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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쓰촨성/주자이거우, 신선들이 노닐던 별천지

향기男 피스톨金 2007. 8. 29. 10:16

   쓰촨성/주자이거우, 신선들이 노닐던 별천지
 

광대한 국토를 보유한 나라답게 중국은 수많은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그들이 스스럼없이 자신들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외치는 것은 그만큼 자부심이 강하다는 반증이다.
 

대륙 어딘가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원석 같은 비경이 곳곳에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쓰촨성(四川省)의 주자이거우(九寨溝) 역시 30여 년 전 벌목공이 발견할 때까지는 찾아오는 이가 없는 미지의 땅이었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인 주자이거우 앞에는 '미려하다'와 유사한 뜻을 가진 온갖 형용사를 붙여도 부족하기만 하다. 인간의 미약한 능력으로는 도저히 창조해낼 수 없는 자연의 경이 앞에선 장탄식만이 흘러나올 뿐이다.

 

◆ 감탄하고 놀라고 넋을 잃다

청두(成都)는 후텁지근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주황(九黃)공항의 활주로에 발을 딛자 싸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공항의 고도가 해발 3천500m인 탓에 험준한 태산준령 위를 순항하던 항공기가 갑자기 착륙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서 주자이거우까지 가는 동안 곧게 뻗은 길은 거의 없었다. 멀미가 날 만큼 구불구불한 구곡양장의 좁은 차도가 계속됐다. 첩첩산중에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당나라 시대의 시인인 이백은 '촉(쓰촨)으로 가는 길은 하늘로 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토로했다.

 

중국에서 산이 으뜸인 곳이 장자제(張家界)라면, 주자이거우는 물이 가장 아름다운 경승지다. 주자이거우의 여기저기에 퍼져 있는 호수는 수면 위에 미경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은 물론 육안으로 밑바닥까지 볼 수 있다.

 

게다가 단순히 투명한 것이 아니라 영롱하고 푸른 색채를 띠고 있어서 더욱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수천 년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지역이기에 더욱 수려한 것인지도 모른다.

행정구역상 주자이거우는 장족(藏族)과 창족(羌族)의 자치주인 아바 주에 속해 있다. 그래서 관광객을 제외하면 한족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장족이다.

 


주자이거우에는 티베트와 닮은 장족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촌락이 여럿 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락의 입구에는 10m는 족히 넘을 듯한 형형색색의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 깃발은 장족의 상징으로 집집마다 내거는데, 불행한 일이 있을 때면 개수를 늘린다고 했다. 깃발에는 장족 문자로 된 불교 경전이 인쇄돼 있는데,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글을 한 번 읽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물과 나무, 하늘이 빚어내는 절경이 압권인 주자이거우에는 와이(Y) 자 형태의 길을 따라 호수가 배치돼 있다. 장족 사람들은 114개의 호수를 '바다(海)'라고 부르는데, 신선이 사용하던 거울이 깨져서 파편이 흩어진 흔적이라고 믿는다.

하루 만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무리고, 대개 차를 타고 다니면서 15곳 내외의 호수와 폭포를 구경하게 된다.

 

하나하나가 선경이고 저마다 다른 매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징하이(境海), 노랑부터 파랑까지 다채로운 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우화하이(五花海), 수면 아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는 우차이츠(五彩池)가 특히나 고혹적이었다.

 

관광객들은 주자이거우에서 물의 독특한 색깔에 감탄하고, 한없이 맑음에 놀라며, 고요함과 평화로움에 넋을 잃었다.

전주탄(珍珠灘) 폭포는 주자이거우 여행의 백미다. 바위를 따라 졸졸 흐르던 물이 갑자기 세차게 떨어지면서 진주 같이 작은 물방울을 무수히 쏟아냈다. 정적인 호수와 동적인 폭포는 대조를 이뤘다. 물이 낙하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쾌하고 시원했다.

 

◆ 푸른 호수를 품은 용

주자이거우만큼 물의 빛깔이 매혹적인 황룽(黃龍)은 산골짜기에 한 마리 용이 꿈틀대고 있는 듯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3천550m에 위치한 황룽쓰(黃龍寺)를 오가면서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공기가 희박해서 몸이 금세 피곤해지고 현기증이 일어나는 고산병 증세를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룽쓰까지 설치된 나무판자를 따라, 트레킹하는 기분으로 차근차근 발걸음을 뗐다. 수림이 울창하고 자그마한 야생화가 피어 있어서 지루할 새가 없었다. 숨이 차오른다거나 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을 때는 휴대용 산소통에 코와 입을 대고 산소를 들이마셨다.

 

과거 마오쩌둥은 대장정에서 황룽을 통해 간쑤성(甘肅省)으로 넘어갔다고 하는데, 실로 길고 지난한 여정일 듯싶었다.

봉우리에 눈이 녹지 않은 산을 배경으로 물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의 지형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땅이 울퉁불퉁하고 누르께했다.

성지순례라도 하듯 사람들은 줄지어 계단을 밟아 나갔다. 해탈의 경지에 이르려고 고행을 감내하는 수도자처럼, 극상의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일보를 내디뎠다.

 

과정이 고난하면 결과는 더욱 달콤한 법이다. 황룽쓰 뒤편의 우차이츠(五彩池)는 주자이거우에 있는 우차이츠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장대하고, 독특했다. 물빛이 수심과 시간에 따라 다섯 가지 이상으로 찬연하게 변한다는 것은 허언이 아니었다.

 

석회암이 만들어놓은 600여 개의 연못은 층을 지어 배열돼 있었고 물은 끊임없이 흘러갔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연못은 가까이서 보면 은은한 푸른빛이었으나, 멀찍이서는 진한 하늘색이었다. 신비롭고 영묘했다. 황룽이 선사하는 감동에 말문이 막혔다. 그저 눈앞에 놓인 진풍경을 멍하니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글ㆍ사진/박상현 기자(psh59@yna.co.kr), 협찬/모두투어(www.modetour.com)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끝) 연합르페르 | 기사입력 2007-08-22 10:31 | 최종수정 2007-08-22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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