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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눈이 시린 코발트 바다 속살드러낸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 28. 01:17

 

                          괌

 

      눈이 시린 코발트 바다 속살드러낸

 

[여행]

목도리로 얼굴을 둘둘 감고 두꺼운 장갑으로 무장한 채 뽀득뽀득 눈을 밟으며 인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 오른다.

 

4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남태평양의 ‘작은 보석’ 괌이다. 괌에 가면 괌의 날씨에 따르라. 목도리와 장갑은 가방에 숨기고 외투를 벗고 신발도 벗는다.

 

가는 곳마다 ‘하파데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맑은 얼굴을 만난다. ‘하파데이’는 원주민 차모로족 말로 ‘안녕’이란 뜻이다. 공항에서도 숙소에 도착해서도 마주치는 얼굴마다 “하파데이~하파데이”다.

 

어디에서 어떤 각도로 찍어도 달력 속 사진처럼 예쁜 색채와 아름다운 배경이 나오는 괌.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 속으론 하얀 모래와 다양한 모양의 산호가 그대로 스며있다. 바닷가에 위치한 호텔에서 그 풍광을 그저 바라봐도 충분할 정도다. 그러나 그저 쉬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재충전을 위해 떠난 것이라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게 좋겠다.

 

공항에서 10여 분 거리에 투몬베이의 호텔가엔 대형 호텔과 화려한 쇼핑센터, 테마파크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보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파이파이 샌드 비치’를 찾아보자.

 

가는 길조차 아직 포장이 덜 돼 거칠긴 하지만 사람의 손 때가 덜 탄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데 그 정도 고생쯤이야. 덜컹 거리며 달려온 차에서 내려 해안 절벽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아담한 해변이 드러난다.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숨대롱)과 물안경을 갖춘 뒤 우선 바다로 뛰어든다. 군데군데 위치한 산호초들에 발을 다치지 않으려면 신발도 필수. 커다란 해삼은 발에 툭툭 차일 만큼 흔하고 검고 긴 가시를 자랑하는 성게도 곳곳에 숨어있다.

 

형형색색의 열대어들도 주위를 스쳐 지나간다. 해안 뿐 아니라 정글도 잘 보전돼 있다.

 

괌 원주민 차모로인들이 태풍이 올 때 대피장소로 이용했다는 동굴 탐험도 해볼 수 있다. 화산이 폭발해서 형성된 이 동굴에서는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 스파도 즐길 수 있다. 이 물에 몸을 담그면 피부미용에 좋고 예뻐진다는 소문을 듣고 일본 여자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다.

 

동굴에서 나오면 고소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향한다. 원주민 전통의 바비큐 냄새다. 조촐한 점심이지만 바닷가와 동굴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먹는 볶음밥과 고기맛은 잊힐 수 없는 풍경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점심식사 후엔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하는 차모로족의 훌라춤을 감상할 수 있다. 허리와 엉덩이를 신나게 흔들며 팔을 이리저리 꼬는 춤을 보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어깨를 흔들게 된다. 관광객들과 쉬운 동작을 따라하며 춤을 배워볼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남부에 있는 이판 비치도 이색적인 재미가 가득하다. 이곳 역시 한국교포가 운영하는 레저스포츠센터가 있는 곳으로 한국 관광객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파이파이 비치와 달리 카누와 실탄사격 등 인공 시설들을 즐길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밀림 사이를 흐르는 강을 따라 타고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5년 넘게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하면서 ‘숏다리’라는 별명까지 얻은 원주민 안내자 아브라함의 재치도 한몫 거든다.

 

아브라함은 배에서 뭍으로 뛰어내려 원숭이 같이 10m가 넘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야자를 배쪽으로 던지고 잎사귀가 긴 풀로 메뚜기나 꽃 모양을 만들어 선물을 하기도 한다.

 

강의 폭이 무척 좁아 조종을 잘 못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지만 노련한 선장은 강 상류에서의 유턴하는 솜씨로 입증한다. 주변의 밀림에서는 망그로브 나무와 바나나, 야자 나무 등 다양한 열대나무를 볼 수 있다.

 

푸른 빛이 도는 진흙색 강에서는 큰 입을 쩍 벌리며 악어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낼 것 같기도 하지만 괌에는 악어가 없다. 그러나 곳곳에서 괌의 환경청소부 도마뱀 게코는 볼 수 있다.

 

더 자유롭게 괌 이곳저곳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싶다면 렌터카를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괌은 거제도만한 크기로 남북 길이가 48㎞, 폭이 6~14㎞ 밖에 안 되는 작은 섬. 렌터카를 이용해 이 나라 한~메리조 부두공원~솔래다드 요새~니미츠비치공원~하갓냐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면 새로운 괌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괌에서는 한국 운전면허증만으로도 30일 동안 운전할 수 있고 대부분의 도로가 한적한 편이어서 드라이브하기에 적격이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여행정보]

 

우리나라에서 괌으로 가는 비행기는 대한항공(KAL)이 매일 한번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에서 오후 8시30분 출발해서 돌아올 때는 인천에 오전 6시45분 도착한다.

 

금요일 오후에 떠나 월요일 아침에 돌아오기에 적당해 주5일 근무를 맞아 가족이나 연인들의 여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1시간 빨라 시차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일도 없다.

 

열대성 기후인 괌은 1년 내내 여름날씨다. 따라서 어떤 건물이든 실내는 추울 정도로 에어콘을 가동하고, 자동차에도 에어콘은 필수다. 한낮에는 섭씨 32도까지 기온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평균 기온은 섭씨 26~27도. 햇살은 따갑지만 적당한 바람도 불고 12월에서 3월까지는 건기여서 습기가 적다.

 

여행상품 가격은 1급 호텔 기준으로 2박4일이 65만원선, 3박5일이 70만원선. 호텔 중에서도 쇼핑센터 등과 가장 가까이 있고 중심가에 위치한 아웃리거는 최근 개보수 공사를 해 인기다.

 

PIC 호텔은 어린애가 있는 가족들이 가기에 좋고, 하이야트나 니꼬 호텔은 보다 화려한 객실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숙박료에 비해 물가와 여행경비는 비싼 편. 괌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거의 없고 대부분을 미국과 아시아 곳곳에서 수입해서 쓰기 때문이다.

 


[스도쿠]

 

‘스도쿠(Su Doku)’란 ‘숫자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또는 ‘한 자릿수’라는 의미. 오일러 공식으로 익숙한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고안한 ‘마술 사각형’ 게임에서 유래했다.

 

1970년대 미국에서 ‘넘버 플레이스’라는 게임으로 나온 적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84년 일본의 퍼즐회사 니코리가 ‘스도쿠’라는 이름의 퍼즐게임으로 내면서부터다.

 

푸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로, 세로 9칸씩 총 81칸으로 이뤄진 정사각형의 가로줄과 세로줄에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한 번씩만 써서 채우면 된다. 큰 정사각형은 가로ㆍ세로 각 3칸으로 모두 9칸인 작은 사각형 9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작은 사각형 안에서도 1에서 9까지 숫자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눈썰미와 숫자감각이 필요하고 가로줄과 세로줄을 동시에 살펴야하기 때문에 결코 쉽진 않다.

 

숫자가 채워진 곳 근처를 먼저 공략하거나 같은 숫자를 우선 찾아보는 요령도 생긴다. 가로와 세로 줄 수를 줄이거나 늘려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창의적인 이 숫자 게임은 어린이의 수학 능력과 지능 향상을 돕고 청소년의 논리력과 지능계발에도 좋다. 어른들은 집중력과 추리력이 높아질 수 있고 노인의 경우엔 치매 예방에도 좋다.

 

여유있는 주말이다. 상자를 채우는 재미, 스도쿠의 매력에 빠져보자.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200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