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홍콩 마카오 대만

중국 마카오,''동양의 라스베이거스'' 꿈이 현실로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 8. 11:27

 

                     중국 마카오

 

      ''동양의 라스베이거스'' 꿈이 현실로

 

 
지난 20일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지 6년이 되는 날이다.
 

100년 이상의 포르투갈 통치가 막을 내리고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땅이 됐지만, 마카오는 여전히 자본주의의 극단을 달리고 있다.

카지노가 번성하는 마카오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묘한 동거를 확인한다.

 

# 중국의 소비 창구, 카지노

 

13일 낮시간인데도 마카오의 샌즈 카지노 입구 옆 수화물 보관소에는 짐을 맡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중국말로 얘기를 나누는 이들은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든 모습이 영락없는 관광객이다. 호텔에 들릴 겨를도 없이 바로 카지노로 향한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더 많은 중국인과 맞닥뜨리게 된다. 축구장 1개 반 크기인 4600평의 게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 본토나 홍콩에서 온 사람들이다.

 

지난해 1667만명이 마카오를 찾았으며 이중 57%가 중국 본토 출신이고 홍콩계가 30%, 대만계가 8%를 차지했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바카라’ 게임 테이블 주변에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몰려있다. 바카라는 홀짝과 비슷한 개념으로 ‘플레이어’와 ‘뱅크’ 중 한쪽에 돈을 걸고 2∼3장의 트럼프 카드를 더한 한 자리 숫자가 상대방보다 높으면 이기는 게임. 판돈은 적게는 2만6000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에 달한다.

 

중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1400달러(2004년기준) 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그것도 일반 카지노의 경우고 돈 많은 VIP고객들만 출입할 수 있는 ‘파이자’ 클럽의 경우 판돈은 더 커진다. 카지노는 VIP고객을 위해 전용 게임장과 숙박시설, 리무진·헬리콥터 이동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돈 있는 사람이 우대받는 곳, 그곳이 바로 마카오다.

 

 

#마카오에 부는 개발 바람

 

중국 정부가 도박 산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마카오의 경제 성장률을 보면 알 수 있다. 1999년 마카오가 중국 정부에 반환됐을 때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카지노 개발과 함께 경제가 꾸준히 성장, 2002년에는 GDP 증가율이 10%를 넘어섰고 샌즈카지노가 문을 연 지난해에는 증가율이 28%에 달했다.

 

이를 두고 마카오에서는 ‘샌즈효과’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마카오 정부 재정 수입의 90% 이상이 게임 산업에서 나온다. 마카오 정부가 40년 넘게 지속돼 온 카지노 독점 체제를 깨고,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게임 산업의 판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시장 경제 논리에 따라 경쟁 체제를 도입한 결과다.

 

마카오의 간척지인 코타이에는 대규모 레저 단지 건설이 한창이다. 2007년까지 이 지역에 7개의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 홀, 쇼핑 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마카오 카지노의 지난해 수입액은 53억 달러로 코타이 레저 단지가 완공되면 카지노 수익 규모는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카오 관광청 원치화 부국장은 “2002년 마카오 자치정부가 비즈니스 제반환경을 조성하고 국제적인 기업 3군데를 선택해 카지노 영업 면허를 줬다”며 “엄선된 카지노 기업들이 마카오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으며 그로 인해 더 많은 관광객이 마카오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적 관광·무역 도시로

 

중국은 투자 기업들에게 마카오, 홍콩, 광저우를 연결하는 삼각지역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홍콩은 금융과 유통을 담당하고 마카오는 레저, 중국 본토는 생산을 담당한다.

 

이 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홍콩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총 연장 35㎞의 다리가 놓일 예정이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홍콩 시내에서 마카오까지 40분,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카오 시내에는 경전철이 놓이며, 새로이 건설되는 코타이와 홍콩 등을 연결하는 신 부두도 건설 중이다. 현재 마카오 공항 활용률은 34%에 불과하지만 증축 공사가 진행중이다.

 

홍콩과 마카오에 인근 9성을 포함한 지역의 GDP는 중국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인프라가 구축된 마카오는 관광객 유치는 물론 무역 전지기지로도 활용도가 높다. 코타이 지역에 건설되는 컨벤션 센터를 이용한 초대형 박람회의 유치도 가능해 진다.

 

마카오 정부는 외국의 투자 기업에 대해 무료 사무실 임대와 각종 세금 혜택을 주는 등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 그 속에서 마카오는 돈을 끌어모으는 국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카오=글·사진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샌즈'' 카지노 최고운영책임자 프랭크 맥파든

 

“우리가 하는 사업은 게임이지만 사업이 게임은 아니다.”

 

지난 15일 ‘샌즈’ 카지노의 VIP 클럽인 ‘파이자’에서 카지노 최고운영책임자(COO) 프랭크 맥파든(사진)을 만났다.

 

라스베이거스 굴지의 카지노 그룹인 샌즈는 지난해 5월 7300여평 규모의 샌즈 카지노 문을 연 데 이어 객실 3000실과 1만5000여평 규모의 카지노, 컨벤션홀, 쇼핑센터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단지 ‘베네치안 마카오’를 현재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건설 중이다.

 

샌즈그룹이 이처럼 마카오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맥파든은 “매년 5∼9%에 이르는 고성장을 하는 중국이 개발 바퀴를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행과 소비를 권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마카오를 중국의 소비 창구로 삼는 동시에 세계와 중국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만들려는 베이징 정부가 샌즈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파든은 현재의 마카오는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인프라가 미비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노력이라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투자에 발맞춰 중국 정부가 공항 증축과 선착장 신설, 홍콩과 연결되는 다리 건설 등 기반 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과 마카오를 잇는 국경지역의 도로 통과를 허용, 중국 본토인을 마카오로 끌어들이고 있다.

 

맥파든은 “중국 중산층은 1억4000만명에 달한다”며 향후 마카오의 카지노 시장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마카오는 정부와 개별 투자자가 어떻게 협력하고 함께 영유해 나가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강조하는 맥파든은 한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투자환경만 조성된다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마카오=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