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건 강 이야기

중년의 반란 노화기피증

향기男 피스톨金 2006. 4. 24. 21:33

 

        건강‘중년의 반란’ 노화기피증

 

사오정, 오륙도 등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적인 역할이 줄어드는 이른바 ‘노화기피증(Aging Phobia)’에 시달리는

40~50대 중년들이 많다.

 

노화기피증이란 ‘나이 들어보이는 것’과 ‘나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 얼굴,

 

몸매 등 외모관리에 치중하는 중년층의 현상을 지칭한다. 얼짱, 몸짱, 동안 신드롬 등

 

외모에 대한 공공의 관심이 집중된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중년층에서는 육체적인 기능 저하와 함께 일생 중 가장 책임과 권리가 많은 시기인 인생의 전성기에서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정신적 허탈감과 중압감, 현재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는 강박관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조기 퇴직과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하는 중년 남성이나, 남편의 무관심과 자녀 성장으로 가정 내에서 역할이 줄어들어 ‘빈둥지 증후군’을 앓는 중년 여성의 등장 역시 노화기피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모 관리는 연예인만 하나

 

다른 직업에 비해 외모가 중시되는 연예인이 자기 관리를 위해 피부 관리나 성형수술을 받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지난 연말 팝의 여왕이자 영원한 섹스심벌인 마돈나가 지난 연말에 발표한 앨범 표지에는 여전히 주름 하나 없이 아름다운 그녀의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보톡스를 맞았거나 성형을 했을 것이라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으나 실상은 컴퓨터 그래픽 툴을 이용해 수정된 것. 그 동안 꾸준한 운동으로 균형 잡힌 몸매를 과시해왔던 마돈나 역시 50대를 앞두고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덧붙여 최근 운동 외에도 성형수술의 도움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늘어나는 주름 때문에 성형 수술할 생각이 있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USA투데이는 쌍꺼풀 수술, 보톡스, 레이저 필링 등 자기 관리를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미국의 CEO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이 안검하수증 수술을 받은 이후 중년층의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이 보다 관대해졌다.

 

5월 총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인들의 외모 가꾸기도 만만치 않다. 젊어 보이도록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기본이며, 카리스마 있고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눈썹문신을 한다든가, 나이 들어 보이는 눈 밑 지방은 제거하고 처진 볼살을 올리는 등의 리프팅 시술은 올 초부터 소문 없이 피부, 성형외과에서 성행하고 있다.

 

#매력적인 중년은 얼굴에서 나이를 찾을 수 없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같은 공인뿐만 아니라 일반 중년층 또한 얼굴에서 본인의 나이가 드러나는 것은 오히려 자기 관리 부족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것은 매력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30대부터 꾸준히 피부관리를 하고 있는 40대 주부 이모씨는 한달 걸러 피부과를 찾고 있으며, 몸매 유지를 위해 주 3회 이상 1시간 이상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자신의 나이보다 5~6년은 젊어 보이지만 여전히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 “젊어 보인다”는 말이 가장 기쁘다며 쇼핑을 할 때도 중년 브랜드보다는 20대 영캐주얼 매장을 즐겨 찾는다.

 

실제로 고운세상 피부과(www.beautyforever.co.kr)에서 환자 연령대를 조사한 결과,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최근 3년간 40~50대 환자는 2.4배 증가했으며, 특히 주름 관련 치료 항목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0대 젊은 남녀의 피부과 내원 증가율인 1.7배 보다 높은 수치로, 중년층의 피부고민과 관심도가 최근 들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또 상담을 가장 많이 한 항목 또한 주름(22.1%)과 피부노화로 인한 검버섯, 기미 등 잡티(20.9%) 등 피부 노화와 관련된 항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줌마렐라, 노무족 등 그들만의 집단 형성

 

이와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듯 아저씨, 아줌마로 불리길 거부하는 중년층은 ‘노무족(No-more Uncle)’,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로 지칭되며 또 다른 그들만의 문화와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40대 모기업 부장은 “요즘처럼 무한경쟁시대에 업무능력도 중요하지만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는 단순히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라 이제는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자기 관리가 아니라 아예 피부관리와 패션 트렌드 쫓는 것을 스스로 즐기는 중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운세상 피부과 안티에이징 연구소 김조용 원장은 “최근 중년층의 외모 관리 신드롬과 함께 중년층의 피부 시술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과학 문명과 의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며 예전에 비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또 미용 시술의 발달로 흔적 없이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얼굴에 주름이 지고 기미가 생긴다고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 때문에 발생하는 자신감 위축은 성별이나 나이와 무관하다.

 

전문가들은 노화기피증이 중년층의 자신감 회복과 인생 2막의 자아발견를 위한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반면,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불안한 마음이 정신적 스트레스와 강박증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6-04-23 16:27]    

 

 

 

JennyFlute(젤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