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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잠들지 않는 밤] 대만의 밤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3. 00:09

 

 

        [잠들지 않는 밤] 대만의 밤


밤은 낮을 위한 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밤은 어둠과 휴식의 시간이라고? 천만에, 대만에선 화려한 밤이 춤춘다. 여행객의 향수를 자극하며 가라앉는 밤이 아닌 맛보고 즐기기에 여념이 없는 밤이다. 대만을 이해하는 두 가지 코드. 야시장과 등불축제를 통해 대만의 밤풍경속으로 들어가보자.

# 대만의 밤은 맛있다

심야의 시장. 가게마다 서둘러 셔터를 내리는 파장(罷場)의 쓸쓸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대만의 시장은 다르다. 게다가 가게마다 거리마다 산해진미가 가득하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완전 음식시장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이 뭐 그리 대단하랴 싶을 테지만 대만의 야시장은 상상 이상이다. 육ㆍ해ㆍ공 먹거리가 모두 모인다. 대만 사람들은 밤참이 주 에너지원인가보다.

남부도시 가요슝(高雄)에 있는 리우허(六合)야시장.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어린아이들과 함께 야참을 즐기는 가족들로 만원이다. 오리혓바닥 튀김에서부터 각종 과일과 싱싱한 회, 향료가 코를 톡 쏘는 국수, 버블티의 원조격인 전주나이차(珍珠冷茶)까지. 입에 앞서 눈부터 즐거워진다.

시장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우선 코를 잡아 끄는 음식이 있다. 역하기도 하지만 왠지 끌린다. 바로 초우또우푸(臭豆腐)이다. 발효시킨 두부를 튀겨 먹는 것인데, 우리한테 익숙한 구수한 두부맛 그대로다.

전직 총리가 다녀갔다는 양생(養生)요리 가게에선 조리사들이 항아리에다 음식을 만드느라 바쁘다. 양생요리란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보양요리. 각종 한약재를 넣고 만들어 약처럼 먹는 요리인 셈이다.

대만의 가 볼만한 야시장은 22곳. 나름대로 독특한 개성이 가득하다. 타이베이의 스린(士林)야시장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 가게도 먹거리도 신세대 감각 그대로이다. 화시지에(華西街)야시장은 뱀술과 뱀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통에서 꺼낸 살아 있는 뱀이 한 접시 요리로 둔갑하는 닭살 돋는 퍼포먼스 구경은 공짜다.

# 대만의 밤은 찬란하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만 사람들도 불꽃을 즐긴다. 정월 대보름을 비롯해 각종 명절이면 수도인 타이베이를 비롯, 주요 도시가 등불에 묻힌다. 이 때에는 밤과 낮의 구분이 없다. 지난 대보름 타이베이와 6개 도시에서 2주간 열린 등불축제는 가히 압권이었다. 2,000여 년의 유래를 간직한 이 축제는 도시마다 수십만의 인파를 불러 모으며 섬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등불축제장엔 익살스런 모양의 등(燈)에서부터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등까지 갖가지 등이 내걸려 밤거리를 오색으로 물들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 타이난(台南) 역사공원. 똑같은 모양의 6,000여 개의 등이 걸린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이름하여 ‘소망의 등 숲’.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적은 카드를 등 밑에 걸어놓는다.

무수한 카드들을 뒤적여보면 學業進步(학업진보), 身體健康(신체건강), 愛情長長久久(애정장장구구)등의 문구들이 자주 눈에 띈다. 등불은 만삭인 달이 무색하도록 소망을 밝히며 밤을 지킨다. 대만= 김수연기자 mouse29@hk.co.kr

야시장은 새벽까지 불야성이다. 개구리나 메뚜기에서부터 보양요리까지 맛의 거리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가오슝=김수연기자

타이난에서 펼쳐진 등불축제 행사장. 멀리서 보면 수천 개의 등불이 마치 밤하늘에 영롱한 구슬을 꿰어놓은 듯 하다. 대만관광청 제공

# 대만 여행법

대만은 골프와 온천여행지로도 많이 알려졌다. 타이베이 인근의 타오위엔(桃園)골프장은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 또 대만 온천은 약효가 좋기로 소문나 있어 온천의 나라인 일본에서도 끊임없이 몰려들 정도. 곳곳에 20곳이 넘는 온천이 있으며 대부분 산속에 위치해있어 경관을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대만은 한국에서 2시간 거리로 시차는 1시간 느리다. 인천~타이베이를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화 에바 캐세이 패시픽 타이항공 등이 매일 운항한다. 30일간 무비자로 머물 수 있다.

통화 단위는 NT$(New Tiwan Dollarㆍ중국어로는 위안(元)). 1NT$는 한화 34원이다. 체감물가는 우리와 비슷하다.

아열대성 기후로 한여름을 제외하고 여행하기에 좋은 기후이다. 다만 날씨변덕이 심하므로 우산 지참은 필수. 약국이 드문 편이라 비상약도 필히 챙기도록. 타이완관광청 서울사무소(02)732-2357. www.tourtaiwan.or.kr.

[한국일보 2006-03-02 19:06]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