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연가(戀歌)
佳谷/김연식
빗줄기타고 온 구월이
코스모스 가녀린 흔들림으로
파란하늘 산등성 위에
뭉게구름 모락모락 피우고
해맑은 해바라기 미소에
눈부신 햇살이 선들바람에 실려와
알곡 익는 소리가 톡톡 튀고
초록파도 위 허수아비를 흔들어
일곱 빛 무지개다리 건너
외면할 수 없는 푸른 파도의 꿈
꼬마 신랑 등에 업은 메뚜기 사랑
당신 위한 정열을 꽃가마에 태워
빨갛게 물들어 가는 당신 사랑은
목쉰 매미 날개에 매달아 놓고
초가지붕 위 호박넝쿨 옆
빨간 고추들이 나란히 누어
맑은 하늘 바라보며 속삭임에
날개 접고 고운 꿈꾸는 고추잠자리
고개 숙인 벼 이삭 위 방아깨비
톡톡 불거진 수수 이삭에 조잘대는 참새 떼
푸른 하늘에 피어오른 뭉게구름 둘둘 말아
원두막 바닥에 두툼하게 깔고 누어
그리운 님을 그린다
가을 재촉 비 내린 오후
소슬바람에 실려 온 애잔한 풀벌레 소리
들국화 쓸쓸한 미소에 가을은 깊어가고
밤잠 설치게 하던 퀴퀴한 밤꽃 향 풍기던 언덕에
누렇게 물든 밤송이가 알밤을 토해
바쁜 다람쥐 청설모의 빛나는 눈동자
갈잎이 누렇게 물들고
불 지른 듯 얼굴 붉힌 빨간 단풍잎
조막손 쫘악 펴고 바람 부는 대로 손짓하며
온몸 뉘었다 엎드리는 갈대밭에 누어
파란 하늘에 무지개다리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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