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이야기들/재밋는 일본여행

니가타현, 김 오르는 마을 니가타 발길 닿는곳 모두가 休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16. 21:48

 

                           니가타현

 

              김 오르는 마을 니가타

 

              발길 닿는곳 모두가 休


온천여행
 

[조선일보 이자연기자]

어떤 이들에게 여행은 그저 휴식이다. 목욕하겠다고 비행기 타고 일본까지 가는 '온천족'에겐 더더욱 그렇다. 일정에 맞춰 관광다니는 것도 때론 스트레스.

 

그저 뜨끈한 온천욕에 정종 한 잔 곁들일 고즈넉한 공간이 간절할 뿐이다. 그래서 택한 곳이 니카타현의 츠키오카 온천. 3월 초입의 츠키오카 온천마을은 소박한 풍모 뒤로 따뜻한 치유력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니가타 공항에서 셔틀버스로 약 50분.

 

큼직한 전통여관(료칸)만 20여채가 밀접한 이름 있는 온천 마을로 유민이 출연한 영화 '신설국'의 촬영지지만, 논과 비닐하우스로 둘러싸인 주변 풍경은 우리네 고향 길처럼 촌스럽다.

 

가지 끝엔 새순이 돋기 시작했는데 논두렁엔 여전히 눈이 소복했다. 이 눈이야 말로 니가타의 쌀과 청주(사케)가 전국 최고로 꼽히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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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는 일본의 대표적인 곡창지입니다. 물이 맑고 눈이 많아서 쌀(고시히카리)이 맛있고, 이 쌀을 깎아 눈 녹은 지하수로 빚은 청주도 일품이지요. 보통 3월까지 눈이 오는데, 올해는 특히 많이 내렸어요.”


 

일본 내 전통여관 종합 랭킹 30위권에 든다는 세이후엔(淸風苑·0254-32-2000) 호텔에 들어서자 활력이 넘치는 히구치 키요시(?口淸) 사장이 성큼성큼 걸으며 안내한다. 빠른 걸음과 팽팽한 피부. “수십년간 매일 아침 한 온천욕이 건강비결”이란다.

 

츠키오카 온천은 일본 내에서 ‘미인탕’ ‘불로장수탕’으로 통한다. 온천수에 일본 최고 수준의 황화수소가 함유돼 있어 피부가 고와지고 아토피나 어깨 걸림, 당뇨, 천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집 한 채 없던 늪지대가 군인 요양소로, 또 온천마을로 변모한 것도 타이쇼(大正) 5년 이 온천수의 ‘약효’가 소문나면서부터. 비교적 시골에 자리한 탓에 외국엔 덜 알려졌지만 덕분에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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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 산재한 크고 작은 욕탕 10여개 가운데 ‘미인탕’이라는 간판이 붙은 에메랄드 그린 빛 유황탕에 몸을 담갔다. 삶은 달걀 냄새가 진동하는가 싶더니 차츰 물 먹은 화초처럼 온 몸이 반질반질해지는 기분.

 

정원으로 건너가 조그만 노천탕을 독차지하고 앉아 있자니 시간마저 더디게 흘러간다.


한 여성이 예닐곱살 돼 보이는 딸과 6개월 된 둘째를 안고 탕에 들어 왔다. 가와사키에 사는 서른 세살 주부 세이코씨. 주말을 틈 타 온 가족이 놀러 왔다고 한다.

 

“그렇게 갓난아기를 탕에 데리고 들어가도 괜찮냐”고 했더니 “온천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한다. 아기 손님이 많은지 탈의실 양지바른 창가에는 아기 침대가 마련돼 있다.

 

칸막이마다 5각 거울이 달린 화장대에는 1인용 헤어드라이어에 1회용 빗, 개별포장된 면봉과 화장솜, 클렌저, 로션, 매니큐어와 리무버까지 비치돼 있어 ‘일본식 서비스’의 진가를 느끼게 한다.

붉은 유카타(浴衣)를 걸치고 방으로 돌아 왔다. 앉은뱅이 의자가 놓인 전통 다다미방. 탄산음료와 초콜릿이 든 냉장고(미니바) 대신, 작은 서랍장 안에 녹차 다기 두 세트가 들어앉았다.

 

티백이 아닌 것만도 고마운데, 꽉 찬 찻잎통은 카페인 함유량에 따라 ‘낮용’, ‘밤용’이라고 따로 쓰여 있다. 한 차원 높게 ‘웰빙’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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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천의 즐거움은 생선회, 샤브샤브, 튀김 등이 조금씩 함께 나오는 가이세키 요리 맛보기. 기모노 입은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방 안 탁자 위에 그림 같은 저녁상을 차려 준다.

 

각기 다른 모양의 접시에 담긴 산채와 해물의 도드라진 색상이 입보다 눈을 먼저 간지럽인다. 특히 얼음 그릇에 담겨 나오는 단새우(아마에비)가 일품. 탱탱한 살이 입에서 톡 터지듯 녹아 내린다. 니가타산 청주 ‘몽(夢)’. 첫 맛은 맑고 뒷맛은 그윽했다.

잠시 로비에 내려 갔다 오니 어느새 밥상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푹신한 요와 이불이 깔려 있었다. 사방은 조용하고, 창 밖으론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여관 굴뚝에서 뭉실뭉실 수증기가 끓어오른다. 차 소리도, 고함 소리도 없는 시골 밤. 이렇게 ‘오로지 휴식을 위한 시간’을 보낸 게 얼마만이던가.


 

(니가타=글·사진 이자연기자 [ achim.chosun.com])


여행수첩

 

●가는 방법


니가타 공항까지 직항(대한항공)으로 2시간 소요. 4명부터 항공요금이 할인 된다.

 

제이트래블(02-2039-5100·www.jtravel.co.kr)은 전통 온천여관(호텔) 2박 및 조·석식(가이세키), 왕복항공료, 공항~호텔 교통편을 포함한 여행상품을 1인당 59만9000원에 판매한다. 오케이투어(02-3705-2200)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비즈니스 호텔에 묵으며 하루 온천욕 하는 상품은 39만9000원부터.

●즐길 거리


3월말까지 ‘백조의 호수’로 불리는 ‘효코(瓢湖)’에 가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백조 300~800마리가 가득 찬 호수를 볼 수 있다. 4월이면 호숫가에 벚꽃이 만개한다. 어른들끼리라면 400년 전통의 ‘이치시마(市島)’ 양조장(0254-22-2350)에서 청주를 시음해 보자.

 

니가타에서 유명한 청주 ‘고시노간빠이(越の寒梅)’는 웬만한 주점이나 호텔에선 다 판다. 세이후엔에서 3분 거리인 ‘이치로 스시·0254-32-2526)’는 규모는 작지만 재료가 신선하다.

 

상어 껍질 입힌 도마에 갈아 주는 싱싱한 와사비가 별미. 니가타 특산 쌀 과자는 아이들 선물로도, 술 안주로도 괜찮다. 기타 문의 니가타현 서울사무소(02-773-3161·www.niigata.or.kr), 니가타현 관광청

 

(www.niigata-kankou.or.jp)

 

 

>> 일본 유명 온천지

 

●구사츠·시라네(간토 군마현): 120년 전 독일인 의사에 의해 알려진 온천. 활화산인 시라네 산에 위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에서 하이킹할 수 있다.


 

●하코네(간토 가와가나현): 도쿄에서 가까워 반나절이면 목욕하고 돌아올 수 있다. 호수 주변 케이블카, 유람선 등 관광시설이 발달.


 

●이부스키(규슈 가고시마현): 온천열로 뜨거워진 모래 속에 누워 있는 모래 찜질로 유명하다.


 

●운젠·시마바라(규슈 나가사키현): 해발 700~800m로 여름철 기후가 시원해 피서하기 좋다. 유황연기로 적색이나 황색으로 변색된 지면에서 열기가 분출하는 풍경이 장관.


 

●이와키(후쿠시마현 도호쿠): 과거 탄광촌이었으나 현재는 탄갱에서 온천수를 끌어올린다. 테마파크 스파리조트 ‘하와이언즈’가 있다.


 

●도고(시코쿠 에히메현): 일본에서 가장 오래 됐다. 3000년 역사를 자랑. 대중욕탕 중 최초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대형 목조건물이 있다.


 

●벳부(규슈 오이타현): 온천의 원천 숫자와 종류가 일본 내에서 가장 많다. 일본 원숭이를 볼 수 있는 자연동물원 등 레저시설이 있다.


 

●게로(주부 기후현): 류머티즘 질환에 좋다고 알려진 온천. 자유롭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순회티켓을 판매한다.



 



        雪國의 온천에서`天國`을 꿈꾼다

 

 

 

[헤럴드경제 2005-12-01 15:23]

 

온천ㆍ눈의 고장 日니가타현

피부미용 탁월한 온천 즐비… 스키어도 年800만명 이상 북적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일본의 동해, 니가타(新潟)현. 우리에게는 2002년 한ㆍ일 월드컵과 지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설국(雪國)`의 무대가 됐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니가타`는 지명보다 설국(눈의 나라)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리는 도시`하면 많은 이가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와 아오모리(靑森)를 연상하지만 노벨상 시상 이후 니가타는 일본 겨울풍광의 대명사가 됐다.

 

그런 니가타에 겨울이 왔다. 그리고 눈(雪)이 뒤덮였다. 사람 키만큼 내리는 눈은 이 지역 스키장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지 오래. 너무 많이 내리는 눈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마시라. 도심이 교통대란에 시달리고 산골이 고립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연간 800만명의 스키어가 방문하는 니가타지만, 사실 이곳은 `물(水)` 좋기로 소문났다. 산간부에서 일본의 동해로 흐르는 `시나노 강`은 일본에서 가장 긴 강에 속한다.

 

그 유역에 펼쳐진 비옥한 `니가타 평야`는 쌀농사를 활발하게 만들었다. 드넓은 일본의 동해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풍부하게 잡아올리는데, 이와 같은 천연의 식재료는 시내 중심부 후루마치(古町)의 뒷골목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음식점들이 들어서게 했다.

 

품질이 좋은 쌀과 맛이 뛰어난 물을 원료로 한 일본 굴지의 청주도 일품이다. 100여곳의 양조장이 밀집한 청주산지로, 신선한 어패류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가게들도 많아 자연의 미각과 일본의 전통을 음미할 수 있는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유명한 나베자야(鍋茶屋)에서는 향토요리를 먹으며 구슬피 흐르는 샤미센(三味線) 가락에 맞춰 전통춤을 추는 게이샤(藝者ㆍ기생)의 춤사위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방인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온천`. 그 중 니가타의 츠키오카 온천(月岡溫泉)은 빼어난 온천지역으로 `니가타의 안방`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예로부터 `미인이 되는 온천`이란 말이 있을 만큼 이름난 곳이다.

 

츠키오카는 일본 전통숙박 형태인 료칸으로 유명하고, 게이샤들이 지금도 200여명 활동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전통이 살아있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츠키오카 온천은 피부미용에 특히 효과가 있어 이 물로 온천욕을 하면 미인이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피부질환ㆍ아토피ㆍ건성피부ㆍ노인 관절ㆍ부인병 등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코를 찌르는 유황냄새 때문에 처음엔 견디기 힘들지만 탕 속에 앉아있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진다. 온천욕을 끝낸 후에는 물기를 바로 닦아내지 말고 자연적으로 말리는 게 몸에 더 좋다.

 

츠키오카에서도 외국여행객이 즐겨찾는 곳은 가호우(華鳳) 호텔이다. 일왕(日王)을 비롯해 고급관리 연예인 등이 즐겨찾는다. 6000여평에 이르는 대정원은 고목이 우거지고 꽃과 허브가 가득한데, 이는 각각 플라워존ㆍ허브존ㆍ삼림욕존으로 나눠져 있다.

 

산책하며 대정원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하다. 더욱이 실내온천풀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호텔 6층에 자리한 귀빈실은 각 방에 개별온천이 가능하도록 특별시설이 돼 있다.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기려는 이방인에게 어울린다. 순백의 겨울 속에 즐기는 노천온천은 바삐 사는 도시인의 피로를 달래주고도 남는다.

김지만 기자(manji@heraldm.com)

 

 

관련상품

일본은 온천의 나라다. 2000여개가 넘는다. 이맘 때면 여행사마다 수많은 패키지상품을 출시하지만 그 안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일본 온천패키지상품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온천지 벳푸(규슈) 유후인(규슈) 유모토(하코네) 운젠(나가사키) 노보리베쓰(홋카이도) 등 온천 5곳을 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명이 헷갈린다면 지역명으로 구분해보자. 일본은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규슈 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현`은 우리의 `도`개념으로, 4개의 섬 안에 현들이 포함된 것이다.

 

최근 저렴한 선상패키지상품은 일반패키지상품보다 50% 이상 싸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배로 여행을 하기 때문에 왔다갔다 하는 여정만 최소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일본 전통여관 숙식`이란 타이틀이 붙은 패키지는 다른 상품보다 배 정도 비싸다.

 

일본의 여관은 호텔보다 비싸다. 대부분 전통이 깊은 곳이라 시설이 훌륭하고 역사적 가치도 드높다.

 

온천 시 유의해야 할 사안은 만성질환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는 것. 고령자 유아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산성천 유황천 등의 입욕을 금하고, 고혈압 심장병 등이 있는 사람은 염화물 온천수를 마시면 좋지 않다.

 

하늘땅여행(www.skylandtour.com))은 니가타 시내를 둘러보고 츠키오카 온천도 이용할 수 있는 `니가타 자유온천여행 3ㆍ4일`여행을 안내한다.

 

전통객실인 다다미룸을 이용하고 일본식 가이세키 석식도 제공된다. 일정 동안 니가타 최고의 호텔로 손꼽히는 가호우(華鳳) 호텔에 투숙한다. 3일 79만9000~99만원, 4일 94만9000~119만9000원.

 

 


      미용액이 800원! ‘100엔숍’도 들르자

 

 

[조선일보 2006-03-16 05:40]    

 


니가타
 

[조선일보 이자연기자]

일본에 갔다면 ‘100엔숍’에 한번쯤 들러봐야 한다. 한국에 ‘다이소’ 같은 ‘1000원숍’이 생기면서 일본 ‘100엔숍’들의 매력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건 뭐지?” 싶은 신제품이 몇 개는 있기 마련. 니가타의 100엔숍 ‘세리아(Seria) 생활양품점’에서도 그랬다.


 

‘히알루론산’ ‘플라센타’ ‘스쿠알렌’ ‘아미노산’…. 뭐에 쓰는 것들인지도 알쏭달쏭한 제품들이 ‘인기 폭발’이라는 간판 아래 모여 있다.<사진> 아껴쓰면 얼굴에 10번은 바를 6㎖짜리 미용액이 세상에, 우리돈 830원씩! 태반원액인 플라센타나 탯줄 성분이라는 히알루론산 등은 일본 책 ‘뷰티 마니아’에서 주인공이 주사로 맞아가며 열광하던 성분들.

 

포장지에는 ‘혈액순환에 좋다’ ‘보습 효과’ ‘피부결을 정돈하고 탄력을 준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 불가. 어차피 재미로 사는 거다.

목욕용 입욕제도 눈길을 끈다. 딸기향·오렌지향·라즈베리향·밀크향 등 색깔별로 예쁘게 포장된 파우더가 두 봉지에 100엔. 온천수 성분을 배합했다는 비누도 사고 싶어지는 아이템이다.


 

물론 ‘핸들 열반사 커버(땡볕에 주차했을 때 핸들이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한다)’ 같이 머리를 굉장히 굴린, 그러나 별 필요 없어 보이는 제품도 있다. 싸다는 생각에 흥분해서 사지 않도록 조심! 정확히 말하면 세금 포함 105엔이고, 원가가 더 싼 제품도 같은 가격에 판다.


 

(니가타=이자연기자 [ achim.chosun.com])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