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이 익는 마을 '구사쓰'

유황이 익는 마을 '구사쓰'

[스포츠서울] 굽이굽이 산길 올라올라 맞닥뜨린 일본 온천마을 ‘구사쓰’(草津·군마현 소재).   유황 냄새가 가장 먼저 반갑다고 코끝으로 안겨온다. 마을 전체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게 우리 온다고 무슨 유황 오리라도 굽는 모양이로구나.   오호라, 유황 냄새에 살살 녹아버린 코끝에서 가락이 절로 흘러나온다. 조이나~ 조이나~(온천물 식히는 ‘유모미’ 행사 때 부르는 전통 노래 후렴구)   ◇유황이 익는 마을   동에서 서로 9㎞, 남에서 북으로 8㎞, 해발 1100m에 위치한 인구 약 7700여명의 작은 마을.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약 세시간 가량 떨어진 그 마을에 들어서면 메케한 유황냄새가 진동하고, 온천밭이라 불리는 ‘유바다케’는 물론, 하수구에서도, 심지어 그곳의 명물이라는 온천만두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른다.   그 마을을 관통하는 천은 ‘유가와’(湯川·끓는 천이란 뜻)니, 마을 전체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유황을 익히는 것이렸다.   일본과 온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본에 약 3100여개의 온천이 있는데 그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럽다면, 한마디로 ‘대단한’ 온천일게다.   이곳 구사쓰 지역을 찾는 관광객만 연 300만명. 중세 에도 시대 때 실시된 온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곳이고, 당시 내로라하는 무사들이 즐겨 찾던 곳이기도 했다.   ‘일본 근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바엘츠 박사(Erwin Von Baelz)가 이곳 온천에 심취해 외국에 전파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온천 백화점   마을 중앙에 ‘유바다케’라 불리는 원천(原泉)이 있다. 일본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가장 넓은 원천으로 구사쓰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과연 밭처럼 펼쳐진 그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꽃이 있었으니, 바로 유황. 1년에 네번 정도 이 유황 가루를 채취해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한다. 유바다케 옆에서는 ‘유모미’라는 온천수 식히는 전통 행사도 재현된다.   ‘온천수를 주무른다’는 뜻으로 기다란 나무 판을 가지고 물을 들었다놨다하면서 온도를 낮춘다. 직접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약 100여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노천 온천,   일본 전통탕인 ‘아와세유’(다섯단계 온도의 탕. 이곳을 번갈아가며 목욕한다), 온천 수영장 등 가히 온천백화점이라 할 만큼 다양한 온천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곳 온천은 Ph 1.7~2.0의 강한 유황 산성온천으로, 동맥경화, 만성 부인병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이 지역 관계자가 말했다. 워낙 산성이 강하기 때문에, 쇠도 배겨나지 못한다고.   그래서 이곳 수도관은 플라스틱으로 돼있다. 물론 생물이 살아있을리 만무. 이곳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은 석회로 중화를 시켜 내보낸다고 한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해있는 고즈넉한 마을. 영화에서만 봤던 일본 전통 여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싸게는 4100엔에서 최고 1인당 4만5000엔)이지만 다다미를 깐 일본 전통 ‘료칸’(旅館)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식 리조트 호텔도 잘돼있어 취향에 맞게 숙식을 선택할 수 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는 구사쓰 국제스키장이 있다. 워낙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이곳에서는 4월까지도 자연 설질을 느끼면서 스키를 탈 수 있다.   최장 8㎞에 달하는 13개 슬로프가 있다. 근처 시레네산은 아직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으로 연기를 뿜고 있는 ‘유가마’(온천가마라는 뜻으로 한라산 백록담 같은 곳)도 관광코스다.   일본어 좀 해야 찾아가는데 문제가 없겠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도쿄역에서 JR 신칸센, 아가쓰마센을 이용, 나가노하라 구사쓰구치역에서 구사쓰행 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www.kusatsu-onsen.ne.jp 참조).   일본 전문 여행사인 에나프투어(enaftour.com), 전통여관 체험은 이오스여행사(ios.co.kr)에 문의하면 된다.   이외에 여행박사(tourbaksa.com)에 59만9000원, 포커스투어(focustour.co.kr)에 89만9000원 패키지 상품이 나와있고, 한진관광(kaltour.com)에도 관련 상품 문의를 할 수 있다.     구사쓰 | 글·사진 황희창기자 teehee@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