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난성 장가계 | ||||
‘사람이 태어나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장가계(張家界)의 절경을 비유한 중국인의 노랫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중국 후난성 서북부에 위치한 장가계의 공식명칭은 ‘무릉원’.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무릉도원에서 따왔다. 수려한 산세와 계곡, 기암괴석과 동굴이 빚어낸 원시자연이 영락없이 무릉도원을 닮았기 때문이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비경은 보는 이의 넋을 빼놓을 정도. 꿈 속 세상이 아닌 현세의 무릉도원이다.
장가계는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 BC200년께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 채고 도망쳐 정착한 곳이 바로 토가족이 살던 장가계다.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한다.
‘대용’이라고도 불리는 장가계가 세상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로부터 2200년이 지난 1980년대부터다. 이 지역 출신 화가가 장가계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중국 정부에 의해 관광지로 개발됐다.
1982년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장가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록됐다. 무릉원은 장가계 국가삼림공원과 천자산자연보호구, 삭계욕자연보호구 등 3개 지역을 아우른다.
이중 풍광이 아름답기로는 장가계가 으뜸. 송곳 같은 석봉이 병풍처럼 늘어선 협곡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여기서 수직으로 치솟은 326m 높이의 백룡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면 산 정상. 중심풍경구인 원가계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협곡에서 솟아오른 바위봉우리가 사람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에서 내려다본 원가계의 절경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한 폭의 산수화다. 400~500m 높이의 뾰족바위 수백 개가 버티고 있는 형상은 보는 순간 숨이 멎을 정도다.
절벽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아슬아슬하다. 봉우리 아래 협곡은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천하제일교도 감동 그 자체다. 300m 높이의 바위 두 개가 서로 몸을 맞댄 다리에 오르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황홀하다.
무릉원의 백미는 해발 2084m의 천자산(天子山). 2㎞에 걸친 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전까지 발품을 팔아 3500개의 계단을 올라야 비경을 담아 올 수 있었던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있노라면 협곡과 원시림, 수천 개의 석봉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천대서해’는 황제를 호위하는 천군마마의 기세에 의해 솟았다는 봉우리가 운무에 휩싸이면 바위 숲이 바다를 이룬다고 해서 얻은 이름. 맞은 편 계곡, 선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세상에 꽃을 뿌리는 형상의 ‘선녀헌화’도 눈길을 줄만하다.
길 양쪽으로 10리에 걸쳐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지는 ‘십리화랑’은 수석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집게손가락 형상의 식지봉을 비롯해 삼자매바위, 약초 캐는 노인바위 등이 줄줄이 들어섰다.
한 번 걸으면 10년은 젊어진다고 해서 ‘신선계곡’이라 불리는 금편계곡은 깎아지른 바위가 병풍처럼 이어진 협곡이다. 300m 높이의 황금빛 금편암 등 기암괴석과 고목, 옥빛 물이 빚어내는 풍광은 선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장가계 국가삼림공원은 200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공원이다. 그만큼 동물자원도 풍부하다. 1급 보호동물인 화남호랑이와 표범 등 5종을 비롯해 2급 보호동물 21종, 어류 82종, 파충류 40여종 등이 공생한다.
3억8000만년 전 해저가 융기하면서 생겨난 장가계는 사암의 평평한 땅이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쳐 규암으로 굳어져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것. 두 명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기에 적당할 정도의 ‘평지’를 머리에 얹은 봉우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1㎞에 걸친 황룡동굴과 보봉호수도 필수 코스. 보트를 타야만 동굴 내부를 둘러볼 정도로 웅장한 황룡동굴은 각양각색의 석순이 장관이다. 산정호수인 보봉호는 기이한 모양의 봉우리에 둘러싸인 모습이 꼭 ‘천연요새’ 같다.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지르면 토가족 소녀가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줘 한결 운치가 있다.
4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장가계는 고산분지 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12.8도. 겨울 혹한과 여름 무더위가 없어 4계절 내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즈음 찾으면 신록으로 뒤덮인 원시림의 장관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장가계(중국) 글·사진 심인석기자 @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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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으시는 좋은 나날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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