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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골프여행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25. 21:21

 

            중국 산둥성 골프여행

 

 

 

    

 

 

바다 넘어 페어웨이… 슬라이스 나면 ‘퐁당’


 

100명의 골퍼들에게 골프 여행지를 선택하는 조건들을 묻는다면? 여행경비, 골프코스의 조건, 라운딩 홀수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행거리를 첫번째 조건으로 택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골프에 입문한 지 5년 정도가 되는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연 평균 2번 전체적으로 10번 정도는 해외를 다녀온 셈이 된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여러 나라를 거치게 되는데, 이들 여행지들의 평균 비행거리를 따져보면 최소 3시간 이상은 된다.

 

처음에는 별 시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이 거리도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빨리 도착해서 라운딩하고자 하는 마음도 그렇지만, 한국에 다시 돌아와 바로 일상이나 회사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비행거리가 가까운 골프여행지가 인기를 끌고있다. 오늘은 제주도보다 더 가까운 중국 산둥성의 골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의 산동성은 한국의 인천과 서해를 두고 마주하는 가장 가까운 중국의 지역으로, 과거 해상왕 장보고의 자취와 많은 한국기업들의 진출로 우리나라에는 매우 친숙한 곳이다.

 

성도(省都)는 지난(濟南)이다. 현재 중국에는 200여개 내외의 골프장이 있는데, 산동성에는 9개의 골프장이 있다. 산동성의 인구가 9100만명이고 면적이 남한과 비슷한 것을 고려하면 골프장 수는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골프장들도 청도, 연태, 위해 3도시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현재 중국의 경제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중 한국과 가장 가까운 위해는 비행시간이 45분이므로 국내인 제주보다 더 가깝다.

 

산동성 골프투어는 보통 위해와 연태의 골프장들을 조합해서 만드는 상품과 청도상품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위해 골프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골프장은 범화골프장으로, 한번이라도 이 곳을 다녀온 골퍼라면 씁쓰레한 웃음을 지을 듯하다. 위해시에 바로 인근한 범화골프장은 모든 코스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전형적인 링크스코스이다.

 

바닷가의 산비탈을 깎아서 코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슬라이스가 나면 바로 바다행이다. 범화골프장의 가장 대표적인 홀은 12번홀로 바다를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시켜야 하는데,

 

설사 페어웨이에 잘 도착한다고 해도 다시 오르막 그린까지의 거리가 만만치 않은 홀이다. 상급자는 도전의 재미를, 초보자들은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양면성을 모두 갖춘 코스다.

 

연태의 주요 골프장으로는 중국남산그룹에서 운영하는 남산골프장과 동해골프장이 있다. 남산골프장은 다시 몇 개의 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골프장내의 코스안내도를 보면 전체가 남산골프장으로 그 안에 몇 개의 복잡한 이름을 가진 골프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해골프장도 남산골프장내의 한 개 코스에 불과한데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편의상 남산, 동해골프장으로 구분해서 부르고 있다. 남산골프장은 산지와 평지가 적절하게 어울러진 코스로, 코스가 쉬운 듯 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코스로 유명하다.

 

 

 

 

 

 

라운딩을 하다 보면 멀리 보이는 산중턱으로 남산대불(大佛)이 보이는데 크기가 보통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크기여서 골퍼들에게는 비로소 중국에 와 있다는 느낌을 줄 것 같다. 남산골프장내에는 5성급 수준의 국제회의중심이라는 호텔이 있다.

 

거의 모든 객실에서 골프코스를 바라다 볼 수 있고 객실내의 시설도 매우 좋아, 일주일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투숙하면서 남산골프장내의 모든 코스를 다 쳐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하다.

 

남산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며 생긴 재미있는 일화 한가지. 동반자 중 한 명이 1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40야드 앞에 있는 나무에 맞고 티박스로 왔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데 다시 티샷한 볼이 같은 나무를 또 맞힌 것이다. 골프장이 거부를 하는 탓인지 첫번홀부터 더블파. 역시 중국이나 한국이나 자연을 사랑해야 할 것 같다.

 

청도에는 국제, 화산, 천태라는 3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중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으로 주말에는 예약이 어렵지만, 주중에는 부킹이 어렵지 않아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평지형이고 레이아웃이 아기자기해 여성골퍼들에게 인기가 있는데, 실제로 골프장을 방문했을 때도 한국여성골퍼들이 많았다.

 

여행상품으로 많이 찾는 골프장인 화산, 천태는 청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데, 두 골프장 모두 한국골퍼들의 입맛에 맞는 클럽하우스 식단을 마련해 중국여행에서 오는 음식문제는 없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산동성 골프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골프장을 소개한다면 위해에 새로 생긴 호당가 골프장이다. 호수와 페어웨이가 잘 어울러진 평지형 코스로 장타와 기교골프의 재미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라운딩하는 날 중간 중간에 안개가 끼여 옆홀의 경관을 다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인상을 받은 골프장이다.

 

 

  

 

산동성 골프여행을 가시고자 하는 분에게는 중국식 해산물 요리를 권하고 싶다. 고급 중국음식에 가서 4명이 마음껏 주문해도 가격은 10만원 이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신선도와 맛이 한국의 중식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위해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뽑힐 정도로 깨끗이 정돈되어 있는데 특히 해변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깨끗한 바닷물에 라운딩에 지친 맨발을 담가보는 것도 좋다.

 

산동성 골프여행에서 만난 골프장들의 캐디들은 모두 서투나마 우리나라말로 코스안내와 남은 거리 등을 설명해줬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나이보다는 앳된 얼굴들을 하고, 성격들도 밝은 편이다.

 

동남아 골프장의 캐디와는 달리 얼굴이 우리네와 같아 막내 동생 같기도 하다. 추운날 라운딩할 때는 발가스레한 볼이 안쓰럽기도 하고, 드라이브샷이 좋을 때 외치는 피요량(중국어로 예쁘다는 말인데, 나이스샷의 대용어로 쓰임) 소리에는 한없는 정감도 간다.

kevinyhs@naver.com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