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바다,봄날
새벽바다엔
따스한 바람이 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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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의 바다는
잔잔합니다.
그러나 그 바다가 깨어나면 파도, 바람, 갈매기와 바다새들도 함께 깨어납니다.
고요하던 바다, 잔잔하던
바다가 술렁거리며 일어날 때 하늘도 함께 일어나 그 모든 것들과 함께 축제를 벌입니다.
칼바람과 높은 파도가 몰아치던 날도 있지만
봄날의 바다, 여느 계절보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제 새벽바다에 서도 춥지 않은 계절, 온 몸이 상쾌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바람,
내 몸을 깨우기 좋은 바람이 부는 계절 봄날 새벽바다에서 바라본 풍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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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34분. 오메가의 일출을 본다는 것은 어쩌면 큰 행운이다. 평생 마음 속에 남을 오메가를
만난다는 것, 그것은 노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우연히 어느 날 갑자기 행운처럼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행운같이
다가오더라도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다른 이들의 행운으로 끝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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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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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36분. 여름철에는 하도 바닷가에서 해맞이를 하는 것이 제 격이었는데 겨울은 성산포가
좋았다. 어느새 겨울을 지나 봄날로 가는 요즘 성산일출봉을 지나 섭지코지쪽으로 해돋이가 볼만하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더니만 온 세상을 골고루
비치는 해도 움직인다. 그래서 온 세상 골고루 비치는 사랑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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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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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38분. 구름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고 중간 하늘 열려있고 또 무거운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삶이란 어쩌면 구름과 맑은 하늘과 또 구름 사이를 오가는 것과도 같은 것이리라. 바다, 쉴 곳이 없을 듯한 바다에도 갈매기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갯바위들이 뿌리를 드러냈다. 갈매기들을 위한 선문대할망의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바다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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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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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38분.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셔터를 누르고 방향을 바꾼 시간의 기록이 분 단위가
바뀌지 않았으니 몇 초의 간격이다. 같은 세상,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보일까? 아주 작은 빛의 변화가 다른 세상을 만들고,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세상 또 다른 풍광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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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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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41분. 구름 사이를 비집고 붉은 태양이 한번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싶어 혼신의 힘을 다해
본다. 그러나 구름은 그것을 허하지 않는다. 낮은 곳에 있는 구름이 높은 곳에 있는 해를 제어한다. 사람 사는 세상과 딴 판인 듯하여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자연이다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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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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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41분. 그러나 이내 붉은 빛으로 물들여가기보다는 얼른 구름 위로 솟구쳐 올라간 밤에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다들 잘들 자고 일어났는지 궁금한가보다. 해가 빠르게 구름을 헤치고 올라온다. 순식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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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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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41분. 셔터를 무척이나 자주 눌렀나보다. 41분이라는 시간 속에 초 단위는 기록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마다 머물지 않았다. 저들이 변해갈 때 나도 그 자리에서 함께 변했을 터인데 실감을 하지 못한다. 그것을
실감하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흐른 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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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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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47분. 이제 해는 중천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완연한 아침의 빛이다. 이제 바다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있다. 파도의 발걸음이 빨라지니 파도의 철썩거리는 소리, 모래사장에 들어왔다 다시 바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분주하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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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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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48분. 이제 모든 만물이 일어나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그 어딘가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웅장한 천지창조를 듣는 이가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눈으로 천지창조를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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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김민수 |
| 새벽바다에 서면 하루의 시작은 이렇게 맑고 깨끗한 것이구나, 어제와 똑같은 또 하루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제와 또 다른 하루요, 그것이 의미 있는 것은 맑고 깨끗하게 시작된 하루라는 것입니다. 어제의 그림자, 쓸쓸하거나 힘든 것이었다면
그냥 훌훌 털어버리고 오늘 시작된 싱싱한 하루를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성산포는 제주시
전역에서 성산방향의 표지판만 따라 찾아오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성산포에는 요즘 유채꽃이 노랗게
피었습니다.
기자소개 : 자연과 벗하여 살아가다 자연을 닮은 책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희망 우체통>, <달팽이걸음으로 제주를 보다>등의 책을 썼으며 작은 것,
못생긴 것, 느린 것, 단순한 것, 낮은 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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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06-02-11 15:07]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