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세 상 사람들

주검돼 돌아온 조국, 하늘도 울었다/고 윤장호하사/명복을 빕니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3. 2. 18:48

           주검돼 돌아온 조국, 하늘도 울었다

 

               고 윤장호 하사 유해 귀국 현장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권우성·이민정(kws21) 기자   

 

[2신 : 3월2일 오후 2시 45분]



민감한 질문 제지하는 군 관계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한 고 윤장호 하사와 현지에서 함께 복무한 조재식(27·민사장교) 대위와 유성관(22·통역병) 상병이 2일 오전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 윤장호 하사의 전사와 관련해서 현지의 위험성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군 관계자가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명복을 빌 따름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한 고 윤장호(27·다산부대) 하사와 현지에서 함께 복무한 조재식(27·민사장교) 대위는 동갑내기 전우의 죽음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윤 하사의 유해가 2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도착한 뒤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분향소가 마련된 가운데, 장례식장을 찾은 조 대위와 유성관(22·통역병) 상병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조 대위는 윤 하사에 대해 "성격이 비슷해서 가깝게 지냈다"며 "성격도 활발하고 모난 곳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사고 전날(2월 26일) 오후 현지에서 산 기념품을 택배로 보내기 위해서 차를 이용하겠다며 찾아왔었다"며 고인과의 마지막을 되짚었다. 윤 하사는 한국의 부모님께 현지에서 산 카펫 등을 보낼 예정이었다.

조 대위는 "한국으로 돌아오면 서울에서 만나 '술 한 잔 하자'고 약속했다, 현지에서는 이슬람 규범상 음주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윤 하사는 회사에 취직해서 다닐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엷은 미소는 사진속에서만... 고 윤장호 하사의 빈소가 2일 오전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아프간 근무 환경은 따로 취재하라"

자리를 함께 한 유 상병은 "최근 두 달 간 (윤 하사와) 같이 근무했는데, (윤 하사는)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내색 한 번 안 했다"고 말했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유 상병은 "선임병을 먼저 보내게 돼서 안타깝다, 조금만 더 있었어도 업무가 마무리되는 것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 상병은 "지휘통제실에서 상황 대기를 하고 통역병으로서 통역했다, 미군과 협조할 일이 많아 통역병이 항상 동행했다"고 고인과 자신의 근무 내용을 밝혔다.

한편 근무 현지의 안정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곁에 있던 군 관계자는 "조문 온 병사에게 물을 질문이 아니다"라며 "윤 하사의 생활과 관련된 질문만 해 달라"고 질문을 제지했다. 육군 관계자 역시 "육군 공보과를 통해 취재 요청을 하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다산부대 전역자가 자신의 파병 체험을 털어놓은 것에 대해 지난 1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근무했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파견자들을 대상으로 입단속에 나섰다.

다산부대를 전역한 강아무개씨는 지난 1일 <한겨레>에 보낸 기고문에서 "현지 근로자에게 진품 보석을 사 오라고 요구하는 통역을 한 적이 있다", "부대원들이 전장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1신 : 2일 오전 10시 46분]

"우린 무사히 도착했는데..." 삶과 죽음이 교차한 서울공항


우리는 무사히 돌아왔는데... 이라크 근무를 무사히 마친 자이툰 부대원들이 창밖으로 고인의 운구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눈물 흘리는 유가족들 고인의 운구행렬을 바라보던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병사들의 손에 들려 의장대 병사들이 고인의 관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슬픔과 환영이 교차 고인을 떠나 보낸 특전사 대원들이 무사히 귀환하는 자이툰 부대원들을 환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일 오전 7시 20분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전날 쿠웨이트 무바라크를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착륙했다.

특전사 장병 100여명과 취재기자 50여명이 숨죽이며 기다리기도 잠시, 비행기 동체 오른편의 저장고 문이 열리고 은색 냉동 컨테이너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에서 숨진 고 윤장호 하사(27·다산부대)의 유해가 담긴 컨테이너였다. 고 윤장호 병장은 사후 하사로 1계급 진급돼 전사 처리됐고, 인헌무공훈장이 추서됐다.

고 윤 하사가 내린 통로는 동체 반대편에서 승객의 하차를 기다리던 계단이 아니었다. 냉동고를 이동시키는 트레인을 통해 조국에 발을 디뎠다. 귀국은 예정보다 3개월 일렀지만, 아무도 그의 귀국을 웃는 얼굴로 반길 수 없었다.

고 윤 하사의 유해가 비행기에서 내려진 뒤 그의 부모 윤희철(65)씨와 이창희(59)씨가 반대편 승객 통로로 내렸다. 부친 윤씨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곁의 모친은 이틀간 이어진 긴 여행과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인지 유난히 하얀 얼굴이었다.

군악대의 조악이 조용히 울려 퍼지자, 눈물을 꾹 참고 있던 두 사람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윤 하사의 영정을 안은 다산부대 장병 두 명이 선두에 섰고, 윤 하사 나이 또래의 장병 10여명이 그 뒤에서 시신을 운구차량으로 옮겼다.

이날 유해 영접행사는 박흥렬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20여분 동안 열렸다. 조악이 끝난 뒤 엄숙한 정적을 깬 것은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 소리와 다급히 움직이는 취재기자들, 그리고 이들을 통제하는 군 관계자들이었다.

윤 하사의 시신은 유가족 7명과 유해인수단(단장 류홍규 합참 인사부장)이 전날 쿠웨이트 무바라크에서 미군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다. 윤 하사의 시신은 분당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며, 5일경 소속부대인 특전사부대장으로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유가족이 탄 비행기에는 6개월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자이툰 부대 교대병 300여명이 동행했다. 비록 파견된 곳은 달랐지만, 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 윤 하사를 비롯한 젊은이들의 생사가 엇갈린 셈이다.

윤 하사 유해 영접행사에 참석했던 특전사 장병들은 행사가 끝나자 곧바로 '모드를 전환'해 무사히 귀국한 동료들을 환영했다. 박수와 꽃다발 전달이 이어졌고 손바닥 크기 만한 태극기도 휘날렸지만, 환영행사는 채 5분도 되지 않아 끝났다.

무사히 귀환하는 병사들과 시신으로 돌아오는 병사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고 윤장호 하사의 시신과 이라크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이툰 부대원들을 함께 태운 비행기가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시신 내리는 장면을 지켜보는 자이툰 부대원들 화물칸에서 고 윤장호 하사의 관이 내려지는 가운데 비행기에 타고 있는 자이툰 부대원들이 창문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무사 귀환하는 자이툰 부대원들 고인의 운구행렬이 공항을 떠난 직후 비행기에서 자이툰 부대원들이 내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운구 준비 중 운구 준비를 위해 태극기로 덮인 고인의 관에서 비닐을 벗겨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동료들의 인사 특전사 동료들이 고인의 운구행렬을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열하는 가족들 고인의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가운데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모총장 앞을 지나는 영정 사진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왼쪽) 앞으로 고 윤장호 하사의 영정 사진이 지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영정사진 뒤따르는 인헌무공훈장 고인에게 추서된 인헌무공훈장을 든 병사가 영정사진을 뒤따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활주로 걸어가는 운구행렬 고인의 영정사진, 훈장, 관을 든 병사들이 활주로를 걸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시신으로 돌아온 젊은 병사 고인의 영정사진이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지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들의 시신과 함께 귀국하는 가족들 비행기에서 내린 고 윤장호 하사의 가족들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가족 위로하는 육군참모총장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이 고인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비 내리는 공항 고인의 운구행렬이 활주로를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공항 떠나는 운구행렬 특전사 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운구행렬이 공항을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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