티로 알려진 곳이다. 핑크시티란 이름이 붙은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1876년 이 일대의 지배자였던 자이싱 2세는 웨일즈 왕자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도시를 핑크빛으로 칠하란 명령을 내렸다. 인도에서 붉은빛은 환영을 의미한다. 그러나 영국 왕자 한 명 방문한다고 온 도시를 핑크로 칠했다고? 당시 영국은 무굴제국의 전성기보다 훨씬 더 강했다. 세계 최강이었다. 늙고 병든 인도의 주인은 영국이었다.

 

게다가 웨일즈 왕자는 영국 왕위를 잇는 계승자를 의미한다. 찰스 황태자도 공식 명칭은 웨일즈의 왕자다(이 대목은 잠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원래 영국은 켈트족의 땅. 대륙에서 내려온 앵글로색슨에 밀려 웨일즈에 정착했다.

 

앵글로색슨족인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웨일즈를 침공한 뒤 웨일즈의 왕이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 웨일즈인들은 코웃음을 쳤다. 웨일즈에서 태어나고 웨일즈어를 할 줄 알아야 왕이 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에드워드 1세의 왕비는 때마침 웨일즈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에드워드는 웨일즈 유모까지 붙여 웨일즈어를 가르쳤다. 그리고 난 다음 에드워드 1세는 이제 자신의 아들이 웨일즈의 왕이라고 선포했다. 웨일즈인들은 말문이 막혔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영국 왕자는 잉글랜드인이지만 공식명칭은 웨일즈의 왕자다). 사족이 길었다.

 

어쨌든 자이싱 2세는 영국의 왕위를 계승할 웨일즈 왕자를 극진히 대접했다. 자이싱 2세가 대접한 영국 왕세자는 바로 에드워드 7세다. 그럼 에드워드 7세가 왜 자이푸르란 도시까지 왔을까? 영국 역시 라지푸트 전사들의 반란을 두려워했다. 게다가 1800년대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한 인도인들의 불만이 높아만 갔다.

 

1612년 인도에 동인도 회사 무역소를 세운 영국은 끊임없이 세력을 확장했다. 영국땅이 한 뼘 넓어 가면 인도인들의 불만도 한 뼘씩 늘어갔다. 1756년에는 벵갈의 회교 군주 나왑이 캘커타의 영국군을 습격 몰살시켰다. 그는 이듬해 영국에 졌지만 이후 영국·인도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졌다. 1857년에는 세포이의 반란까지 일어났다.

 

그해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인도 황제까지 겸한다고 선언했다. 공식적으로영국이 인도를 삼킨 셈이다. 전운이 감도는 시기에 영국 왕세자는 라자스탄을 방문했다. 라지푸트족을 다독거릴 필요가 있었다. 이 지역 영주인 자이싱 2세 역시 영국에 밉보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라지푸트는 이후 영국으로부터도 특별대접을 받았다. 지역군주의 권위가 보장받았다. 이런 특권은 훗날 간디 이후에 없어졌다고 한다. 이쯤 되면 라지푸트족은 협상가로도 손색이 없다.

 

역사책을 덮고 만나는 인도

현재 핑크시티에선 앞서 말한 격동의 역사를 짐작할 수는 없다. 그저 옛 인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마치 시대극의 세트장처럼 생겼다. 시티게이트를 지나 걷다보면 200~300여년 된 건물들이 나온다. 핑크빛으로 칠해진 이 건물들의 1층은 대개 상가다. 신발가게, 액세서리가게, 옷가게 등이다. 물건을 사고 싶다면 낙타가죽으로 만든 신발이 좋다.

 

시티게이트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바람궁전이 나온다. 앞모습이 마치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처럼 생겼다. 바람궁전은 쉽게 말하면 벽에 바람구멍을 숭숭 뚫어놓은 건물이다. 스와이 프라답 싱이 18세기에 만든 이 궁전은 바람소리를 듣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바람이 불 때 마다 소리가 난다.

 

바람궁전에는 수많은 창문이 달려 있다. 인도여행의 재미는 극과 극의 대비다. 화려한 바람궁전 옆 골목에는 옷 한 벌이 재산인 노숙 어린이, 축제에 바치는 꽃을 파는 꾀죄죄한 여인, 걸인을 외면하고 비둘기에게 값비싼 곡식을 사서 주는 부유한 아이, 관광객이다 싶으면 수십 명씩 몰려드는 아이들이나 노인들…. 외국인에겐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세상사 빈부계층의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곳, 거기가 인도다.

 

핑크시티도 꼼꼼히 따지면 모순이다. 이름은 낭만적이고 동화적이지만 그 이면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음모와 외교, 권력 투쟁이 숨겨져 있다. 하기야 세상사가 다 그렇지 않겠는가.

■글·사진 / 최병준 기자(경향신문)

[레이디경향 2007-01-12 10:03]    
 
첫날처럼 - Comme au premier jour - Andre G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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