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는 사계절이야기/주고받는 가을이야기

글,가을을 앓는 중

향기男 피스톨金 2006. 9. 3. 15:31

 

                가을을 앓는 중 입니다

      가을을 앓는 중 입니다/ 왕영분 가을을 앓는 중 입니다 세포 가지마다 숨죽이고 기다리는 당신이 있습니다 할 일 많은 허수아비의 팔놀림 훠어이 훠어이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결은 풋사과의 새콤함으로 침샘마다 가득 고여옵니다 열병으로 달아오른 얼굴 당신의 입김 닿는곳마다 갈색 노을의 사랑입니다. 말없이 돌아서 떠나가버린 앞서간 이의 뒷 모습만 바라보다 울어버리는 아픔입니다 동전크기만 하던 구멍이 팔월 한가위 둥근달만큼 커지는 지금은, 가을을 앓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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