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세 상 사람들

집도 차도 없지만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가수 김장훈

향기男 피스톨金 2007. 5. 3. 04:08

 

   집도 차도 없지만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기부금 얘기를 꺼내며 칭찬하는 바람에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쭉 해왔던 일인데, 뒤늦게 언론에 대서특필돼 쑥쓰럽기도 해요.
 
” 불우 이웃을 위해 9년간 30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진 가수 김장훈(40). 보증금 5000만원짜리 월세에 혼자 살면서 틈틈이 기부한 총액이 30억원에 달해 여간 돋보이는 사례가 아니다. 가슴 따뜻한 봉사를 펼치고 있는 김장훈에 대한 네티즌의 칭찬 글도 홍수를 이룬다.
 

“사실 어려서부터 실향민인 홀어머니 곁에서 강하게 자랐어요. 사내가 비겁하거나 특히 돈 때문에 쫀존해지면 안 된다고 어머니는 늘 가르쳤지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업 실패로 빨간 차압 딱지를 3번이나 목격한 김장훈. 아버지 없는 자식 소리 들을까봐 그랬는지, 가족교육은 엄격했다. 반발도 해 봤다.

 

그는 “힘들고 어려울 때 가출하기도 했고 고교 중퇴로 끝없는 방황과 탈선의 길을 걸어 봤다”면서 “그런 경험들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너무 뜻깊게 느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장훈은 불우 이웃 돕기 기부 외에도 굶는 아이들과 가출 청소년들에게 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출 청소년 잠자리 제공과 상담을 하는 ‘쉼터 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버스 이름은 ‘꾸미루미’. ‘꿈을 이루는 사람’이란 말을 줄인 ‘꿈이룸이’라는 뜻. 가출 청소년들이 길가다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버스 안에 간이침대, 상담 책상과 의자, 냉장고 등을 비치했고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창에 커튼을 달았다.

 

김장훈은 “어려서부터 웬만한 아픔을 다 경험해 봤기 때문에 가출 청소년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그들과의 상담도 그래서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 마포구 현석동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5000만원짜리 월세를 살고 있다. 혼자 사는 노총각의 취미 생활도 다양하다. 거실에 ‘화초 치료실’까지 둘 정도로 분재에 흠뻑 빠졌고 자기를 녹여서 남을 밝혀 주는 양초를 좋아하게 돼 수집광이 됐다.

 

“평소에 신용카드도 없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지갑과 돈을 모아둔 통장도 없이 살지만, 항상 잘 먹고 행복하게 지내요.”

 

그의 절약정신은 가요계에서도 유명하다. “삶의 행복은 사소한 곳에 있다”고 말하는 그는 다 닳은 구두 한 켤레와 헌 옷도 김장훈 패션이라고 우겨 입는 스타일이다. 쓰고 나면 없어지는 소모품에는 절대 돈을 들이지 않는 그는 이런 연유로 그 흔한 자동차도 없이 산다. 또 하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미리 쓰는 가계부다.

 

남들은 보통 가계부를 쓸 때 지출을 먼저하고 그 내용을 적는데, 김장훈은 거꾸로 가계부를 작성한다. 먼저 기부할 계획을 세운 뒤 가계부에 적고 거기에 맞춰 공연 스케줄을 잡는다. 그는 “지출 전에 가계부를 쓰게 되면 충동구매를 막고 꼭 필요한 데만 돈을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공연과 행사가 무척 많아요. 좀 무리가 있더라도 이때 많이 벌어야 수입이 적은 달에 대비하죠.”

 

김장훈은 “5월에는 대학축제에서 놀이공원의 각종 행사 출연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정이 꽉 차 있다”면서 “이를 소화하고 나면 기부금을 많이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 ‘새 소망의 집’, 서울 강서구 ‘효주 아네스의 집’, 서울 은평구 ‘데레사의 집’ 등 보육원 3곳에 10년째 매월 1500만원을 기부하고 있는 김장훈.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하루에 50만원씩 돈을 쓰고 있다.

 

어머니 김성애씨가 경기 일산에 세운 ‘청소년을 위한 교회’에도 평소 모은 돈 3억원에 음반 계약금 등을 더해 12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그는 “세상이 알아주는 연예인이라면 당연히 번 돈을 나눠줘야 한다는 말을 목회 생활을 하는 어머니에게서 자주 듣는다”면서 “이런 제가 어떻게 돈을 모을 수 있느냐. 우리 가훈은 ‘십일조’가 아니라 십에 아홉을 바치는 ‘십구조’다”는 등의 우스갯소리도 전했다.

 

“기부는 제가 한 것이 아니고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저를 통해 한 셈입니다. 저는 그냥 중간에서 전달하는 ‘휴먼뱅킹’에 불과합니다.”

 

키 185㎝의 훤칠한 외모에 무대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샤우트 창법의 로커로 유명한 김장훈.

지금은 무대연출가로도 명성이 높은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할 말을 하는 당찬 성격의 소유자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봉사정신도 타고나는 것”이라는 김장훈은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 궁극적으로는 자기가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흡사 고승처럼 말했다.

추영준 기자 [세계일보 2007-05-02 08:45]    

yjchoo@segye.com


 

             
                  THE SOUND OF ANGELS Ⅱ / Hideo Utsugi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