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포 토 에세이

아팠던 기억은 지고 희망의 태양이 뜬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1. 12:31

 

   아팠던 기억은 지고 희망의 태양이 뜬다


“올 한 해 힘들고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내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다사다난했던 닭의 해 을유년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것은 2006년 개의 해 병술년을 희망차게 맞이하자는 소망으로 이어진다.
 
붉은 해야 삼천리 곳곳 어디에서든 뜨고 지지만, 특히 빼어난 비경을 찾는 것은 가는 해를 잘 마무리하고 오는 해를 희망차게 시작하고픈 인간의 본능과 닿아 있다.
 
한국비경촬영단(www.ephotoart.co.kr) 김종권 단장이 추천하는 해넘이·해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눈꽃과 함께 즐기는 덕유산의 해맞이

겨울 설산 풍경이 빼어난 덕유산의 해돋이는 아는 사람들은 꼭 찾는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덕유산 향적봉(1640m)은 산세가 험하지만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운행해 발길이 쉬워진 곳.

 

곤돌라의 종점인 설천봉(1520m)에서 20분 정도 발걸음을 옮기면 정상에 다다른다.

 

평소 오전 10시쯤 곤돌라가 운행하지만 새해 첫날 만큼은 해맞이 여행객을 위해 오전 6시쯤부터 운행한다. 전날 정상 인근까지 오른 뒤 향적봉 대피소 산장에서 비박해도 된다. 산장에서 정상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곤돌라 탑승장 (063)320-7381

 

 

서해의 해맞이 명소, 충남 왜목마을

 

독특한 지형조건으로 몇 안 되는 서해의 해맞이 명소인 왜목마을은 아늑하고 소박한 작은 포구. 충남 서천의 마량포, 전남 무안 도리포와 함께 해넘이와 해맞이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맞이를 즐기기엔 마을 뒤편의 석문산이 좋다. 바위와 바위 사이로 뜨는 해는 11월과 2월이 돼야 즐길 수 있지만, 새해 첫날 이곳을 찾는 이가 많은 것은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

 

안면도 황도 꽃지해수욕장도 그리 멀지 않으니 노소를 불문하고 가족이 함께 찾기에 부담이 없다 . 당진군 문화관광과 (041)350-3224, 3122

 

 

초록이 드리운 바다 위 목장, 도리포

 

겨울이면 멀리 함평 쪽에서 해가 뜨는 전남 무안 도리포는 반대편 칠산바다 쪽으로 해가 져 해넘이와 해맞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고려 말 도공들이 청자를 빚었던 곳이라 한다.

 

마늘과 파 밭이 펼쳐져 있어 눈 내린 뒤에는 대관령의 목장처럼 초록과 흰빛이 한데 어우러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인근에 톱머리해수욕장과 홀통해수욕장에 우거진 노송 산책로를 거닐며 한 해를 되돌아보기 좋다. 면 소재지에서 올라가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서해도 장관이다. 무안군 관광문화과 (061)450-5224

 

 

촛대바위로 떠오르는 추암해수욕장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해시 추암해수욕장은 해안절벽과 동굴, 칼바위와 촛대바위 등 크고 작은 바위가 장관을 이루는 곳. 이 중 촛대바위의 해맞이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바다에 꽂아놓은 듯 뾰족하게 솟은 촛대바위는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감탄했던 곳이라 한다. 촛대바위 해맞이는 바위 앞 작은 동산에 올라 내려다봐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바라보는 것이 그만이다. 인근에 무릉계곡과 두타산이 지척이고, 정선이나 태백으로 돌아오는 겨울 드라이브도 즐길 만하다. 동해시 관광개발과 (033)530-2473

 

 

한눈에 쏙 들어오는 태안반도 구례포

 

태안반도의 동북쪽에 위치한 구례포는 학암포해수욕장 바로 남쪽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반달 모양으로 길게 뻗은 약 1㎞의 해안은 한눈에 쏙 들어와 시원하다. 학암포에 비해 작고 한적하지만 물이 깨끗하다.

해안 북쪽으로 퇴적암으로 만들어진 거북바위가 있어 볼거리가 쏠쏠하다.

 

바다낚시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잦은 이곳은 드라마 ‘용의 눈물’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섬이 없어 아쉽지만 만리포와 안흥항, 몽산포와 안면도가 지척이라 해넘이 여행길로는 그만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 사무소 (041)672-9737

 

 

떠오르는 해와 몽돌, 여수 무슬목

 

여수 하면 향일암의 일출이나 돌산 갓김치를 떠올린다. 하지만 몽돌 해변이 감춰진 무슬목은 인내심 있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잦은 곳.

 

운이 좋으면 까만 몽돌을 감싸안는 안개와 멀리 쌍도 사이로 솟아오르는 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백사장이 드러난다.

 

여명이 터오는 바다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기다 차가운 공기가 영 부담스럽다면 차 안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수시 관광홍보과 (061)690-2036

 

 

물 위에 떠 있는 간월암과 간월도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충남 서산시 간월도는 해넘이 말고도 갯벌과 간월암이 유명한 곳이다. 섬 전체가 곧 절인 간월암은 간월도에서 50m쯤 떨어져 있지만 물이 빠져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간월암은 조선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운 무학대사가 수도해 득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간월도 역시 인근에 간월 부석 간척지구의 철새도래지, 안면도, 해미읍성이 지척이고 어리굴젓과 굴밥 등 별미가 많아 겨울 여행지로 그만이다.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2224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꽃지해수욕장

 

안면읍 소재지에서 서남쪽으로 4㎞쯤 떨어져 있는 꽃지해수욕장은 여름이면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

 

길이 3.2㎞, 폭 300m에 경사 또한 완만해 겨울 해변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놓인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해넘이 명소. 전쟁에 나선 지아비를 기다리던 아낙이 돌이 돼 할미바위가 됐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바로 옆에 방포항이 있어 해넘이를 지켜본 뒤 회를 즐기기에도 좋다. 태안군 문화관광과 (041)670-2544

 

 

강화도 해넘이의 백미, 장화리

 

강화도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바다 위에 떠 있는 고깃배가

 

눈에 들어온다. 마니산 서쪽 해안에 있는 화도면 장화리는 강화도 해넘이 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개펄로 유명한 강화도 장화리의 해넘이를 보러가다 시간이 남는다면 인근 전등사 등 강화도 지역을 먼저 둘러보는 게 좋다.

 

장화리 학생탐구수련관 앞에 있는 대섬으로 넘어가는 낙조가 장관이다. 장화리에서 동막리에 이르는 해안도로 역시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강화군 농수산과 (032)930-3077

 

 

한적한 순천만 와온마을의 해넘이

 

15만평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갈대밭이 있는 순천만의 동쪽 끄트머리에는 와온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드넓은 갯벌 위로 쏟아지는 붉은 햇살에 취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유명한 꼬막 생산지답게 꼬막 양식장 등이 한적함을 더하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인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 저어새 등 겨울 철새를 볼 수도 있다.

 

한 마리 용처럼 보이는 용산이란 이름의 야트막한 야산 정상에서 보는 해넘이가 장관이다. 순천시 문화관광과 (061)749-3328

 

 

사진작가들 즐겨 찾는 변산의 솔섬

 

변산반도의 해넘이 명소로 익히 알려진 채석강에 비해 솔섬은 사진작가들만의 숨겨진 장소였던 곳. 이후 전라북도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있는 솔섬은 변산반도에서도 알아주는 해넘이 명소가 됐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한적한 이곳은 섬과 소나무, 그리고 붉게 지는 해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빛이 흔한 낮엔 작고 볼품없는 솔섬이 노을에 휩싸이기 시작하면 모습이 달라진다.

 

물이 빠지면 솔섬까지 바닷길이 열리고, 자갈로 이뤄진 해변을 거닐며 변화하는 솔섬의 해넘이 풍경을 즐겨도 좋다. 부안군 문화관광과 (063)580-4449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사진: 한국비경촬영단 제공〉

 

 

[세계일보 2005-12-22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