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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밀림 가득 神話..600년 榮華 '꿈틀' .. '앙코르 유적'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7. 16:34

 

         밀림 가득 神話..600년 榮華 '꿈틀' ..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물마른 해자에 가로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널 일이 난감하다.

다리 너머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나?

눈으로 확인하게 될 그 무엇이 간직하고 있는 의미의 작은 부스러기라도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일까?

길이 1백m의 짧은 다리 앞.

생소하기만한 거대 신화와 상징체계의 무게가 발걸음을 주춤거리게 만든다.

양쪽 난간에 줄지어 있는 54개씩의 선신과 악신의 석상,그들이 줄다리기를 하듯 똑같이 움켜 잡고 있는 게 뱀(나가)의 몸뚱이란다.

게다가 부채살 처럼 활짝 펴 치켜들고 있는 9개의 머리는 독한 기운을 품고 있지 않은가.


익숙한 서구의 성서적 신화 속에 존재하는 뱀은 유혹자요,죄악을 비롯되게 한 아주 못된 것.때문에 그렇게 낯설게 보일수 밖에 없음이 당연하다.

뱀은 그러나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긍정적 의미의 상징물로 꼽힌다.

인도에서는 가장 강한 독을 지닌 코브라 조차 신성한 동물로 여기고,신화에 나오는 사왕(蛇王)은 부처님 다음 자리를 차지한다.

또 끊임없이 죽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영원한 에너지와 생명력을 함축한다는 것.

"힌두교의 창세신화인 유해교반(乳海攪拌·젖의 바다 휘젓기)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선신과 악신들이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장생의 영약 암리타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쳐 머리가 여럿 달린 뱀의 몸통을 잡고 1천년 동안 젖의 바다를 휘젓는다는 줄거리지요.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연결하는 무지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세코트래블의 가이드 조지형씨)

이제 한걸음을 내디뎠다.

무지개 너머 또다른 신화의 세계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빗장 하나를 풀은 셈이다.

다리 건너는 앙코르 톰으로 들어가는 남문.

9∼15세기,그러니까 한반도에서는 신라 하대에서 조선 초까지의 시기에 번성했던 앙코르 제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성곽의 한 출입문이다.

앙코르는 도시,톰은 크다는 의미.

즉 큰 도시 앙코르 톰은 참족을 몰아내고 앙코르제국 최번성기를 이끌었던 자야바르만 7세가 일군 것이다.

고려 무신정권기에 해당하는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초까지의 시기다.

폭 1백m의 해자와 높이 8m의 성벽으로 둘러쳐진 앙코르 톰은 한 면이 3km인 정사각형의 평면구조를 하고 있다.

앙코르 톰과 주변의 인구가 당시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 많은 1백만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성 내부는 그러나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목조건물은 없고 석조건물만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중앙의 바욘사원이다.

우주의 바다(해자)와 우주의 산맥(성곽)에 둘러싸인 우주의 중심(메루산)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힌두문화의 상징요소가 많지만 불교사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야바르만 7세가 불교도로는 처음으로 왕위에 올라 불교를 전파했고,사원 중앙부에서 부처상이 발견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사면상이 바로 관음보살이고자 했던 왕의 얼굴이라고 여기고 있다.

사원 참배길은 해를 맞는 동쪽 정문에서 왼쪽으로 돌아 나 있다.

벽에는 정교한 벽화가 새겨져 있다.

참족과의 전쟁을 위해 원정을 나서는 모습,여자가 원정을 떠나는 남편의 건강을 위해 자라를 주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투견과 투계를 즐기고,꼬치요리를 구워먹고,돼지를 통째로 삶고,빨래하고,술만들고,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 등 당시의 생활상도 엿볼수 있다.

천상의 요정 압사라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참배로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이 사원의 상징물인 4면상을 볼 수 있다.

특히 '크메르의 미소'로 꼽히는 사면상 앞은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어느 방향에 서 있어도 은근한 미소를 보내는 모습이 신비롭다.

바푸온과 왕궁터,피미야나카스와 코끼리테라스를 지나 승리의 문 밖의 타 케오를 지날 때 가이드가 낸 문제의 해답을 찾을수 있다.

사원 벽의 벽화는 미리 만들어 붙였는지,건물을 쌓는 동시에 새겼는지,다 완성된 다음 그렸는지 알아맞춰 보라는 것.

정답은 사원이 다 완성된 다음 그렸다는 것이다.

타 케오는 미완성의 피라미드형 사원으로 그 벽면에 단 한점의 벽화도 없다는 사실에서 이를 알 수 있다는 것.

이어 타프롬 사원으로 들어간다.

자야바르만7세가 모친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지은 불교사원이다.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열대무화과과의 스펑나무가 사원의 돌틈 사이로 그 거대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무 입장에서는 어떤 환경에서도 꺾이지 않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사원에게는 더할수 없는 재앙이다.

여느 사원과 달리 복원하지 않고 남겨두고 있다.

앙코르와트를 보고 발표한 글이 주목받아 앙코르유적을 발견한 사람으로 알려진 프랑스 박물학자 앙리 무어가 이 사원을 발견했을 당시 느꼈던 점을 함께 해보라는 뜻이라도 한다.

그리고 앙코르 와트.

앙코르유적 중 개별사원으로는 제일 규모가 큰 곳이다.

크메르 예술의 극치로 평가받고 있다.

12세기 초 수리야바르만2세가 30년에 걸쳐 지었다고 한다.

다른 사원과는 달리 입구가 서쪽을 향해 있어 왕의 사후 무덤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폭 2백m의 해자와 5.5km의 성벽으로 둘러쳐진 직사각형의 터 한가운데 사원이 자리해 있다.

사원은 전생,현생,내생을 의미하는 3층 구조.

꼭대기인 3층에 총 5개의 원뿔형 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중앙탑은 높이가 65m에 달한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회랑 벽면의 부조가 압권이다.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은 라마야나 이야기,힌두교를 대표하는 고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이야기,수리야바르만2세가 이끄는 군대의 행렬,천국과 지옥도,유해교반 등의 줄거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하나하나 표정과 동작이 다르다.

얼굴,몸통,옷 등 부위별 한사람이 맡아 완성했다고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경사 70도의 신의 계단을 올라야 3층.

수도승들의 경읽는 소리가 잔잔하다.

프놈 바켕에 버금가는 해넘이 포인트다.

앙코르 와트에서 북동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 있는 반테아이 스레이에도 들린다.

'여자의 성채'란 뜻의 아주 아담하고 예쁜 사원이다.

10세기 후반에 세워진 힌두사원인 이곳은 여느 사원과 달리 붉은 색 사암을 사용해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중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까지 한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몰래 뜯어가려고 했던 중앙사당 외벽의 테바다(여신)상도 유명하다.

시엠립=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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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반도 남서부에 위치해 있다.

태국,베트남,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국토면적은 남한의 1.8배,인구는 1천3백만명을 헤아린다.

95%가 크메르인이며 대부분 소승불교를 믿고 있다.

수도는 프놈펜이다.

전형적인 열대몬순 기후로 5~11월은 우기이며,11~4월이 건기.

연평균 기온은 섭씨 27도 정도이나 한 여름에는 40도를 오르내릴 때가 많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리엘.

미화 1달러당 4천리엘 안팎,1백리엘이 25원 정도다.

달러가 통용돼 구태여 리엘화로 환전할 필요는 없지만 잔돈을 좀 바꾸는 편이 낫다.

입국비자는 시엠립공항에서도 발급(20달러)받을 수 있다.

여권용 사진이 필요하다.

입국수속을 위해 대기하고 있을 때 제복을 입은 사람이 다가와 급행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앙코르유적을 보려면 입장권을 사야한다.

1일권 20달러,3일권 40달러,4~7일권 60달러다.

1일권 외에는 사진을 새겨넣는다.

매표소에서 즉석 디지털사진을 찍는다.

시엠립 시내에 시티 앙코르,소피텔 로열 앙코르 등의 호텔이 있다.

르 메르디앙 앙코르(서울사무소 02-794-4011)가 유적에서 제일 가까운 최신 특급호텔이다.

차로 5분이면 앙코르와트다.

한국에서 시엠립 직항편은 없다.

보통 태국 방콕이나 베트남 호치민을 경유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방콕까지 5시간30분,방콕이나 호치민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태국에서 육로로 넘어가는 길은 8~9시간이 걸릴 정도로 멀고 거칠다.

주로 배낭여행객이 이용한다.

가야여행사(02-536-4200)는 '앙코르와트,파타야 5일'여행을 안내한다.

르 메르디앙 앙코르에서 2박하며 앙코르 유적을 둘러보고 태국 해변휴양지인 파타야(1박)도 찾는다.

비자.공항세,입장료 등 포함,1인당 1백29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