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들/건 강 이야기

장이 두루두루 편하려면

향기男 피스톨金 2006. 3. 21. 22:31

 

            장이 두루두루 편하려면

 

 

[중앙일보 박태균.강일구] 최근 대장(大腸) 건강의 키워드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과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이다.
 
200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기구(FAO)의 합동전문가위원회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살아있는 미생물로 적당한 양을 섭취하면, 건강에 유익한 세균’이라고 정의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세균이 아니라 이미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한 세균의 성장을 돕는 성분이다. 올리고당·식이섬유가 대표적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일러스트레이션=강일구 ilgoo@joongang.co.kr

 

모유를 먹은 아기의 장이 더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모유에 포함된 프리바이오틱스(올리고당) 덕분이다. 요즘 출시되는 일부 분유.건강음료.유아식.식사 대용식엔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이 들어가 있다.

 

최근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는 제품까지 나왔다. 유산균 음료에 올리고당을 첨가한 제품이 예다.

 

◆ 발암 물질 생성 억제, 피부 미용에도 도움

 

대장 안엔 무수히 많은 세균이 산다. 대변 1g에 들어 있는 세균수는 약 1000억 마리에 달한다. 대장에 사는 세균은 장 건강에 이로운 유익균과 해로운 유해균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유익균은 비피도 박테리아.락토 바실러스 등 유산균이다.

 

 이 유산균은 장내에 존재하는 부패 세균.병원균.식중독균 등 유해균의 성장을 막는 작용을 한다. 장내에서 유산균의 세력이 약해지면 설사를 일으키는 것은 이래서다.

 

그러나 유익균은 나이가 들면서 비율이 줄어든다. 이것이 김치와 유산균 음료 등 프로바이오틱스를 즐겨 먹어야 하는 이유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건강상 이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해균이 장내에서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것을 억제해 대장암을 예방한다. 변비를 예방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의 주범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도 죽인다.

 

◆ 사스.AI.어린이 설사 예방

 

학계에선 프로바이오틱스가 독감.조류 인플루엔자(AI).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겨울철 어린이 설사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인이 사스에 걸리지 않은 것은 김치의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덕분이란 추론도 제기됐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프로바이오틱스의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물실험에선 프로바이오틱스가 독감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을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겨울철 어린이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인 로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도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적이다. 로타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장내 세균(유익균과 유해균)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 설사를 예방한다는 것.

 

현재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에 특효약(백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겨울철에 감기가 잦은 어린이는 평소 김치나 유산균 음료를 즐겨 먹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동치미.피클.유산균 음료 즐겨 먹어라

 

김치를 즐겨 먹어야 한다. 김치는 전통 발효식품의 대명사로 유산균의 보고다. 과거엔 김치 속에 든 유산균은 위산에 약해 장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최근 부산대 김치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김치의 유산균은 거뜬히 장까지 안착한다. 오이지.동치미.피클 등 절임 채소에도 유산균이 들어 있다.

 

빵 속에도 유산균이 들어 있으나 굽는 과정에서 죽는 것이 문제다. 유산균을 분말화해 건조한 정장제도 이용할 만하다. 일부 유아용 분유엔 정장제가 첨가돼 있다.

 

특히 정장제는 장기간의 해외여행시 휴대하면서 섭취하기에 알맞다. 수백억 마리의 유산균이 든 발효유를 하루 한 병 이상 먹는 것은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법이다.

 

도움말=경희대 약학과 김동현 교수,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우경 교수, 강남서울외과 오소향 원장,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이정열 책임연구원

 

◆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에 대한 오해

 

■ 유산균 발효유는 충치를 유발한다 -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은 유산균 발효유에 사용되지 않는 세균이다. 또 발효유에 든 설탕의 양은 미미하며 최근엔 다른 감미료도 쓴다.

 

■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면 금세 대변이 황금색으로 변한다 - 장내 세균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장기간 음용해야 대변 색깔에 영향을 미친다.

 

■ 김치의 유산균은 장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 장까지 도달하는 것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 유산균 발효유는 대부분 위에서 죽는다 - 약이 아니므로 식전.식후 어느 때 먹어도 무방하다. 유산균은 위에서 대부분 죽지 않고 소장.대장까지 전달된다.

 

■ 발효식품을 즐겨 먹으면 살찐다 - 발효식품은 열량이 낮다.

 

자료=대한영양사협회.부산대 김치연구소

[중앙일보 2006-03-17 06:02]    

 

 

 

 

JennyFlute(젤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