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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라산'‥ 탐스런 눈꽃 설국의 향연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5. 00:47

 

'한라산'‥ 탐스런 눈꽃 설국의 향연

 

다행이랄까 불행이랄까.

눈꽃을 보러 나서는 길에 하필 눈발이 몹시 휘날린다.

눈구름은 산 정상에서 시작해 점차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흩어지는 눈송이로 하늘은 이내 뿌옇게 변했다.

 

 



오가는 사람들은 거칠어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안녕하세요? 위에는 날씨가 거칠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스쳐가며 반가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아마 산 뿐이리라.

산길 초입에서 뽀드득 뽀드득 진양조로 느리게 시작된 눈 밟는 소리는 오가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면서 뽀득 뽀득하는 중모리 장단을 거쳐 뽁 뽁 뽁 자진모리 장단으로 이어진다.

여럿이서 줄을 지어 오르는 눈길 산행은 눈부시게 핀 눈꽃을 보는 재미도 좋지만 듣는 재미 또한 만만찮다.

여기에 하산 길에 장난기라도 발동할라치면 비닐 봉투를 깔고 앉아 미끄럼을 타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라산에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려 겨울 산행이 한층 맛을 더한다.

제주의 영봉 한라산에는 4개의 등산코스가 개방돼 있다.

성판악∼백록담,관음사∼백록담,어리목∼윗세오름,영실∼윗세오름 코스가 그들.이중 가장 아름다운 눈꽃을 볼 수 있는 있는 곳은 어리목 코스다.

어리목 코스는 주차장에서 시작,어리목 계곡∼숲 터널∼사제비동산∼만수동산∼윗세오름으로 약 4.6km가 이어진다.

이 코스에서는 산중턱 사제비동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울창한 숲과 수많은 오름 등 제주 특유의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숲 터널은 바람과 햇빛이 비켜가는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탐스런 눈꽃의 모양을 잘 유지하고 있다.

눈꽃은 바람과 기후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해 언제 보아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

어리목 코스 등반을 마치고 인근 어승생악에 가보는 것도 좋다.

어승생악은 임금이 타는 말인 어승마(御乘馬)를 키우던 곳.이곳에서는 한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제주시 방향의 오름들도 감상할 수 있다.

높이가 2백m 정도에 불과하고 경사도 완만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한라산=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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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제주공항에서 어리목까지 손수 운전할 경우 제2횡단도로(99번 지방도)를 따라 30분 정도 가면 입구에 도착한다.

가는 길 중간에는 도깨비도로와 어승생악으로 갈리는 길을 만난다.

대중교통은 제주종합시외버스터미널(064-753-1153)에서 1100도로를 경유해 중문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어리목입구에서 내릴 수 있다.

배차간격은 1시간20분이며 요금은 2천1백원.한라산등반을 위해서는 국립공원 입장료 1천6백원(어른)을 내야한다.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 (064)713-9950.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제주가든(064-739-5555)은 흑돼지 모듬구이로 유명하다 2~3인이 먹을 수 있는 작은 접시가 3만원,4인용 큰 접시는 5만원.이 집에 들렸던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사인이 남아 있다.

서귀포시 상예동 재즈마을(064-738-9300)에는 음악,영화,미술,문학 등 네 가지 다른 테마로 지어진 현대식 숙소가 있다.

투숙객들이 원할 경우 자세한 관광안내와 함께 체류기간의 일정을 미리 짜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