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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로얄살루트의 마스터 블렌더를 만나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8. 9. 21. 01:25

발렌타인·로얄살루트의 마스터 블렌더를 만나다

 

 

스코틀랜드 키스=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스카치 위스키를 제대로 즐기려면 ‘위스키 반, 물 반’이 제일 좋습니다”


세계적인 스카치위스키 발렌타인의 마스터 블렌더(Master Blender) 샌디 히슬롭(43)과 로얄살루트의 마스터 블렌더 콜린 스콧(55)이 지난 9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작은 도시 키스(keith)에 위치한 스트라스아일라(strathisla) 증류소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1786년에 설립돼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소재 증류소 중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스트라스아일라 증류소는 로얄살루트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핵심 몰트위스키(signature whisky)가 생산되기 때문에 ‘로얄살루트의 고향’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명품 위스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두 마스터 블렌더가 공동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

 

마스터 블렌더는 위스키의 증류 및 숙성, 품질 유지 등 제조과정 전체를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 제조비법을 유일하게 전수 받은 위스키의 장인(匠人)들이다. 발레타인에는 글렌버기(Glenburgie)와 밀튼더프(Miltonduff) 몰트 위스키가, 로얄살루트에는 스트라스아일라 몰트위스키가 핵심위스키로 사용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밖의 30~40종류에 달하는 위스키를 블렌딩할 때 어떤 위스키를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오직 마스터 블렌더 한 명만이 알고 있다.


스콧은 “마스터 블렌더의 가장 큰 임무는 각 브랜드가 항상 동일한 맛과 향, 풍미를 지니도록 일관성 (consistency)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내가 은퇴한 뒤에는 다른 마스터 블렌더가 이 임무를 이어갈 것이며, 오늘 내가 블렌딩한 제품이 몇 십년 후 다음 마스터 블렌더가 블렌딩한 제품과 동일한 맛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슬롭은 “블렌딩을 할 때마다 들어가는 위스키의 종류와 비율은 매번 다를 수 있는데, 이는 갓 증류된 동일한 위스키라 하더라도 오크통의 크기나 재질, 시간, 자연환경 등에 의해 숙성과정에서 각기 다른 맛과 향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마스터 블렌더는 위스키가 증류되고 숙성되는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관찰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마스터 블랜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각’이다. 물론 직접 시음을 하기도 하지만 주로 향기를 맡아 위스키의 맛과 향을 평가한다. 때문에 이들은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수 백 가지 위스키의 향을 구분하고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스콧은 “달콤하다는 맛과 향도 꿀, 설탕, 사탕 등 100개 이상의 표현으로 구분해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매년 후각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테스트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는 평소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스콧은 “담배를 안 피는 것은 물론 마늘이나 허브, 카레 같은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평소 입에도 대지 않는다”며 “심지어 면도 후 사용하는 애프터셰이브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히슬롭은 “평소엔 감기에 걸리지 않는 편인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2주간 휴가를 받을 때는 꼭 감기에 걸린다”며 “그래도 휴가가 끝나 업무에 복귀하면 바로 감기가 낫는다. 아무래도 위스키의 알코올이 감기바이러스를 죽이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코에 보험을 들 정도는 아니지만 (코를 다칠까봐) 싸움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후각의 달인’인 두 사람이 자신이 만든 위스키에서 어떤 향을 느낄까. 히슬롭은 발렌타인 21년산(産)에 대해 “부드럽고 달콤한 향과 꿀향, 빨간사과향”을, 스콧은 로얄살루트 21년산에 대해 “풍부하고 강한 향과 깊은 과일향, 가벼운 자두향, 약간의 스모키향”을 꼽았다.


두 사람의 마스터 블렌더가 자신이 제조하는 위스키의 맛과 향에 대해 사용한 표현은 다음과 같다.


발렌타인 21년산의 향: 달콤하고 (sweet), 꿀맛의 (honey), 부드러운 (smooth), 부드러운 적색 사과 향 (red & soft apple flavor). 맛: 부드럽고 (smooth), 과일향 나는 (fruity), 비단결 같은 (silky), 약간 스파이시한 (감칠맛 나는 : little bit spicy), 약간의 쉐리향 (hint of sherry)


로얄살루트 21년산의 향: 풍부하고 (rich), 복잡다양하고 (complex), 강하고 (strong), 깊은 과일향 (deep fruitiness), 가벼운 자두맛 (light plums), 약간의 스모키향 (hint of smokiness).  맛: 깊은 부드러움 (deep smoothness), 감칠맛 나는 오렌지맛 (spicy orange), 드라이한 스모키향 (dry smokiness), 파워풀한 풍미 (power of flavor), 균형잡힌 맛 (balance), 꿀맛 (honey).


위스키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음주법에 대한 이들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스트레이트(Straight)나 온더락스(On The Rocks•위스키+얼음) 등 개인적 취향에 따라 마실 수 있지만 위스키와 상온의 물을 1대 1로 섞어 마시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이들이 실험실에서 위스키의 맛과 향을 평가할 때도 ‘위스키 반, 물 반’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스콧은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조금만 홀짝여도 강한 알코올 향이 느껴지지만 물과 섞어 마시면 알코올의 쓴 맛이 사라져 편하게 부드럽고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히슬롭은 “레모네이드 등 가벼운 음료와 섞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이 때는 위스키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위스키를 선택하고 적절한 비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위스키과 레모네이드를 1대2로 섞어 마신다고 소개했다.


한국 방문 때 ‘폭탄주 문화’를 경험했다는 두 사람은 “위스키와 맥주를 1대3 정도 비율로 섞은 폭탄주를 마셔봤는데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렌타인이나 로얄살루트 같은 고연산(高年産) 위스키는 맥주와 섞어도 고유의 향을 사라지지 않는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평소에 다양한 위스키를 마시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만든 위스키인 로얄살루트와 발렌타인을 주로 마신다고 한다.


히슬롭은 특히 “개인적으로는 부드럽고, 달콤하며, 혀를 자극하는 감칠맛 때문에 발렌타인 17년산을 가장 좋아하고 즐겨먹는다”며 “젊은 여성이나 위스키 초보자에게는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탄산수처럼 톡톡 튀는 느낌을 가진 발렌타인 12년산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얄살루트=시바스브라더스가 지난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대관식을 기념해 특별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한 위스키. ‘왕의 예포’라는 뜻으로 국왕 주관행사에서 21발의 예포를 쏘는 데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이름이다. 로얄살루트 병에는 스코틀랜드 사상 가장 용감한 전사이자 왕이었던 로버트 더 브루스가 말을 타고 돌진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로얄살루트는 영국 군주의 왕을 장식하는 보석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의 3가지 색상으로 제작된다. 병 색깔이 달라도 위스키 원액은 동일하다. 지난 2005년 이후부터는 ‘로얄살루트 38년산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이 출시되고 있다. ‘운명의 돌’은 대대로 영국 왕실의 대관식 때 사용된 돌이다. 지난 2003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로얄살루트 50년산’을 255병을 한정 생산해 병당 1200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발렌타인=1827년 조지 발렌타인이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식료품 및 주류 판매점을 개업하면서 판매된 위스키로 180여년의 전통을 가진 고품질 스카치 위스키의 대명사. 발렌타인의 문장에는 위스키 제조의 네 가지 핵심 구성요소인 보리와 물, 증류기, 오크통과 함께 스코틀랜드 국기가 그려져 있다. 또한 “모든 인류에게 친구”라는 뜻의 ‘Amicus Humani Generi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867년 조지 발렌타인은 두 아들과 함께 글래스고로 사업을 확장, 발렌타인 위스키를 전세계로 수출하면서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로 키웠다. 이에 빅토리아 여왕은 1896년 조지와 아들들에게 왕족 칭호를 내리고, 명품에게만 주어지는 영국황실의 공식인증서 ‘로얄 워런트’(Royal Warrant)’를 수여했다. 발렌타인 30년산은 1930년대에 출시됐고, 발렌타인 21년산은 지난 2003년 한국 시장에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입력 : 2008.09.20 16:56 / 수정 : 2008.09.20 17:50

 

 

 

 


III. Alla polacca  (07:06)


Leonid Kogan   violin
Feodr Lusanov   violoncello
Alexander Ivanov-Kramskoy  guitar



Leonid Kogan - Brahms, Giuliani trio, Hummel ser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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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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