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일본여행

일본 후쿠오카,앞만 보고 달려온 삶 작은 쉼표를 찾아서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16. 20:56

 

                 큐슈 후쿠오카

 

앞만 보고 달려온 삶 작은 쉼표를 찾아서

 


비자 면제되고… 엔화가치 떨어지고… 일본이 가까워졌다
 

[조선일보 류정기자]

일본 여행이 더욱 간편하고, 더욱 저렴해 졌다. 단기 일본 비자는 영구 면제됐고, 늘 100엔당 1000원대로 여겼던 엔화 환율은 어느새 830원대로 떨어졌다.

 

도쿄 사람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싸게 일본 규슈(九州)로 여행간다? 저렴한 해외여행 상품이 쏟아지면서 ‘39만원대로 떠나는 2박3일 규슈 여행’도 가능하다.

 

도쿄→규슈는 비행기로 1시간30분, 신칸센으로 5시간30분, 버스로 14시간30분 걸린다. 인천?규슈는 비행기로 1시간10분이다. 도쿄에서 개인이 규슈를 2박3일 여행하려면 얼마나 들까?

 

왕복항공티켓만 3만3000엔(약27만원). 신칸센은 4만엔(약33만원)대다. 숙박비와 경비까지 감안하면 4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도쿄가 아니라 한국에 있다면 39만9000원으로 규슈를 여행할 수 있다. 항공·숙식·세금 포함해서다.

“쇼핑센터만 7군데 돌리는 거 아니야?” “‘팁’하고 ‘옵션’은 필수라고 우길 테지?” 하는 의심은 버려도 좋다. 그럴 걱정 없는 자유여행이다. 단 에어텔(항공편·숙소만 고정)이라는 반 쪽짜리 자유, 일요일 출발이라는 약점이 있다.

 

에어텔 최저가 상품(31만9000원·4~5월 출발 기준)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숙박, 항공료 빼고 8만원으로 2박3일 버티는 건, 공짜 구경거리가 천지인 규슈라서 가능하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일본 섬 규슈는 ‘소박한 일본’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여행지. 아담한 도시 후쿠오카, 귀여운 온천 마을 유후인이 있다. 도쿄 신주쿠나 하라주쿠처럼 코스프레로 분장한 엽기 10대, 빼곡히 들어선 빌딩 숲은 찾기 힘들다.

 

재미로 보는 포춘(fortune) 카드, 바람개비 돌아가는 누군가의 집 마당…. 발걸음 옮길 때마다 소소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섬이 규슈다.

해마다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는 이맘때, 신혼여행으로 갔던 제주도를 다시 가보곤 했던 장철호(43·백색가전㈜ 대표)·박은영(40·㈜PR인사이트 대표)씨 부부가 이번엔 규슈 여행을 계획했다.

 

새벽에 출근하는 남편, 야근 다반사인 부인. 결혼한 지 13년이 됐어도 늘 ‘둘만의 대화’에 목말라 있던 맞벌이 부부는 열한 살짜리 딸을 부모님께 맡기고 지난 5일 규슈로 훌쩍 떠났다.

 

걷고 보고 찍고. 먹고 마시고 웃고. 서로의 말을 나누고 싶어 여행을 떠난 중년 부부는 사흘 만에 ‘말 안 해도 다 아는 친구’가 돼서 돌아왔다.


(후쿠오카·유후인=글·사진 류정기자 [ well.chosun.com])

 

 


   전국대회 금상 탄 고로케, 놓칠 수 없지!

 

 

 

 

[조선일보 2006-03-16 05:40]    

 


부부가 함께 가면 좋은 섬, 규슈
 

[조선일보 류정기자]

첫째날, 규슈 최대 중심지 후쿠오카(福岡) 시내 구경

 

공항에서 하카타(博多)역으로 이동. 역 북쪽 비즈니스급 호텔(특급보다 낮지만 있을 것 다 있다)에 짐만 맡기고 가뿐하게 시내로 나섰다. 역내 인포메이션 센터(092-431-3003)에 들러 한국어 안내책자와 할인 쿠폰북 ‘웰컴카드’를 받는 걸 잊지 말 것.


 

12:00pm 바다 보며 카레 먹기 ‘후쿠오카 타워’


 

도시관광의 첫 단계는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관망. 10번·15번 버스종점에 내려 234m 후쿠오카 타워에 ‘웰컴카드’로 할인 받고 입성했다. 포춘 카드 뽑고, 그림 도장 찍으며 놀다 타워 내 식당에서 해변을 바라보며 카레라이스를 먹었다.(1100엔, 샐러드·차 포함) 폰카메라로 셀프 사진 한 컷!


 

2:00pm 유럽풍 해변, 마리존-시사이드 모모치


 

시사이드 모모치 해변에 다이아몬드형 인공지반을 다져 세운 중세 유럽풍 공원이 마리존. 다이아몬드까지 쭉 뻗은 길에선 분위기 있게 걷고, 바로 옆 모래사장에선 맨발로 뛰었다. ‘지상(地上) 코엑스 몰’로 불러도 좋을 ‘호크스타운’에선 아이쇼핑을!


 

4:00pm 다다미에서 녹차 ‘라쿠스이엔(樂水園)’


 

380엔(녹차+입장:웰컴카드 할인)이면 제대로 ‘물을 즐길 수’ 있다. 대나무 담장, 폭포가 있는 정원이 도심 속에 숨어있다. 정갈한 다다미방에서 부드러운 거품 녹차를 마셨다. 정원 옆 스미요시 신사를 산책해도 좋다. 입장은 무료.


 

6:30pm 야타이 라면


 

규슈 최대 환락가 나카스를 감싸는 강 ‘나카가와’를 따라 형성된 포장마차(야타이)촌에선 돈코쓰(豚骨)라면이 600엔. 돼지뼈를 고아 만들어 약간 느끼한 듯 구수한 맛이 별미. 빨간 등을 달아 놓은 대포집들이 정겹다.

 

둘째날, 아이디어 창고 유후인(由布院)

20대 여성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온천 마을 유후인. 아기자기한 테마용품숍·카페·미술관 100여 개가 늘어선 거리를 둘러보려면 하루는 분명 모자란다. 테마 캐릭터상품들이 여성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후쿠오카시 하카타역 교통센터 3층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2시간30분 후 유후인 도착. 역 앞 다다미 방이 있는 식당 ‘가샤’에서 오므라이스(800엔)로 배를 장전하고 거리로 나섰다.


 

1:30pm 테마 숍 투어


 

도토리의 숲 ‘돈구리노 모리’는 토토로·원령공주·센과 치히로·하울과 소피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 캐릭터 상품이 넘친다. 나무향 가득한 카페 ‘다치노스’엔 30여명의 공예가들이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가방·오토바이 등 놀라운 작품들이 많다. 고양이테마숍 ‘네코야시키’는 고양이 매니아의 천국. 수백가지 표정의 고양이 인형부터 고양이 옷·사료까지 없는 게 없다.


 

3:30pm 긴린코-문짝 없는 시탄유 온천


 

테마숍 거리가 끝나는 곳에 호수(긴린코)가 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 커다란 노천탕 같다. 작은 돌다리에 걸터 앉아 무료 족욕을 즐겼다. 카페 ‘샤갈’ 옆엔 유후인에서 가장 오래된 노천탕 ‘시탄유’가 있다. 문짝이 없는 남녀 혼탕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200엔으로 일본의 원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온천 하려면? 숙박객 전용으로 운영되는 대부분 전통온천여관은 3만엔대의 고가지만 긴린코 근처 ‘센도(仙洞)’에선 ‘입욕+맥주 한잔’이 500엔.


4:00pm 금상 고로케 ‘긴쇼고로케’


 

전국 고로케 대회에서 금상(金賞)을 탄 고로케. 감자와 고기를 으깨 만든 질퍽한 속이 달콤 고소하다. 명란과 감자를 섞은 고로께는 매콤 고소. 마치 자장면과 짬뽕의 관계.


 

7:30pm 한 접시 100엔 회전초밥 ‘스시온도’


 

다시 후쿠오카 역. 일본 최대 전자상품 쇼핑몰 ‘요도바시 카메라’ 4층 식당가에 있는 회전초밥집엔 참치·우나기·장어·고등어 등 초밥 1~2개 한 접시가 무조건 100엔(세금 5엔). 말고기 초밥이 압권이다.

 

셋째날, 후쿠오카 쇼핑의 거리 ‘덴진’(天神)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서쪽, 북쪽으로 두 블럭씩 걸어 건물 한 면을 정원(스텝가든)으로 꾸민 ‘아크로스 후쿠오카’에 도착. 비스듬히 누운 외벽에 809개의 계단이 갈지(之)자 로 엇갈리고 나무 3만7000 그루가 심어져 있는 이색 산책코스.


 

11:00am 쇼핑의 거리, 덴진


 

후쿠오카 최대 쇼핑단지 덴진. 이와타야·미쓰코시 등 백화점과 이무즈(IMS)·덴진코어 같은 복합쇼핑몰이 몰려있다. 거리분위기는 명동을 닮았다. 물가가 비싸므로 한국에선 살 수 없는 아이템을 집중 공략하는 게 좋다. 덴진을 중심으로 나카스, 하카타 리버레인(명품숍 밀집) 등 쇼핑 명소가 방사선으로 펼쳐져 있다.


 

01:00pm 330엔짜리 돼지고기 덮밥 파는 ‘요시노야’


 

덴진 역 근처 어센트 후쿠오카호텔 옆 ‘요시노야’는 돼지고기 덮밥 부타동을 330엔에 파는 체인점. 50엔 추가하면 김치가 얹어 나온다.

(후쿠오카·유후인=글·사진 류정기자 [ well.chosun.com])

 

● 여행정보


일본전문여행사 여행박사는 4월~5월 말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인천에서 후쿠오카로 떠나는 ‘항공+호텔’ 패키지를 31만9000원(세금포함)에 판매한다. 화요일 출발은 33만9000원, 금요일 출발은 41만9000원. 호텔은 하카타역 근처 비즈니스급 호텔로 2인기준 싱글침대(베개 두 개 놓인 세미더블로 다소 좁을 수 있다)다.

 

1인 숙박은 3만원 추가. 1인당 3만원 추가하면 ‘트윈-더블 룸’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특급호텔 북규슈 완전정복’ 패키지는 62만2000원(금요일 출발 65만2000원). 1588-5780, www.tourbaksa.co.kr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