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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와인숍 '라비니아'‥ 최고급 와인 6500여종…색다른 맛.향의 유혹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8. 01:43

 

           파리 와인숍 '라비니아'‥

 

최고급 와인 6500여종…색다른 맛.향의 유혹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상업지역인 마들렌에 자리한 라비니아.

43개국에서 생산된 6500여종의 와인을 취급하는 유럽 최대 와인숍이다.

하지만 이곳의 마크 시바르 대표는 '최대'보다는 '최고'를 강조한다.

'뱅 푸엔튀'(Vin pointu),즉 정점에 오른 와인만을 판다는 것이다.

와인의 좋은 맛과 향기를 한 곳에 모았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지하 포함 3개층으로 된 이곳을 둘러보면 그의 말이 단순한 과장만은 아닌 듯하다.

프랑스는 물론 이탈리아 스페인 칠레 등 43개국에서 생산된 와인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포도밭 기준으로는 프랑스 1000여종,다른 나라도 800여종에 달한다.

이름 있는 웬만한 포도생산지는 모두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희귀한 와인들이 보석처럼 소중히 보관돼 있다.

거대한 와인냉장고 안에 들어간 듯 냉기마저 느끼게 한다.

국내에서 판매할 때마다 화제를 모으는 로마네 콩티도 5100유로(650만원)짜리 가격표를 달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시바르 대표는 1800년 이후 연도별 와인을 이곳에서는 언제든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인이나 부부간 최고의 선물로 꼽히는 출생연도별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판매점인 셈이다.

50년 된 1955년산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경우 종류에 따라 900유로에서 4000유로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현장에서 구입한 와인을 즉석에서 시음할 수 있는 아담한 식당도 있다.

라비니아는 불과 3년여 전인 2002년 문을 열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의 와인숍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좋은 와인을 확보하려는 치밀한 노력 덕분이다.

지난 25년간 전 세계 와인산지를 돌아다녔다는 시바르 대표는 그만의 독특한 비법을 소개한다.

첫째 분석가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산지를 일일이 찾아가 생산업자와 직접 얘기한 후 와인 구매를 결정한다.

와인산지 간 빈부격차가 심해 영세한 생산업체는 좋은 와인을 만들어도 홍보할 수 없어,발품을 팔아 그 같은 포도밭을 찾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칠레의 경우 가장 유명한 로칠드 바로 옆 산지인 안티알을 발굴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며,프랑스 샤토 지방의 로세 페라베도 자신이 찾아낸 산지라며 자부심을 표했다.

미디어나 인터넷 등을 통한 직접적인 광고보다는 입소문을 중시하는 그의 홍보전략도 특이하다.

와인 애호가 클럽(소믈리에)이 가장 큰 홍보채널이다.

프랑스에만 5000개가 넘는 와인클럽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라비니아의 명성이 전해져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게 그의 자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