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SKI)이야기들/한 국 스키(ski)

올 시즌엔 스키장 이렇게 변해요,스노보드''시즌놀이'' 열풍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1. 11. 14:36

 

           올 시즌엔 스키장 이렇게 변해요


올해도 어김없이 스키·스노보드 시즌이 돌아왔다. 이번 주초 첫눈이 내리자 용평 리조트와 휘닉스 파크는 개장 날짜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매년 진화를 거듭해 온 스키장들은 올해도 저마다 광폭 슬로프나 숙소를 확충했고, 초고속 리프트를 들여 놓거나 곤돌라를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12월에는 강원랜드의 하이원 스키장과 오크밸리의 스노우 파크가 강원도에 새롭게 문을 연다. 2006∼07 시즌을 맞은 주요 스키장을 꼼꼼히 살펴봤다.

 

# 하이원과 스노우 파크 개장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수는 18면의 슬로프를 갖춘 강원랜드 하이원 스키장의 등장이다. 다음달 8일 개장하는 하이원은 슬로프 총연장이 21㎞로, 용평 리조트(32㎞)와 무주 리조트(22㎞·실제 오픈하는 슬로프 길이)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 규모다. 베이스도 두 곳을 뒀고, 스키장 전체를 곤돌라 3기와 리프트 5기가 연결한다.

 

또 컨베이어 벨트가 대개 보더들을 위한 파이프나 초보자 슬로프에 설치됐던 것과 달리, 11기가 각 슬로프를 오가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곤돌라에서 내리자마자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각 슬로프로 이동한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짧아 심리적인 대기 시간은 더 짧게 느껴진다는 게 하이원 관계자의 설명.

 

제원에서는 용평이나 무주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에서 승용차로 4시간 정도 걸리고, 400여실의 스키장 콘도 객실을 제외하면 주변에 펜션 등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 흠. 하이원측은 다음달 10일부터 장비를 숙소까지 옮겨주는 원스톱 서비스가 포함된 왕복 스키 열차를 운행해 장거리 스키·보드 족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역∼강원 고한역’(약 4시간)과 ‘부산 부전역∼고한역’(약 5시간)을 오간다.

 

◇휘닉스파크 모글과 에어리얼(왼쪽), 현대 성우리조트 야경.

 

강원 원주에 다음달 1일 개장하는 오크밸리 스노우 파크는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슬로프 9면에 총 연장 6.1㎞로, 규모에서는 지산리조트(11면 6.9㎞), 양지리조트(7면 5.2㎞), 강촌리조트(10면 6.8㎞)와 비슷하다.

 

숙박시설(콘도 240실, 호텔 100실)은 부족하지만 이동 시간이 짧아 당일치기 스키·보드 마니아들이 자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다른 스키장처럼 표고차가 크지 않아 날씨에 따라 설질과 슬로프 상태가 쉽게 변하는 게 단점.

 

# 넓은 슬로프와 대기 시간 단축, 숙소 확충이 화두

 

기존 스키장들은 3∼4년 전부터 스키어들보다는 스노보더들에게 초점을 맞춰 슬로프와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보더들이 자유롭게 활강할 수 있는 광폭 슬로프가 2곳 더 생기고, 보더 파이프나 다양한 기술을 펼칠 수 있는 펀박스를 확장한 스키장이 많다. 초고속 리프트를 들여오거나 곤돌라로 교체하고, 숙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찜질방을 운영하는 곳도 늘었다.

 

2004∼05 시즌에 폭 180m의 메가그린 슬로프를 열어 보더들의 입맛에 맞는 광폭 슬로프 시대를 연 용평 리조트는 올해 슬로프의 설질 향상을 위해 제설기 70대를 보강했다. 다음달에는 338실의 그린피아 콘도를 개관하고, 드래곤 밸리 호텔 주차장 건너편에 찜질방도 새로 연다. 이번 시즌부터 1.5㎞의 골드 파라다이스 슬로프를 밤에도 열어 슬로프 31면 중 13면이 야간에도 운영된다.

 

◇대명 비발디파크 새벽스키(왼쪽), 무주리조트 프리웨이 슬로프 상단.

 

이번 시즌에 광폭 슬로프를 새로 연 곳은 성우 리조트와 양지 리조트. 델타3와 델타4 슬로프를 하나로 합쳐 폭 130m의 초·중급자용 광폭 슬로프(델타 플러스)를 만든 성우는 슬로프 수가 19개로 줄었다. 리프트 8기와 곤돌라 1기는 지난 시즌과 변함없다. 광폭 슬로프를 비롯해 7면의 슬로프를 운영하는 양지 리조트는 리프트 1기를 더해 6기로 대기 시간을 단축시켰다.

 

슬로프 총면적 38만평 중 이번 시즌에 33만평을 운영해 국내 최대 슬로프 면적을 자랑하는 무주 리조트는 초급자 슬로프를 먼저 열었던 예전과 달리 꼭대기부터 문을 연다.

 

정상 슬로프부터 개방하는 것은 국내 첫 도입되는 방식이다

이번 시즌부터 8인승 고속 곤돌라로 교체한 대명 비발디 파크는 올해 7월 개장한 물놀이 테마파크 ‘오션월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오션월드에는 객실난 해소를 위해 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찜질방을 갖췄다.

 

휘닉스 파크는 가족 여행객을 위해 보드와 스키는 물론 눈동산, 이글루 체험 존 등으로 꾸민 키즈 파크를 새로 선보인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세계일보 2006-11-10 09:06]    

 

스노보드와 스키는 돈이 제법 많이 든다. 각종 할인 혜택을 받고 스키장 찾는 시간을 잘 따지는 등 기본 사항만 잘 챙겨도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알뜰족을 위한 6계명을 소개한다.

 

▲할인 정보 챙기기=첫걸음은 리프트 할인권 확보다. 스키장 홈페이지에서 모바일 회원에 가입하고, 할인 적용 신용카드를 확인한다. 리프트나 장비 대여, 스키장 숙박 등을 30∼50% 싸게 해결할 수 있다.

 

▲시즌 리프트권=15일 이상 스키장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시즌 리프트권을 구입한다. 9∼10월부터 판매하며 일찍 구매할수록 할인 폭이 크다.

 

▲시즌방 vs 찜질방=숙박 여행이 잦다면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시즌 방을 이용한다. 정규 멤버로 이용한다면 30만∼50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필요할 때마다 게스트로 이용하면 회당 1만∼3만원 정도를 부담한다. 스키장 인근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하기도 한다. 찜질방을 따로 운영하는 스키장이 늘게 된 이유다.

 

▲무료 셔틀 버스 vs 버스 시즌권=경기 인근 지역의 스키장들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반면 강원 지역 스키장들은 유료다. 당일 왕복 버스 요금은 대개 2만원 정도인데, 시즌 내내 횟수와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 시즌권은 20만원 정도. 장비 수입·제작 업체에서 자사 제품 사용자에 한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한다.

 

▲장비 대여점 활용=신용카드 할인이 힘들다면 스키장 인근 장비 대여점에서 장비를 빌리며 리프트권을 예약하면 30% 이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스키 보험은 필수=아무리 싸게 보드와 스키를 즐겼더라도 사고를 당하면 치료비가 더 든다. 1만5000∼2만원 정도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보상이 가능한 스키 보험이 많다.

정재영 기자

 

 

        스노보드 마니아들 ''시즌놀이'' 열풍
[세계일보 2006-11-10 09:00]    

“눈밭을 찾기 전까지 ‘시즌놀이’로 마음을 달래며 보딩할 날만 기다려요.”

자타가 공인하는 스노보드 마니아 커플인 장건욱(31)·진나영(29) 부부의 아파트. 지난해 10월 결혼해 함께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이들은 새로 마련한 스노보드 데크와 고글, 보드복을 거실에 펼쳐 놓고 토론에 열을 올린다.

 

“이렇게 입어야 맵시가 살지.”(나영)

“아냐 아냐, 빨간색 하의엔 검정 상의를 입어 줘야지.”(건욱)

 

사실 부부의 마음은 예년보다 이른 스키장 개장 소식에 이미 설원에 가 있다. 하지만 슬로프에 두툼하게 눈이 덧쌓이기까지 시간이 제법 남은 게 탈. 이들은 설원을 누비는 대신 시즌놀이로 흥분을 달래는 중이다.

 

장씨 부부뿐일까. 알고 보면 시즌놀이에 열중한 스노보드 마니아는 한둘이 아니다. 보드복 사진과 장비 정보로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온통 도배하는 것이 바로 마니아들 사이에 통하는 시즌놀이의 정석. 몇 년 전부터 거세진 스노보드 열풍이 급기야 새로운 사이버 놀이 마당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장씨 부부처럼 새로 장만한 의상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어 널리 공개하는 것은 철 지난 유행어로는 ‘셀카’다. 그러나 그 의상이 때마침 보드복인 데다 고글 비니 따위가 곁들여지면 이 셀카 행태는 당당한 시즌놀이가 된다. “이번 시즌을 위해 장만한 장비와 미리 생각해 둔 보드복 패션 사진을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올려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세부 정보를 공유하는 게 시즌놀이입니다. 스키장 개장 소식에 가슴이 콩닥거리는 요즘이 바로 제철이지요.” 남편 장씨의 설명이다.

 

시즌놀이를 위한 사진찍기는 대개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지지만, 때로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되기도 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눈이 없는데도 아파트 옥상이나 상가 계단 등에서 비니와 고글, 보드복을 갖춰 입고 한 손에 데크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면 시즌놀이를 즐기는 보드 마니아라고 보면 된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새 장비를 마련하지 못했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드 장갑만으로 시즌놀이에 동참한 한 마니아는 블로그에 “고글이 없어 장갑만 끼고 시즌놀이를 했다”며 장갑을 끼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장면을 연출해 올렸다. 렌즈를 따로 구입해 외양을 리폼한 고글 사진을 올리면서 렌즈 값과 리폼 방법을 함께 올리기도 한다.

 

강원도 성우 리조트에 모이는 보드 동호회 ‘크레이지 보더스’의 회장 신봉석(28)씨는 “시즌놀이는 보더들의 경건한 의식과도 같다”며 “고글을 튜닝하는 등 나름대로 리폼하거나 새로 구입한 장비를 사진으로 남겨 주변에 자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니아들은 ‘숍 투어’를 시즌놀이의 시작으로 본다. 추석 전후로 보드 마니아들은 서울 신사동과 논현동 일대의 보드 숍을 성지순례하듯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대개 보드 동호회 회원 10여명이 ‘정모’(정기모임) 날짜를 잡고 몰려다니는 숍 투어는 보드 장비 구입보다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시즌놀이 중에서도 숍 투어가 활성화된 것은 최근이다. 프로보더 김현식(38)씨는 “이전까지는 시즌이 임박해서야 새 장비가 들어오고 세부 정보가 공개됐는데, 2∼3년 전부터 최신 장비가 일찍 들어오면서 숍 투어가 활성화됐다”며 “저렴한 이월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활성화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즌놀이는 보드 마니아층이 두꺼워졌다는 방증이다. 김씨는 “스키는 선수권대회 등에 관심이 있어야 장비에 주목하지만, 보드는 한 달만 타도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보더들은 대부분 마니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팬클럽인 ‘뽀사당’(cafe.naver.com/bbsd)을 비롯한 대다수 보드 동호회는 고글이나 비니 등의 상품을 내걸고 이벤트까지 펼치고 있다.

 

글·사진 정재영, 그래픽 최진영 기자

 


Isadora (이사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