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SKI)이야기들/일 본 스키(ski)

日本 앗피고원 스키' 하얀 설원...쾌감 질주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5. 00:42

하얀 설원...쾌감 질주 .. '日本 앗피고원 스키'

거짓말을 조금 보태 어린아이 주먹만한 함박눈이 소리도 없이 내린다.

슬로프 정상에 서니 주변의 전나무 가지를 소복하게 덮은 눈송이가 가장 먼저 눈길을 잡는다.

그러나 낭만적 감상도 잠시.

정상부에서 시동을 건 스키에 속도가 더해지자 바람을 타고 얼굴을 때리는 눈 때문에 눈을 뜨기 힘들다.

'눈에 눈이 들어가면 그 때 나오는 게 눈(目)물이게 눈(雪)물이게?'라며 유치하게 서로 묻던 어릴 적 추억이 새삼 정겹게 떠오른다.

일본 혼슈 북단 이와테현의 앗피(安比)고원은 '눈의 고장'이다.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인근 마을이 맑은 날씨를 보일 때에도 앗피고원에는 눈발이 휘날릴 정도로 유난히 눈이 많다.

그래서 앗피스키리조트의 시즌 최고 적설량은 무려 2백90cm에 달한다.

스키 시즌도 4월 말이나 5월 초까지 계속된다.

북위 40도선에 위치한 앗피리조트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호사로운 곳이다.

우선 앗피고원 스키장에선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리조트의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슬로프의 폭도 넓어 사람들이 몰려와도 전혀 붐비지 않는다.

슬로프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그 슬로프를 내려오는 시간보다 두세 배 더 걸리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천국과 같다.

한가로운 스키 환경에 더해 습기가 적은 눈인 '드라이 파우더'는 스키어들에게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드라이 파우더 위를 회전할 때 발바닥을 타고 전해오는 보송보송한 눈의 느낌은 짜릿함 그 자체다.

발밑에서 살포시 눌리며 부서지는 눈.

그 느낌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자연 그대로의 파우더 눈에서 즐기는 스키의 맛은 환상적이다.

회전할 때 힘을 받아 휜 스키는 모양이 복원되면서 방출하는 힘으로 스키어를 부드럽게 들어올린다.

설탕처럼 흩어지는 눈 위를 살짝살짝 떠다니는 느낌이다.

스키 코스 역시 명품이다.

삼각뿔 모양의 주봉인 마에모리산 정상에서 슬로프가 부채꼴로 퍼져 나간다.

베이스는 3개,트레일은 21개다.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트레일은 대부분 넓고 길다.

4km와 5km급이 1개씩 있고 3km 이상 2개,2km 이상이 8개 있다.

슬로프는 자작나무와 전나무로 이뤄진 숲을 통과한다.

정상에서 부터 이어지는 대부분의 슬로프는 중턱에서 단 한 번 약간의 굴곡을 보일 뿐 거의 직선으로 베이스까지 도달한다.

고도차 8백m에 길이가 3km에 달하는 '하야부사 코스'는 고속도로를 연상케 하듯 길고 반듯하게 뻗어있다.

우회길인 '야마바토 코스'의 길이는 5.5km나 된다.

이들 코스들의 공통된 특징은 폭이 넓다는 점이다.

넓은 슬로프의 가장 큰 장점은 초보자라도 경사도가 있는 코스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로프 주변에 전나무가 늘어선 니시모리 봉우리쪽 코스에선 기막힌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앗피고원 스키장의 또 다른 매력을 들라면 먹거리를 꼽을 수 있다.

고층의 리조트호텔에는 우리의 고기 모둠구이에 해당하는 야키니쿠를 비롯해 일본.중국.서양 음식 등을 내놓는 다양한 종류의 식당이 있다.

특히 고지대에 위치한 이와테현은 고기의 맛이 뛰어나다.

우리의 대관령이나 소백산 자락에서 맛있는 고기가 생산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푸드코트에선 3백~1천1백엔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밖에 투숙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수 대욕탕과 노천온천도 있다.

이와테=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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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찾아가기=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센다이(미야기현)까지 매일 운항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센다이~도호쿠자동차도로~하치만타이 나들목(2백45km.2시간30분 소요)~앗피리조트(15km.10분 소요)를 향한다.

센다이에서 일본철도(JR)를 이용할 경우 리조트 인근 모리오카까지 가며 편도 요금은 7천6백30엔이다.

<>숙박(1박2식)=호텔을 기준으로 1인당 1박2식에 평일 1만8천5백엔,토요일이나 휴일 2만3천5백엔 정도가 든다.

<>패키지상품=여행나비(02-777-4321)는 3박4일짜리 앗피리조트 상품을 59만9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호텔 3박과 조.석식이 포함된다.

이 상품 이용객은 호텔내 모든 레스토랑에서 원하는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다.

인천.센다이공항세 3만3천원,리프트 2일권 7천3백50엔 별도.스키렌탈은 3일에 5천2백엔이 든다.

<>인근 가볼만한 곳=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의 해발 8백70m 지점에는 교운소(峽雲莊)라는 온천여관이 있다.

이곳은 2백50년 동안 대를 이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인근에 일본 최초의 지열발전소가 설치된 곳 답게 여관의 난방은 땅속에서 올라오는 섭씨 2백도의 수증기를 이용한다.

용출수 온도가 70도를 넘는 노천온천이 압권이다.

이와테현의 현청이 있는 모리오카시에는 쇼쿠도엔(食道園)이란 음식점이 있다.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리오카 냉면'의 원조집이다.

주인인 아오키 마사히코씨는 한국인 아버지 양용철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교포2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