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는 사계절이야기/그늘집 시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 - 도종환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18. 02:24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 -

               사랑하는사람이 미워지는 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도종환 낭송:큰별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 하리라 마음 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 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 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