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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건강하게 마신다, 폭탄주의 비밀

향기男 피스톨金 2006. 9. 20. 07:40

 

        술 건강하게 마신다, 폭탄주의 비밀

 





오늘도 거래처 사람을 만나야 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 김씨는 술을 잘 못 마신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김없이 폭탄주를 돌린다. 폭탄주가 빨리 취기를 돌게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어색한 자리를 피하려면 약간 취기가 올라온 상태에서 대화를 하는 게 더 낫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또 빨리 취하기 때문에 일찍 귀가할 수 있다는 것도 폭탄주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도수가 높은 술에 속하는 양주나 소주를 그냥 마시기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몇 년 전 국회 청문회에 나온 한 증인이 양주를 그냥 마시면 독해 맥주에 넣어 먹는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주위에서 보면 독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폭탄주는 몇 잔 마실 수 있다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스트레이트보다 도수는 낮다

김씨의 생각처럼 폭탄주는 정말 양주를 순하게 만드는 것일까.

폭탄주 1잔의 도수를 계산해 보자. 알코올 양은 ‘술의 양×농도’이다. 예를 들어 500cc 생맥주 한 잔의 도수가 4.5%라면 500cc×0.045=22.5g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 양주 폭탄주는 양주와 맥주가 섞인 술이다.
 
40도인 양주 한 잔이 37.㎖라 했을 때 알코올의 양은 15g이다. 나머지 맥주량이 163㎖라 하면 여기 포함된 알코올 양은 7.2g이다. 22.2g의 알코올을 폭탄주 1잔인 200㎖로 나누면 도수는 11도가 된다. 양주의 양에 따라 도수는 약간 차이 날 수 있다.

소주폭탄주도 비슷한 도수가 나온다. 20도 소주 잔 1잔을 50㎖라 했을 때 알코올의 양은 10g이다. 여기에 맥주량을 150㎖라 하면 6.7g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소주폭탄주의 알코올 총량은 16.7g이다.
 
이를 200㎖로 나누면 8도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양주 폭탄주가 소주폭탄주보다 알코올 도수는 더 높다. 하지만 같은 동량의 잔을 사용하면 양주폭탄주가 더 도수가 올라가게 된다.

어쨋든 한 잔의 폭탄주는 10도 내외의 ‘순한 술’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술의 종류보다 마시는 양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양주가 몸에 더 나쁜가 폭탄주가 더 나쁜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데 이는 옳지 않다”며 “얼마나 많은 양의 알코올을 내 몸에 넣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잔만 놓고 볼 때는 폭탄주가 순한 술일 수 있지만 실제 폭탄주가 돌아가는 자리는 폭음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분위기 상 취할 때까지 돌아가는 잔 때문에 알코올을 섭취하는 절대량은 폭탄주가 더 많다는 얘기다.

■폭탄주 왜 빨리 취하나

폭탄주를 돌리는 목적은 빨리 취하는데 있다. 실제로도 폭탄주는 다른 술에 비해 빨리 취한다.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 술은 이들의 첨가물들이 화학적인 상호반응을 하여 숙취를 조장하고 쉽게 취하게 한다.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인 10∼15도는 위장과 소장에서 알코올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는 상태가 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폭탄주가 빨리 취하는 것은 맥주에 섞여있는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폭탄주는 위장 장애나 급성 위염, 간 장애 등을 일으킬 확률이 다른 술 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또 양주보다 순한 맛도 술을 들이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될 확률이 높다.

신촌세브란스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40도의 양주를 낮은 도수로 희석시킨 폭탄주는 술맛이 순하므로 마시는데 부담이 적어진다”며 “이 때문에 연속적으로 서로 잔을 돌리게 되고 이는 빠르고 과다한 알코올섭취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술자리, 이것만은 기억하자

물론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나 막걸리도 많이 마시면 그만큼 알코올 섭취가 많아지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간은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마신 알코올의 절대량이 많을수록 타격을 받을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음을 할 때 약을 함께 먹는다던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간이 보호되리라는 것도 기대에 불과하다. 기름진 안주는 알코올의 흡수를 느리게 하여 빨리 취하지 않는 효과는 있지만 알코올은 결국 모두 흡수되어 간에 도달하게 된다.

술을 마시면서 숙취 해소를 위해 음료수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등도 역시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커피의 카페인 오히려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간의 해독작용에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마시게 될 때에는 매일 마시지 말고 2∼3일 이상의 간격을 두는 것이 그나마 간을 쉬게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간은 강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는 장기이므로 며칠 지나면 술에 의해 손상된 간세포가 복구되기 때문이다. 또 하루 1∼2잔의 알코올은 몸의 활력소가 될 수 있고 긴장을 푸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섭취해도 무방하다.

※술자리에서는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게 된다. 소주, 맥주, 위스키 등 각종 술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마시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주

가장 쉽게 마시는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20%인 독주다. 따라서 위장에 부담을 주기 쉽다. 보호막 없이 곧바로 위 점막을 자극할 경우에는 위염이나 가벼운 출혈을 가져올 수도 있다. 소주를 마시기 전에는 위를 든든하게 채우고 안주를 곁들여 마셔야 한다.

■맥주

알코올 농도 4도로 도수가 가장 낮은 맥주는 보통 여름철에 더위를 쫓고자 한 잔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맥주는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높이기 때문에 살찔 위험이 크다. 그러나 안주를 현명하게 선택하기만 하면 문제없다.
 
흔히 맥주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땅콩, 감자튀김, 버터 오징어구이 등은 피한다. 칼로리가 높은 것은 물론이려니와 짭짤한 안주는 갈증을 돋워 술을 더욱 많이 마시게 한다. 대신 비타민이 듬뿍 든 싱싱한 야채를 선택하면 살찔 염려도 없고 술 깨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위스키

알콜 도수 40도로 독주로 분류되는 위스키는 마시게 되면 급하게 마시면 안된다. 스트레이트로 원샷을 했을 때 위장의 맨 아랫부분(유문)이 경련을 일으켜 장으로 내려가는 출구가 순간적으로 막혀 버린다. 따라서 알코올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그만큼 위 점막이 손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다른 음식물의 소화도 어렵게 한다.
 
독한 술을 급히 마셨을 때 구토를 하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 양주를 마실 때 얼음이나 물에 타서 마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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