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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어느새 중년(中年)이다.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몸은 굳어져 말을 듣지 않는다. 아무리 허리를 굽혀도 손끝이 발에 닿지 않는다.
피부는 까칠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져 듬성듬성 두피가 보인다. 만만했던 팔굽혀 펴기도 힘들고, 계단을 몇 층만 올라도 숨이 차다. 친구와 직장 동료 가운데 암이나 성인병에 걸려 수술하거나 치료받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덜컥 겁이 난다.
하루가 다르게 튀어나오는 배를 보고 한숨을 쉰다. ‘이러다 내가 제명에 못 죽지.’ 그래도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식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주기적으로 삼겹살에 소주가 그립다. 심지어 폭탄주까지.》
마흔 살 안팎 직장인들의 자화상이다. 대개 한두 번쯤은 굳게 결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도전하곤 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빡빡한 직장생활과 나쁜 생활습관이라는 ‘이중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몸짱은 남의 얘기였다.
동아일보 헬스&뷰티 팀은 중년을 맞은 남성 직장인들에게 ‘나도 몸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중년 기자 2명의 ‘몸짱 도전기’를 연재한다.
헬스&뷰티 팀 주무인 이호갑(40) 기자는 불규칙한 생활과 과음, 과식으로 인해 뱃살이 장난 아니게 튀어나와 별명이 ‘올챙이’인 배불뚝이다. 같은 팀 편집자인 김용길(42) 기자는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붙지 않아 ‘마른 꺽다리’로 불린다.
두 기자는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술을 절제하고 나쁜 생활습관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생생한 체험기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발행되는 ‘헬스&뷰티’ 테마섹션을 통해 소개된다.
몸짱이 되려면 하루라도 젊었을 때, 즉 20대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년이 넘으면 멋진 근육을 만들고 싶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으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은 줄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은 늘어나 운동을 해도 젊었을 때처럼 지방이 쉽게 타지 않고 근육도 잘 형성되지 않는다.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번 ‘몸짱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스포츠의학에 정통한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02-3410-3847)의 박원하 교수가 총감독을 맡았다. 박 교수는 풍부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기본 틀을 잡았다. 두 기자의 질환을 체크하고 체력을 측정한 뒤 처방전도 내놓았다.
몸짱 만들기의 웨이트 트레이너는 US PTA(미국 개인트레이닝협회) 한국 책임자 숀 리(flexxlee@hotmail.com) 씨가 담당했다.
피트니스 프로그램에 복싱, 격투기 등을 결합시킨 한국 최초의 멀티짐인 더블에이치(02-515-0900)는 각종 운동시설과 기구를 협찬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박원하 교수의 진단 “속보나 사이클로 부담없이 출발”▼
두 기자 모두 특별한 질환은 없다.
이 기자는 복부 비만으로 전체적인 체력이 약하다. 매일 유산소 운동을 통해 300kcal 이상을 소모해야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사이클과 트레드 밀을 타거나 조깅을 하면 좋지만 무릎 상태가 불안한 만큼 우선 속보나 사이클 타기를 권한다. 무릎 주위의 근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김 기자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치보다 약간 높게 나왔지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김 기자는 꾸준히 운동을 해 온 덕택에 체력은 대체로 양호하다. 하지만 심장판막 수술을 받아서인지 심폐기능이 약하다. 따라서 심폐기능 강화를 위해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단, 조깅은 심장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트레이너 숀 리 씨의 몸짱설계 목표▼
李기자 ― 근육강화와 복부지방 제거 병행
金기자 ― 체력비해 근육부족… 상체 강화
《숀 리(사진)는 “몸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식단을 짜줄 수 있지만 처음 한 달 동안은 평소처럼 먹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
그 대신 5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키라고 요구했다.
오후 7시 이후 너무 배가 고프면 계란 흰자,생선살,닭 가슴살,붉은 살코기 등 단백질 위주로 조금 먹고 브로콜리 등 야채를 섭취한다.》
두 기자에게는 ‘초보자 몸짱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시간에 쫓기는 탓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들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다. 운동 횟수를 주 3회, 운동 시간을 40∼60분으로 조절해 ‘오버 트레이닝(over training·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배려한다.
또 과부하가 되면 머리가 아프고 입맛이 없으며 잠이 안 온다. 다음 날 아침 폭식하기 쉬워 체지방이 늘어난다. 온몸이 쑤시고 관절이 아파 의욕을 잃게 된다. 특히 과부하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어렵게 만든 근육이 없어지고 체력만 소모된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복부 비만이 심한 이 기자는 상체와 하체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만드는 동시에 배에 몰린 지방을 빼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 5회의 유산소 운동과 복근 운동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조깅보다는 경사를 높게 해 빠르게 걷는 파워 워킹이나 스테퍼(stepper)가 좋으며 시간은 40분 이상이 적당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한 가지 운동을 15∼20번 반복하는 것을 한 세트로 하는 ‘하이 렙(high rep)’ 방식을 권한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다.
체격에 비해 근육이 부족한 김 기자는 근육 키우기에 전념해야 한다. 특히 하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체를 발달시켜야 한다. 근육 운동은 이 기자와 반대로 한 가지 운동을 8∼10번 반복하는 것을 한 세트로 하는 ‘로 렙(low rep)’ 방식으로 근육 손실을 방지한다.
유산소 운동도 등산과 조깅은 자제하고 속보나 사이클을 하는 게 좋다. 시간은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등산이나 조깅까지 하면 하체에 과부하가 걸린다.
물을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몸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하루 3L 이상 먹어야 한다.
운동하면서 1L 이상 마시고, 식사할 때를 빼고 수시로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물 한 컵을 마신다. 물을 마셔야 살이 잘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