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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와인에 대한 우리의 자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0. 25. 16:23

 

          소주와 와인에 대한 우리의 자세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제품 관여도…고관여 상품일수록 마진이 높지만 ‘안티’ 세력과 리콜 요구도 커져
 

▣ 이원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timelast@seri.org

 

“소주 한 병 주세요.” 식당 자리에 앉자마자 습관적으로 내뱉은 주문에 주인 아저씨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떤 걸로 드릴까요?” 멍하니 침묵하다 되물었다. “뭐가 있지요?”

 

한국인은 수십 년 동안 식당에서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그러던 게 겨우 몇 년 전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에서야 소주 한 병 주문할 때도 생각하고 골라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들 깨닫기 시작하는 것 같다. 나처럼 말이다. “그까짓 소주 한 병 마시기도 피곤하네”라고 탄식하려던 찰나, 문득 가벼운 자존심이 마음속을 스쳐지나갔다. 우리 술 소주가 와인보다 뭐가 못하기에?

 

자동차 등 비싼 내구재는 고관여 상품

 

와인을 사러 가면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수십 종류를 재워놓고 고르라고 강요하지 않는가. 와인 고르는 법에 대한 책이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와인바에라도 가면 여러 나라 말이 잔뜩 적힌 리스트를 들고 나와 고르라고 재촉이 이만저만 아니지 않은가. 이게 뭐냐고 질문이라도 던지면 포도 품종이며 원산지며 술 담근 해와 그 맛에 대해 주르륵 설명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표선수급 술인 소주는 종류도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저 “소주 한 병 주세요” 하면 알아서 나와야 한다고? 소주가 와인과 다른 대접을 받게 하는, 그 차이는 대체 뭘까?

 

그 경영학적 차이는 제품 관여도(product involvement)에 있다. 와인은 고관여 상품(high-involvement product)이고, 소주는 저관여 상품(low-involvement product)이다. 제품 관여도란 특정 제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개인적 관심의 정도를 뜻한다. 구매자의 관여도가 높으면 고관여 상품, 관여도가 낮으면 저관여 상품이다.

 

고관여 상품을 고를 때 소비자는 큰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정보도 많이 수집하고 결정도 신중하게 내린다. 그러나 저관여 상품을 고를 때는 반대다. 그저 가까이 있는 제품이나 가격이 싼 제품에 쉽게 손이 간다.

 

자동차는 대표적 고관여 상품이다. 자동차 한 대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신문기사와 잡지도 뒤적이고, 비슷한 자동차를 타는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해당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정보를 얻기도 한다.

 

자동차를 집에서 가까운 대리점에서 덜컥 사버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동급 자동차보다 몇십만원 싸다고 해서 그 맛에 사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자동차처럼 비싸고 오래 사용하는 내구재는 고관여 상품이기 쉽다. 집이나 대형 가전제품 같은 것을 살 때 까다롭게 구는 사람들이 많은 게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자동차 관련 제품인 타이어나 기름은 전통적인 저관여 상품이다. 카센터에 들어가 타이어를 갈 때, 보통은 타이어 브랜드를 따져 묻기보다 얼마인지를 먼저 묻는다. 그리고 좋은 타이어를 사러 여러 군데 다니기보다는 가까운 카센터에서 덜컥 사버리고 만다.

 

기름도 마찬가지다. 그저 가기 편한 주유소에서 넣는 게 일반적이다. 콜라 같은 청량음료나, 복사기에 넣는 종이나, 볼펜 같은 값싸고 표준화된 제품은 주로 저관여 상품이다. 이런 제품을 살 때는 결국 값이 더 싸고 사기 쉬운 쪽으로 마음이 쏠리게 된다.

 

중요한 것은 고관여 상품은 제품 차별화로 더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점이 있다면 소비자가 알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슷한 투자로 더 높은 이익을 수확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다.

 

저관여 상품은 아무리 품질을 차별화해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가 제품 선택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품질을 좀 개선해봐야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힘들다.

 

자동차 회사는 기본 성능을 대부분 그대로 두고 디자인만 바꾸더라도 좀더 가격이 비싼 고급 제품으로 포장해 팔 수 있다. 그러나 타이어나 기름은 웬만큼 투자해서 품질을 개선해도,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그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고관여는 제조업체, 저관여는 유통업체 주도

 

이런 속성 때문에 고관여 상품에서는 제조업체가, 저관여 상품에서는 유통업체가 상대적으로 입김이 세다. 자동차나 대형 텔레비전은 제조업체가 주도권을 갖고 제품을 유통시킨다. 그러나 수세미나 음료수, 사탕 같은 제품은 유통업체가 제품 진열권을 무기로 주도권을 갖는다. 자연히 저관여 상품의 마진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관여도는 어찌 보면 ‘사랑’의 다른 표현이다. 소비자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고관여 상품을 만들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반작용도 있다. 마니아층이 많은 만큼 ‘안티’ 세력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관심이 많은 만큼 문제점도 자주 발견되니, 리콜 사태가 자주 벌어지는 것도 보통 고관여 제품에서다. 간섭과 책임이 사랑에 뒤따르는 것은 정녕 필연인 것일까?

 

 

 

 

 

                                              우리님들

 

                                        

 

                                       

                                                             

                                     시월의 즐거운 시간을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 *^^*

 

                               Giovanni Marradi   피아노 연주곡  

                            

 

                                                          행복한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