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크루즈 여행…꿈의 낙원서 꿈 같은 휴식 | |||||
잊고 산 여유를 다시 만난다
싸구려 동남아 여행은 이제 식상하고 유럽 여행은 고행(苦行)길이다. 어디 가볼 만한 곳 없을까. 한국인 마음 속에서 잊혀진 ‘천국’이 있다. 바로 하와이다. 내년 7월이면 우리나라가 미국의 비자면제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비자 없이 하와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하와이는 특히 여러 개의 섬이 모여 있기 때문에 크루즈를 타고 섬을 일주하면 색다르면서도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다. 크루즈의 매력, 하와이 여행을 통해 느껴봤다. 눈을 떠보니 창문 너머로 파도가 출렁거린다. 안경을 쓰고 자세히 보니 밤새 항해를 계속해 섬에 정박해 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리조트와 울창한 산림이 눈에 들어온다. 창문을 열자 온화한 공기와 햇살, 바닷바람에 얼굴이 간지럽다. 발코니 안락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해변 풍경을 감상해 본다. ‘여유’라는 단어는 이 순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러나 가이드에 이끌려 여기저기 훑고 오는 저가여행에 익숙했던 탓일까. 갑자기 찾아온 낮선 환경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기항지 관광을 마치고 크루즈로 돌아올 때면 어색함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다. 가슴 속에서만 담아왔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크루즈 꼭대기 야외 수영장과 자쿠지 탕에 몸을 담그고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연인, 바다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식당에서 누구의 구애도 받지 않고 책을 읽는 노부부, 깜깜한 밤에 갑판에 나가 마음껏 소리를 질러 보는 소년도 보인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선상을 한 바퀴 돌며 조깅할 수 있고 피트니스 센터 이용도 가능하다. 피로를 풀러 스파에 가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어떨까. 단체 관광객은 선상 회의실에 모여 다음날 일정을 짜면 된다. 고가 미술품 경매 과정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100만 달러가 넘는 샤갈, 달리, 르느와르의 진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먹고 마시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도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부터 초밥, 데판야키 전문점까지 10여 곳의 특색 있는 식당에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맥주 전문점부터 와인바, 샴페인바, 가라오케까지 술집도 다양하다. 사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관객 삼아 농구 탁구 체스 골프를 즐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먹고 마시는 데에만 만족할 순 없지 않나. 크루즈 여행의 백미는 갑판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기가 막힌 풍경을 감상하는 데 있다고 하는데… 그런 기분을 마지막 날 느낄 수 있다. 하와이 북단 카우아이(Kauai) 섬 서북쪽 나팔리(Napali) 해안 절벽을 지나갈 때면 탑승객 대부분이 갑판으로 쏟아져 나온다. 22㎞에 이르는 해안 절벽에 창 끝 모양처럼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와 길게 파인 협곡, 그리고 빨강 노랑 녹색으로 범벅이 된 듯한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광경은 압권이다. 흡사 중국 최고의 절경이라는 계림에서 유람선을 타고 끝도 없이 펼쳐진 기기묘묘한 형태의 산을 감상하는 기분이다. 대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 곳에서 영화 ‘킹콩’이나 ‘블루하와이’를 찍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 섬 내부에서는 결코 이 광경을 볼 수 없다고 하니 크루즈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이다. 넋이 나간 채 2시간 넘게 해안을 감상하자 어느 새 ‘2부 쇼’인 석양이 시작됐다. 대양 한복판에서 해가 지면서 연출하는 울긋불긋한 지평선, 크루즈의 하루는 늘 이렇게 지고 있었다.
하와이=글ㆍ사진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7-08-16 16: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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