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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계절의 빛 / 진달래/ 영취산 진달래밭, 주홍색 ‘빛의 바다’로 떠오르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6. 3. 23:08

 

      계절의 빛 / 진달래/ 영취산 진달래밭,

 

         주홍색 ‘빛의 바다’로 떠오르다


일단 오르니, 그 찬란한 화원을 벗어날 수가 없네3월30일의 영취산 진달래밭, 주홍색 ‘빛의 바다’로 떠오르다
 

진달래는 역설의 꽃이다. 꽃밭은커녕 단 한 송이의 꽃이라도 제대로 피울 수 없을 것 같은 지독한 공해의 공단지대에서, 혹은 맹렬한 화마가 훑고 간 황량한 산록에서 진달래는 유독 널따란 화원을 이루곤 한다. 창녕 화왕산, 마산 무학산, 창원 천주산, 강화 고려산 등 유달리 넓은 진달래밭은 대개 마찬가지의 내력을 가졌다. 이러한 역설의 절정을 보이는 자리가 여수국가산업단지이며, 영취산이다.

 

심하게 말하면 여수공단 일대는 ‘죽음의 땅’이다. 하늘, 바다 할 것 없이 납,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클로로포름 같은 마취성 공해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고 한다. 이런 땅에 사람이 산다는 것도, 꽃만 보자면 여리디여린 진달래가 광대한 군락을 이루었다는 것도 경이롭다.

 

여수공단의 수많은 공장 굴뚝들에서는 쉴새없이 희뿌연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흐린 하늘을 배경 삼고서도 그 수증기는 눈이 부실만큼 강렬한 흰  이었다. 굴뚝서는 간혹 벌건 불꽃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손가락만한 폭으로 열린 차창 틈을 타고 역한 냄새가 들어왔다. 그 차창 밖 저 멀리 영취산릉은 흡사 거대한 불가사리의 팔을 연상시키는 붉은 진달래밭으로 뒤덮여 있었다. 

 

여수 토박이 최길전씨(68)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성했던 어린 시절의 영취산을 회상한다. 그 소나무들이 공해로 한 그루 두 그루 말라죽어갈 때 여수 사람들의 가슴은 어땠을까. 그러나 영취산은 ‘한국 최대의 진달래 군락’이라는 역설로 살아나 여수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었다. 3월30일. 진달래 축제가 한창이었다. 농악 소리가 들리는 한편 지방 가수의 열창이 오전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공해로 큰키나무들 거의가 죽어버린 자리에 진달래는 억새와 더불어 억척같은 생명력으로, 이제는 진달래 축제를 열 정도까지 넓게 번식했다. 여수 사람들은 한국 최대의 진달래군락이라 자랑하는데, 실제로 면적을 재보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싶을 만큼 영취산 진달래 군락은 넓다.

 

공해가 빚어낸 역설의 화원

 

영취산 진달래밭은 정상인 510m봉을 중심으로 불가사리처럼 뻗어 있다. 여수사람들은 정상 서릉에 형성된 군락을 정상군락지, 정상 동릉 상의 길쭉한 암괴인 개구리바위 북사면 일대를 개구리바위 군락지, 그 동쪽 골망재 근처 능선 북사면은 골망재군락지, 돌고개 근처는 돌고개 군락지, 그리고 정상 남쪽 봉우재에서부터 시작되어 시루봉 정상까지 펼쳐진 진달래밭을 봉우재 군락지라 이름붙이고 곳곳에 안내판도 세워두었다. 능선에 평평하게 군락을 이루거나 아니면 여천공단 시설들이 밀집한 북사면쪽으로 큰 군락들을 이루었다.

 

엊그제 영취산진달래보존회 관계자는 “올해는 진달래 축제기간과 개화 절정기를 기막히게 맞추었다”며 좋아했지만, 산제가 열리는 날인 3월30일 오전까지도 하늘은 잿빛이었고 간혹 빗방울마저 떨구었다. “그래도 일기가 어제보다는 낫다”며, “안개 속에 몽롱한 진달래 풍치가 오히려 맑은 날보다 더 낫다는 사람도 있다”면서 영취산우회원들은 산행길에 나선다.

 

영취산의 명물인 진달래와 흥국사를 모두 볼 수 있게끔 축제 행사장~개구리바위~정상~봉우재~시루봉~봉우재~흥국사의 순서로 여정을 짜고 축제장을 떠났다. 말 한 마디 제대로 나누기 어려울만큼 요란했던 농악소리, 노랫소리가 오래지 않아 자그마하게 잦아들었지만, 지릿하고 메스꺼운 냄새는 실바람에 밀려 여전한 농도로 따라붙는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100여m 위의 산제 장소에서 끝난다. 마침 산제를 마친 한복차림의 영취산우회 사람들이 취재팀에게 막걸리 한 잔씩을 건넨다. 한 잔 얼큰히 취해 바라보는 진달래빛은 얼마나 더 붉고 농염할 것인가.

 

통나무로 단을 지어둔 가파른 비탈길에는 드문드문 큼직한 바윗덩이들이 엎드려 시원스런 조망처가 되고 있다. 다만 시야에 가득 드는 것은 둥근 정유시설이거나 거대한 굴뚝, 미로처럼 복잡해뵈는 공장시설들뿐. 맞은편 산릉의 붉은 진달래밭으로 눈길을 주어도 눈가의 어느 구석엔가는 회색 공장시설들이 걸려든다.

 

가파른 길이 끝나고 평탄한 능선 위에 다다랐다. 곧 진달래꽃밭 가운데로 들어섰다. 갑자기 산릉을 휘덮는 안개-. 뿌연 안개 속에서 물 묻은 나목 줄기는 검은 균열 같은 무늬로 드러나고, 거기에 대비된 진달래빛은 선정적일만큼 붉다.

 

억새밭이나 바윗덩이들 위 여기저기에 등산객들이 편히 앉아 쉬고 있다. 바람이 불며 순식간에 안개가 걷히고, 진달래밭이 저 끝까지 남김없이 드러난다. 여린 연분홍색이거나 농염한 여인네 입술처럼 붉디붉은 진달래꽃들이 어지러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어제 비로 색이 좀 바랬다지만 봄햇살을 받은 진달래밭은 화사하기만 하다.

 


취하고도 남을 선정적 색조

오르다가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사람 말소리를 따라 나서보면 조망 좋은 바위 위 쉼터이거나 가슴마저도 벌겋게 물들일 것같은 진달래밭 조망처다.

 

“밥 묵을 데도 천지고, 경치 좋은 데도 천지고-. 참말로 좋은 산이여잉! 하늘이 내린 산이라.”

영취산우회 김정애 부회장은 줄을 잇는 등산객들과 그들의 감탄사에 한껏 고무되어 그렇게 외친다. 커다란 함을 진 봇짐장수 차림의 ‘아이스케키’ 장수가 때를 놓치지 않고 한 개씩 사주기를 간청한다.

 

개구리바위 혹은 코끼리바위, 기차바위라고도 부르는 커다란 암괴 직전에서 우측으로 우회로가 나 있다. 절정의 개화기에 날씨만 좋으면 전국에서 수백 대 관광버스가 몰려오고, 그 때면 이곳 개구리바위에서의 정체가 특히 심하여 우회로를 낸 것이라 한다. 개구리바위 끄트머리에는 교행도 가능한 든든한 쇠사다리가 놓였다.

 

과거 기우제를 지내는 신령스런 자리였던 옛 진례산 정상부는 오랜 군막사, 벙커시설, 무엇보다 산불감시 CCTV가 설치된 철탑이 서서 하늘선을 어지럽히고 있다. 사람들 모습은 드물지만, 영취산 정상에서 서쪽 373m봉~360m봉으로 이어진 능선 위도 진달래빛으로 불그스레하다.

 

최길전씨는 “영취산에서 진달래밭으로만 가장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능선”이라고 설명한다. 중흥동 한전사택 앞 도로변으로 이어진 이 길은 여수의 등산꾼들이 주로 애용할 뿐, 대부분의 외지인들은 봉우재로 하여 흥국사 방면 하산길을 택한다.

 

정상 바로 아래의 도솔암쪽 갈림길목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간이음식점이 있다. 한때 산내 암자가 20개가 넘었다지만 지금은 도솔암 이외엔 없다. 구름이 가리며 거무죽죽한 보랏빛으로 가라앉았던 진달래꽃밭이 다시 해가 들자 일제히 광채 찬란한 주홍 주단으로 살아난다.

 

봉우재에도 간이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커다란 물통에 수도꼭지를 매단 음료수대, 화장실도 있고, 임도를 따라 차량도 몇 대 올라와 있다. 진달래철이면 이곳 봉우재가 가장 붐빈다. 진달래밭까지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봉우재에서부터 곧바로 시루봉 진달래 군락지가 시작된다.

 

곧게 시루봉 정상을 향해 난 탐승로는 급경사이면서 여기저기 바윗덩이들이 진달래밭 조망대로 서 있다. 시루봉 정상으로 진달래꽃과 몸 비비며 오르다 수십 명이 앉아도 괜찮을 것 같아 뵈는 널찍한 암반 위로 나서니 영취산 동릉 풍광이 멋지다. 개구리바위는 개구리가 아니라 전설속의 거대 동물 형상으로 섰고 그 옆으로 편안한 굴곡의 능선이 뻗었다.

 

산의 형세도 명산의 품격 갖춰

‘영취산 시루봉(418.7m)’이란 팻말이 선 정상부도 여기저기 사람들이 앉아 점심 도시락을 펼쳐놓고 있다. 여기서 보는 시루봉 서릉의 진달래꽃밭은 마침 오후의 역광으로 눈부신 분홍빛 바다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바위 위에서, 혹은 억새밭 사이에 앉아 진달래 풍치를 완상하고 있다. 이 영취산에서 누가 산의 크기와 걷는 속도를 논할 것인가. 봄 햇살에 온몸이 무르녹는 것 같고, 광채 찬란한 진달래빛으로 사뭇 실낱처럼 눈이 감긴다.

 

멀리 울산에서 왔다는 한 무리 등산꾼들은 사근치 넘어 호랑산까지 가기로 했다면서 걸음을 서둔다. 우리는 봉우재로 다시 내려섰다가 흥국사계곡으로 접어들었다. 진달래꽃은 일부러 솎아내기라도 한 듯 사라지고, 대신 신록의 새순들이 온 계곡을 채웠다. 물방울이 영롱히 맺히듯 맺힌 연록색 새순들 아래로 험한 돌길인데도 아이들이 요란스레 떠들며 뛰어 내려간다.

 

옆의 바위틈새를 흐르는 계류는 아이들 웃음소리처럼 맑다. 아직은 나목인 흥국사 옆 계곡의 수림 아래를 꽉 채운 댓닢의 사철 푸르름도 신록의 찬란함을 대한 듯 환희롭다.

 

계류를 두어 번 건너며, 제법 길게 걸었다 싶을 무렵 흥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이끼 낀 계류 암반은 많지는 않아도 물줄기가 늘 끊이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계류 건너자마자 왼쪽에 용왕각이란 전각이 서 있다. 물맛이 그렇듯 뛰어나게 좋은가. 이렇게 크게 전각을 씌워 보호하고 있는 샘물은 처음이다.

 

늦은 햇살을 받은 원통전의 빛바랜 기둥과 툇마루에는 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여울물 고여 맴돌듯 맴돌고 있다. 대웅전 옆엔 주먹만큼 큼직하여 외려 소박한 목련이 흐드러졌다. 그뿐, 흥국사의 오랜 당우들은 진달래의 농염함을 단 한 점도 뵈지 않게 가리고 섰다. 그 길고 넓던 진달래능선은 어디로 숨어버린 것인가.

 

3월 말의 영취산엔 진달래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록도, 오랜 옛절의 푸근함도 있거니와 벚꽃의 화사함도 만만찮다. 사천왕문, 멋지게 휜 장송이 옹위하고 있는 부도군 지나 일주문에 이르기까지 줄을 이은 벚나무 고목들에서 벚꽃들이 난분분 난분분 흩날리고 있다.

 


산행 길잡이

축제행사장~개구리바위~정상~봉우재~흥국사가 가장 권할만한 코스

 

영취산엔 능선, 계곡 곳곳으로 많은 갈래길이 나 있지만, 널찍한 주등산로는 크게 보아 정상~봉우재~흥국사, 정상~축제 행사장, 정상~봉우재~상암동, 정상~봉우재~시루봉~사근치의 네 가닥이다. 진달래꽃밭 구경이 주목적인 나들이객들은 주로 흥국사나 상암동쪽에서 가벼운 차림으로 봉우재로 올라 봉우재 군락지만 보고 발길을 되돌린다. 상암동 길은 문화재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단체 안내산행객들이 특히 많이 애용한다.

 

상암동 방면에서의 기점은 두 군데 원상암 마을과 상암초교가 있는 ?마을이다(개념도). 이중 원상암 마을에서 올라가면 행사장~봉우재 간 임도를 만나며, 개구리바위쪽의 능선으로 올라붙을 수도 있다.

 

진달래도 보고 산행도 좀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은 축제 행사장~정상~봉우재~시루봉~사근치에 이어 멀리 호랑산까지도 간다. 그러나 이렇게 가면 흥국사를 볼 수 없다. 영취산 초행자라면 시루봉 서릉의, 역광을 받은 진달래밭까지 보고서 다시 봉우재로 내려와 흥국사로 이어가는 여정이 가장 권할 만하다(흥국사쪽으로 들어가려면 문화재관람료 2,000원을 내야 한다).

 

영취산은 똑 떼어낸 듯, 도로로 빙 둘러싸여 있다. 넓은 대로인 17번 국도, 77번 국도, 그리고 여천선 철로를 따라 나란히 낸 공단도로가 그것으로, 이들 도로변 여러 곳에 영취산 등산로 입구임을 알려주는 팻말이 서 있다. 날씨만 맑다면 이중 어느 지점을 잡아 올라도 길 잃을 염려가 없다. 다만 사근치쪽은 주로 하산지점으로 애용된다.

 

진달래 축제기간 중의 주말엔 날씨가 맑아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흥국사와 축제 행사장 일대는 주차가 좀 어렵다. 상암동 방면은 상암초교를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어 주차장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상암초교에 주차 후 300m쯤 여수시내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면 등산로 입구 팻말이 나온다. 이 팻말이 선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진달래철에는 ?마을에서 천막 치고 운영하는 간이음식점이 서 있다. 그 앞을 지나 전신주만 따라 주욱 올라가면 봉우재에 다다른다.

 

어디서 오르든 정상까지 거리는 3.5~4km이며, 천천히 진달래 구경하면서 오른다고 해도 3시간이면 충분하며, 산중에서 점심 먹고 하산까지 감안해도 총 산행 시간은 5시간 정도다.

 

하산 후 차를 둔 곳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여천콜 061-682-0066, 685-7877. 061-681-4545번은 통화 연결이 빨리 되는 대신 콜비 1,000원을 더 받는다. 흥국사~축제 행사장 4,000원. 관광객들이 주로 단체 버스로 오기에 진달래 축제 때도 대개 택시에 여유가 있다고 한다.

 

영취산 진달래가 만발할 무렵이면 흥국사 벚꽃도 만개한다. 흥국사 드는 입구인 중흥동 마을의 중흥초교 담장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 고목들의 벚꽃 풍치도 괜찮다. 흥국사 매표소 바깥의 도로변과 저수지 가에는 산장이라 이름한 음식점과 민박집들이 즐비하다.

 

축제 행사장에서 봉우재 지나 상암동까지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가 나 있다. 다만 진달래축제 기간 중 일반차량 통행은 금지된다.

영취산진달래축제위원회 전화 061-691-3104 www.jindalrae.or.kr

 

교통

서울 용산역 발 여수역 행 전라선 무궁화호·새마을호 열차 약 1시간 간격(06:50~22:50)으로 하루 14회 운행. 주말 운임 새마을호 38,800원, 무궁화호 26,400원. 여수역 발 용산 행 막차 22:20.

서울~여수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40분~1시간 간격 운행(06:00~23:20).  5시간20분 소요. 요금 20,600원, 우등 30,600원. 거의가 우등고속임. 여수터미널에서 출발한 고속버스는 여천 시외버스터미널을 경유해 서울로 감. 여수 시외버스터미널 061-623-1877ㆍ여천 시외버스터미널 061-682-4666.

 

드라이브 코스 서울 서부권에서는 경부고속국도나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호남고속국도→순천 나들목→여수행 17번 국도의 순서로 찾아간다. 서울 동부권은 중부고속국도→대진고속국도(대전-통영간)→진주 분기점→남해고속국도→순천 나들목의 순서로 찾아가면 빠르다.

서울~여수(항공)=매일 9회 운항. 여수공항 061-683-7997.

 

숙박

구 여천시가지 가운데 자리한 여수시 제1청사 주변에 깨끗한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3월29일~4월1일의 진달래 축제기간 중에도 1박에 30,000원으로 깨끗한 방을 잡을 수 있었다.

 

맛집

여수의 하고많은 음식점 중 그래도 외지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한 곳으로 여수 토박이들이 소개하는 곳으로는 람바다횟집(061-686-2401), 칠공주장어탕집(663-1500), 구백식당(662-0900), 갯마을장어집(643-2477), 한정식집 한일식당(654-0091), 서대회 무침 전문 삼학집(662-0261), 새조개 샤브샤브로 이름난 광장실내마차식당(652-1201) 등이다. 여수의 명물인 돌산갓김치의 모든 것을 보려면 돌산갓 영농체험장(061-644-0636)을 찾는다. 여수시청 관광문화과 마케팅계 061-690-2224.

 

사찰

흥국사

때가 봄이라면 문화재 관람료가 아깝지 않다

흥국사는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 ‘전형적인 비보사찰로서 호국 사상이 창사의 사상적 배경’이라고들 말하지만, 흥국사가 발행한 서적 <호국의 성지 흥국사>에서는 ‘흥국의 국(國), 곧 나라는 국가라기보다는 불국토’라 설명한다. 그러나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군 가운데 의승수군(義僧水軍)의 본부로서 호국의 역할에도 충실했음을 또한 이 책자는 전하고 있다.

 

천년고찰인 만큼 흥국사는 산에 비해 절의 규모가 큰 편이며, 오랜 유물과 어울린 주변 수림이 볼만하다. 영산회상도(보물 제578호)를 가진 대웅전(보물 제396호)을 중심으로 응진전, 나한전, 원통전 등의 오랜 당우들이 배치돼 있으며, 당우들마다 안에 또한 귀중한 문화재들을 품어 안고 있다.

 

일주문 바깥의 계곡엔 순천 선암사의 승선교와 견주어지는 빼어난 작품성을 지닌 홍교(보물 제563호)가 걸쳐져 있는 등, 진달래와 벚꽃 풍치마저 곁들일 수 있는 봄의 흥국사만큼은 문화재 관람료 2,000원이 그리 아깝지 않은 절이다.

 

명소

오동도·진남관·향일암

세 명소 경유하는 시티투어버스 연중 운행


여수의 대표적 명소는 오동도, 진남관, 향일암 등으로, 이들 명소를 두루 꿰는 시티투어버스가 올 3월28일부터 운행하고 있다(오동관광 전화 061-666-1201-3). 아침 10시에 여수역을 떠나 여러 명소를 돈 뒤 여수수산시장까지 들른 다음 오후 5시 여수역으로 돌아온다(요금 3,000원).

 

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 풍경이 가장 뛰어나다는 해안 절벽 위의 사찰이다. 이름의 의미 자체가 해를 향해 있다는 향일암(向日庵)이다.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 보문사와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끝까지 달려 내려가면 향일암이 있는 임포 마을에 이른다. 포구 끝까지 들어가서 사설 주차장에 주차한 뒤 가파른 둔덕길로 오르노라면 처가집모텔·식당 맞은편으로 향일암으로 이어지는 긴 돌계단길이 있다.

 

향일암 대웅전 앞 난간에 서면 절로 탄성이 튀어나온다. 발 아래로 높이 150m의 급경사 절벽을 이루어 흡사 바다 위에 떠올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쾌감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엄습해오기 때문이다. 향일암 뒤쪽의 바위 절벽 사이에 암자가 두 동 더 있다. 그 중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관음전 앞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 향일암에서도 으뜸이다.

 

768m의 긴 콘크리트 방파제로 이어진 오동도는 먼 데서 보는 인상과 달리 한 바퀴 돌아볼 만한 운치가 있다. 특히 이국적 분위기의 울창한 숲지대가 압권이다. 총연장이 1,720m 되는, 오로지 숲속으로만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르노라면 동백, 후박, 신이대 등 400여 종의 식물들이 풍성히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간의 샛길을 따르면 용굴, 코끼리바위 등 해안가 갯바위 지대로 내려가 볼 수도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대형 모형이 전시된 광장 옆 바닷가엔 횟집거리가 조성돼 있다.

 

진남관은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곳(국보 제304호)으로, 그 웅대하고도 시원스런 분위기는 다른 고건축물에서는 쉽사리 느끼기 어려운, 75칸의 거대한 객사다.

 

지명

'흥국사 뒤 439m 봉이 영취산'

고문헌 기록을 빌면 진례산이 맞지만…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 상에는 510m봉을 영취산이라 표기해두고 있다. 그러나 1989년 흥국사가 발행한 안내책자는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문헌비고 등 여러 고문헌에서의 언급으로 보아 현재 도솔암이 자리하고 있는 510m봉은 진례산(進禮山)이며, 영취산은 흥국사 대웅전 뒤의 439m봉을 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61년 간행된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흥국사 북쪽의 산봉에 進?山(진례산ㆍ?는 禮 자의 古字), 남동쪽 산봉에 ?鷲山(영취산ㆍ? 자는 靈자의 俗字)이라 표기해두었다. 이러한 여러 기록을 그대로 따르면 현재 영취산 표기가 돼 있는 산역의 최고봉인 510m봉은 진례산으로 이름이 바뀌어야겠지만, 그러나 이제 와서 진례산 진달래축제라 하면 알아들을 이 없으니 여수 사람들은 고민일 것이다.

 

영취산이란 지명은 불교에서 온 것으로서 국내에 여러 영취산이 있는데, 가장 유명했던 영취산인 경남 양산의 영취산은 통도사 스님들이 잘못 읽은 것이라며 얼마 전 영축산으로 발음을 바꾸었다. 아무튼 이제는 여수 영취산의 명성이 양산 영취산을 앞설 정도가 되지 않았나 싶다.

/ 글 안중국 차장 tksdkr@chosun.com

/ 사진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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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