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world-OKTA]/월드-옥타 이모저모

선진국으로 가는길 , 세계화와 한국경제/손병두 서강대총장

향기男 피스톨金 2008. 7. 25. 07:12

   선진국으로 가는길 , 세계화와 한국경제

          World-OKTA 상임고문 손병두 (현 서강대학교 총장)

1. 세계화의 대두

21세기 초의 세계적 화두는 무엇인가? 그것은『세계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미국을 주축으로 한 시장경제 자본주의 국가들과 소련을 주축으로 한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들 사이의 체제 경쟁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패배하고 말았다. 그래서 두개의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던 시장이 하나의 자유시장(one single free market)으로 통합되게 되었다.
사회주의.공산주의권이 자유시장체제로 통합되면서 세계화의 물결이 일어나게 되었다. 동구권이나 소련, 중국까지도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었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내의 경쟁도 치열해 졌다.
자본주의 체제내에서는 영미식 자본주의, 유럽식 자본주의, 일본식 자본주의가 경쟁을 벌이게 되었다.
90년대 초에 이르러 영미식 자본주의가 경쟁력의 우위를 획득하면서 세계화 물결의 견인차 노릇을 하게 되었다.

2. 세계화의 특징들

70년대 중반부터 권력의 이동이 정부로부터 시장(민간)으로 이동되기 시작하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항상 우월하고 선하다고 믿었다. 정부의 지식이 시장의 지식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정부의 정책실패가 시장의 실패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정부 우월주의자, 규제주의자들이 경제의 고지에서 퇴각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세계화의 물결과 함께 각 나라마다 세계화 흐름에 걸 맞는 개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한 정보화 지식화 네트워크화는 세계화를 더욱 촉진하게 되었다. 이제는 국경이 사라지고 정보․물자․돈․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문자 그대로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되었다.

세계화는 바로 이러한 변화를 통해서 진행되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보다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이자 국가가 시장에 권력을 넘겨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의 특징들은 개방화, 자유화, 민영화, 탈 규제화로 나타나게 된다.
세계화는 Global Standard에 맞게 규제완화(Deregulation), 민영화(Privatization), 개방화와 자유화(Liberalization)등의 정책을 통해 정부의 간섭을 가능한 줄이고 경제활동을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시장경제 시스템의 확고한 정착을 이루어가는 과정 또는 상황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의 상황들

한국은 97년 소위 IMF 경제위기를 맞이하였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여러 가지로 규명을 하고 있으나 한마디로 우리가 세계화의 큰 물결에 미리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기인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금융시스템을 Global Standard에 맞게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채 대외개방을 서둘렀고,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로 경쟁력이 급격히 취약해 지고 있는데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과감히 할 수가 없었다.
환율정책의 잘못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우리경제를 개방화 세계화의 물결에 휩쓸려 무너지게 했다. 고평가된 환율은 기업투자를 부추겼고 국민들은 흥청망청 해외여행을 다니며 마구 달러를 써댔다. 종금사들은 국제단기 자금을 빌려 기업에 장기로 대출해 주고, 밖으로는 위험도가 큰 국가들에게 빌려주면서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으나, 이런 모든 것들이 관치금융, 정부의 과도한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에 기인하였다고 할 것이다.


외환위기➝금융위기➝기업도산➝경제위기➝실업대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의 노력을 온 국민이 했고, IMF의 금융지원은 우리경제를 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IMF가 돈을 주면서 조건을 내 걸었다.

바로 개혁을 하라는 것이었다.

공공. 금융. 노동. 기업의 4개 부문을 개혁하라는 것이었는데 그 내용은 바로 Global Standard에 맞는 제대로 된 시장경제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었다.

4. 외국의 사례들

영국이 80년대초 소위『영국병』으로 신음하자 대처수상은 탄광노조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개방화, 자유화, 작은 정부, 탈규제 등을 통해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실천한 결과 영국병을 치유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들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80년대초 미국경제가 일본에 뒤지고 경쟁력을 잃어가자 과감히 각종규제를 풀면서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밀고 나갔다.
대통력직속으로 경쟁력 강화회의를 만들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고서(Made in America)를 통해서 미국경제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특히 항공관제사 노조와의 대결에서 법치주의 원칙을 적용했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함으로써 소위 「신경제」라는 장기호황을 가능케 했다.
그밖에 뉴질랜드의 개혁이나 아일랜드의 개혁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들이다.

5. 소득 2만불시대를 열기위한 과제들

21세기를 맞이하여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고 동북아의 경제중심이 되겠다는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95년도에 일인당 국민소득 1만불에 도달한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2만불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적어도 국민소득 2만불은 넘어서야 한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자

첫째 우리국민 사이에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공기를 마시고 숨을 쉬고 있으면서 그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우리가 시장경제 덕분에 짧은 기간에 국민소득 1만불의 고지를 달성하고 이 정도의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체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더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전경련에서 초.중.고등학생 경제 마인들를 조사해 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즉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의 정도가 초등학생 33.7%, 중등학생 50.7%, 고등학생 62.7%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학교에서 공부를 할수록 시장경제체제의 장점을 배우고 시장경제에 보다 긍정적 시각을 갖는 것이 정상일 터인데 우리는 거꾸로 더 불신을 갖게 된다는 것은 학교에서 우리 체제의 장점과 우월성을 가르치기보다 비판만 하거나 아니면 시장경제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자라면서 시장을 이해하고 그 장점을 알게 됨으로써 사회에 나와서 적응력도 빨라지고 우리체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우리가 시장경제를 통해서 2만불 고지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저렇게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어릴 때부터 Junior Achievement Program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킨 것이 하나의 큰 요인이 되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둘째 반기업 정서와 기업멸시 풍조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특히 조선시대 유교를 들여 오면서 사농공상의 전통에 따라 공업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천시하였고 그들의 자제들은 과거에 응시조차 못하게 했다.
이러한 문화적 유산이 우리 시장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떤 중소기업인은 「기업하는 것이 죄인가」라는 제목으로 신문 칼럼을 썼고 대기업 회장들 입에서는 「재벌(財閥)이 아니고, 죄벌(罪閥)」이라고 자조적인 말들을 한다.


근년에 X-file 등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반기업 정서는 더욱 커지고 기업들의 위상과 기업가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NGO들도 기업을 격려하기보다 기업들의 잘못을 지적하는데 더욱 열성적으로 앞장서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물론 기업들, 기업가들의 잘못을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잘못이 저질러 질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기업이나 기업인의 잘못이 전체 기업이나 기업인의 잘못으로 과장되거나 또 기업이나 기업인을 예비 범법자 내지 범법집단으로 모든 풍조는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제주체 중에 국부를 창출하고 고용을 늘리는 것은 기업밖에 없다. 특히 오늘날처럼 청년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청년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사기가 떨어지고 기업할 의욕이 사라지면 나라경제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기업으로 가고, 이공계 학생이 되는 것을 기피하지 않게 하려면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보스톤 컨설팅그룹이 한국이 국민소득 2만불이 되려면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앞으로 8년안에 8개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더 크게 되려면 못크게 하는 제도가 있다.
즉 경제력 집중억제라는 명분으로 출자총액 제한제도가 있어서 기업이 크는 것을 막고 있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매출액 비중이 전체 GDP의 30%가 되고, 스웨덴의 에릭슨은 GDP의 10%가 되어도 오히려 국민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크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기업과 기업인을 우대하지 않는 사회가 어떻게 경제 강국이 될 수 있겠는가.

셋째 지나친 평등의식과 부(富)에 대한 질투심이 강하다는 점이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또 우리 대통령 중에는 「가진자를 고통스럽게 하겠다」고 선언한 분도 있다.
대통령 후보 중에는 「부자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자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겠다」고 한분도 있다.
부(富)를 천시하고, 부(富)에
대해 질투하는 사회풍토에서는 시장경제가 꽃필 수 없다.

우리는 국민소득 2만불을 넘어 3만불 소득에 갈 때까지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지 「파이」의 비율을 서로 누가 더 많이 나누냐 하는 게임에 열중해서는 안된다.
파이가 커지면 비율이 일정해도 모두의 나누는 몫은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친 평등주의는 사회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소득격차, 능력격차, 학력격차를 인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노력한 만큼 자기것을 챙길 수 있는 사회가 되야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진리가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 똑같은 대우를 받으려는 것 자체가 불평등, 불공정한 사회다. 20세기의 2대 불가사의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 하나는 한국과 같이 평등의식이 강한 나라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처럼 돈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사회주의를 한 것이라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평등을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고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었지만,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인정하고 서로 경쟁하게 한 결과 불평등을 줄이고 모두가 잘 살게 되었다.
이제 각종 평준화 정책은 폐기돼야 할 때다.

넷째 포퓰리즘(Populism)이다.

정치인들은 항상 인기에 영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또 대중을 선동하여 표를 얻으려 한다. 그래서 지나친 복지제도가 도입이 되고 노조편향적인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때로는 중요한 국책사업추진에 있어서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우려 한다.
그동안 한.칠레FTA 국회비준반대, 농어촌부채탕감, 마늘사태, 새만금사태, 원전폐기물 처리장 사태 등에서 우리는 연기영합주의의 폐해를 경험한 바 있다.
남미의 선진국이었던 알젠틴 같은 나라가 포퓰리즘을 추구한 결과 후진국으로 전략한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반세계화 운동이다.

우리는 100년전 19세기말 개화를 반대한 결과 망국의 길로 간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21세기 초에 불어 닥친 세계화 역시 민족공조니, 반외세자주니 하면서 폐쇄적 민족주의의 길로 간다면 다시 19세기의 실패를 되풀이 하게 될 것이고 가난과 기아로 국운 쇠퇴의 길로 갈 것임이 분명하다.

국가경제의 80%를 무역에 의존하는 나라가 FTA를 맺지 못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세계화의 뒤안길에서 낙오자가 되어 망국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세계화를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1895년 선각자 유길준 선생이 「서유견문」에서 지적했듯이 「개화」의 원수나 죄인이나 병신이 되지 말고 주인이 되자고 했듯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시대와 처지를 감안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자기장점을 보수하고 타인의 장점을 취하는 자가 되어 「세계화의 주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도덕 . 윤리 . 정신의 문제이다.

97년도 소위 IMF 경제위기를 맞은 아시아 국가들을 보고 서구지식인들은 Crony Capitalism 즉 부패자본주의, 정실자본주의라고 비판했다.   시장경제는 법.제도의 뒷받침 외에 도덕.윤리.정신이 강해야 발전할 수 있다.

Max Weber 교수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이야기 했듯이 윤리.도덕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시장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없다.   뷰캐넌교수가 이야기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도덕적 자산(Moral Asset)이나 후쿠야마 교수가 이야기한 신뢰사회도 동일한 지적이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각종 비리사건들은 우리사회의 도덕적 자산의 축적이 얼마나 얕은가를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윤리.도덕적 기반이 취약한 사회에서는 시장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 따라서 가정, 학교, 사회, 종교단체, 사회단체, 국가 등 국민모두가 높은 도덕.윤리.정신을 진작시키는데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법치주의의 실종과 공권력의 무력화이다.

항간에 우리나라는 법위에 헌법있고, 헌법위에 국민정서법이 있고, 국민정서법위에 떼법이 있다고 한다. 떼만쓰면 통하는 사회라는 뜻이다.
국민들은 법을 우습게보고 공권력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국민의 준법정신, 법의식의 상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노조는 법을 어겨도 되고 사용자는 법을 어기면 안되는 불평등 사회다. 법치주의란 법 앞에서의 만민평등이요, 위법자는 누구나 처벌을 받아야 한다.
법치주의가 파괴되면 「홉스」가 말한 「만인이 만인에 의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다.
시장경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진 것과 노력의 결과물이 타인의 약탈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즉 사적재산권의 보호가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우리는 국가가 시장에 지나친 간섭을 하고 사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사례를 자주본다. 이래서는 진정한 의미의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



6.  우리의 선택 - 제대로 된 시장경제

이제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며 (목표 : 2만불의 선진국),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단 : 시장경제, 세계화)가 분명해 졌다.
다음의 3가지 조건을 갖춘 제대로 된 시장경제 체제만이 앞으로 우리의 번영을 보장해 줄 것이다.

첫째 우리는 세계화시대에 걸 맞는 시장경제의 법.제도.규율.관행 들을 개선, 개혁하고

둘째 이를 뒷받침하는 윤리.도덕.정신이 강하도록 국민모두가 노력하고

셋째 법.제도를 지키게 하는 법치주의가 실현 될 때

우리경제는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달성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출처 : 2008 World-OKTA 제6기 차세대 무역스쿨 모국방문교육 중 강의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