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정의 세계 여행기,
세비야 야경에 흠뻑 취하다 | |||
나는 여행지의 야경에 대한 환상이 큰 편이다. 너무 화려해서 눈을 뗄 수 없는 뉴욕, 은은한 노란불빛이 아름답던 페루 쿠스코, 도나우 강과 어우러져 입을 다물 수 없던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도시의 밤은 낮보다 분명 아름다웠다. 이 가운데 내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야경은 스페인의 세비야다.
강행군에 체력이 바닥난데다 좋은 것만 계속 보다 보니 눈도 무감각해져가던 스페인 여행.
세비야에 도착한 그 날 숙소 예약조차 안 한 상태로 야간버스에서 내렸다. 등에 짊어진 배낭이 태산처럼 무거웠지만 겨우 몸을 추슬러 숙소를 구하기 위해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멋진 우연이 있을까. 카페드랄과 히랄다(Giralda)탑이 바로 그 곳에 있었다. 카페드랄과 히랄다탑은 새빨간 조명을 받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는 중이었다.
피곤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렸고 나는 카메라를 꺼내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 히랄다탑은 세비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르네상스 방식의 커다란 종이 탑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세비야의 전경은 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탑의 높이는 30층 빌딩 정도(76m). 탑 안 쪽에 계단은 없고 나선형 경사로가 있다. 야경에 취해 한달음에 탑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갔다. 다리가 후들거려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 됐다.
내친 김에 세비야 대성당까지 구경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고딕양식의 교회인 성당 중앙에는 콜럼버스의 묘가 있고 내부는 15세기의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와 갖가지 벽화로 가득하다.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종교가 없는 사람도 넋을 잃고 한참을 구경하게 만든다. 세비야 대성당은 지친 여행자들에겐 또다른 ‘축복’까지 내려주는 곳이다.
성당 주변엔 오렌지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잘 익은 오렌지들이 바닥에 마구 떨어져 있는데 눈치보지 않고 맘껏 먹을 수 있다. 달콤한 오렌지가 피곤함을 덜어주었음은 물론이다.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세비야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몹시 안타깝다. 작지만 볼거리, 즐길거리가 꽉 찬 세비야를 스페인 여행에서 꼭 빼먹지 말라고 감히 조언하고 싶다.
〈자유여행가 조은정〉 www.zonejung.com
뉴스메이커 2006-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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