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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유 없이 가렵다고? 내장질환 의심하라

향기男 피스톨金 2008. 10. 15. 12:11

       이유 없이 가렵다고? 내장질환 의심하라

       쓸개·신장 기능 이상시 가려움증
       심할 때는 약 투여·光 치료 해야

주부 정모(51·서울 구로구)씨는 가을에 접어들면서 전신 가려움증이 점점 심해져 가까운 동네병원에 갔다. 의사는 바르는 약을 처방해주었으나 가려움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가려움증 때문에 심하게 긁어 몸 곳곳에 상처까지 생긴 정씨는 최근 큰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빈혈로 진단됐다. 가려움증은 건조함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가려움증의 주요 원인이 내장 질환인 경우도 많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는 "혈액뿐 아니라 신장, 간에 문제가 있는 경우, 심지어 암의 전조 증상으로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빈혈이나 적혈구 과다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이나 적혈구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면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이주흥 교수는 "빈혈의 경우 약을 복용하면 가려움증이 금방 사라진다"고 말했다. 빈혈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철분이 결핍되면 피부 기능에 이상을 불러와 가려움증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 가려움증이 있는 환자가 의사와 상담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골수에서 적혈구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어질 때 생기는 질환을 '진성(眞性) 적혈구증가증'이라고 한다. 이 질환이 있으면 샤워 후에 가려움증이 더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나 '목욕 가려움증'이라고도 한다. 적혈구가 정상 이상으로 생성되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도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적혈구 증가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일반적인 가려움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 제제는 별 효과가 없다. 항세로토닌 제제나 광선치료의 일종인 푸바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쓸개즙 분비 장애

쓸개즙 분비가 잘 되지 않는 등 간의 이상도 가려움증의 원인이 된다. 쓸개즙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고 고여 농도가 진해지면 피부 세포의 가려움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려움증이 있을 때는 쓸개즙을 내보내는 길(담도)이 막혀 있는지, 아니면 간경변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황달 환자의 약 20~25%가 심한 가려움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만성 간질환, 말기 간부전, 담즙성 간경변증 등의 환자들은 전신에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쓸개즙 분비 문제로 가려움증이 너무 심할 때는 쓸개즙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약을 투여하기도 한다.

신장 기능 이상

신장(콩팥) 기능에 이상이 생겨도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적게는 약 20%에서 많게는 절반 이상이 가려움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에서 노폐물이 잘 걸러지지 않아 가려움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액 속 요소나 히스타민 등의 농도는 가려움증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가려움증은 피부 건조증을 동반하는 데 반해, 신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건조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신장 기능 이상에 의한 가려움증은 보습제를 사용해도 가려움증이 완화되지 않는다. 심우영 교수는 "자외선을 통한 광(光)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적은 양의 자외선B를 피부에 쪼여 체내 비타민A를 약간 파괴하면 가려움증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피부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피부 표면의 온도도 올라간다. 피부 온도가 높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규중 교수는 "갑상선 항진증은 특정 부분이 아닌 전신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전문 보습제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뇨병도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 있다. 혈액 속 당 성분이 기준 이상일 경우 가려움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몸의 면역력도 떨어져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 특히 당뇨병 합병증인 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가려움증은 더 심해진다.

암과 에이즈

50세 이상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전신에 가려움증이 나타나고, 어떤 방법을 써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암의 전조 증상 여부를 의심해볼 수 있다. 악성종양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15~25%에서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일부 백혈병 환자도 가려움증을 겪는다. 이주흥 교수는 "다만 암은 극히 일부에서만 가려움증이 나타나므로 가렵다고 해서 곧바로 암을 걱정하거나 암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도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이때는 가려움증 치료에 흔히 쓰이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써도 효과가 없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 2008.10.14 22:15 입력 / 2008.10.15 09: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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