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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새색시처럼, 봄은 왔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2. 23. 01:16

 

        수줍은 새색시처럼, 봄은 왔다

향긋한 봄나물 파는 시골장 할머니에게서…
농사에 쓸 괭이 찾는 할아버지에게서…
꽃망울 살짝 내보이며 봄은 그렇게 왔다

 

남녘에 봄이 찾아왔다. 산과 들, 바다에는 뭇것들이 겨우내 움추렸던 기지개를 켜고 봄기운을 맘껏 받아들이고 있다. 매화와 동백이 무척 아름다운 고장 전남 광양시로 봄나들이를 떠난다.

 

이름 그대로 햇볕이 따사로와 다른 곳보다 먼저 봄을 맞는 광양읍을 찾아가니 때마침 5일장이 열리고 있다. 1일과 6일이 든 날이면 광양읍 5일장에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시골장터의 향수로 가득하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육교를 건너자 각종 채소와 과일, 옷, 생선 등을 파는 노점상들의 호객소리와 물건을 흥정하는 왁자지껄한 소리가 터져나온다.

 

장터 입구에는 옥수수와 쌀을 튀기는 뻥튀기 기계가 돌아가며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고, 옹기전에는 젊은 아낙들이 모여있다. 간이 대장간에는 봄 농사를 준비하려는 노인네 한분이 튼실한 호미와 괭이를 고르고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훅하고 풍겨온다.

 

미로처럼 늘어선 좌판에는 백운산 자락에서 캐낸 각종 봄나물과 청청 남해 바다의 물고기들, 섬진강에서 자란 참게와 재첩들이 봄기운을 머금은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 달래와 쑥 사가지고 가서 된장국을 끓여봐. 금방 입맛이 돌아오지.” “취나물도 삶아서 무쳐 먹으면 참 맛나. 얼른 사가소.”

 

이른 새벽 인동리에서 쑥과 달래, 취나물, 미나리, 봄동 등 봄나물 보따리를 이고 나온 문순희(86) 할머니가 손님의 발길을 붙잡는다. 달래 몇뿌리를 집어들자 향긋한 봄내음이 스며든다.“많이 파셨냐”고 물었더니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온종일 장에 앉아 있어도 하루 5천원 벌이밖에 못한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도 객지에서 온 손님이 일부러 봄나물을 사려는 마음새가 고마운지 쑥을 한움큼 더 담아준다. 도시에는 맛보지 못하는 시골 재래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람사는 맛이다.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을 서더라/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을 서더라/ 연필로 편지쓰듯 푸성귀 늘어놓고/ 노을과 어깨동무 하면.. 함께 저물더라/ “오늘장 어떻데요?”/ “오늘.. 장?”/ “그냥 그려”/ “예~ 저 출출하신데 약주 한잔 허시지유?”/ “거~ 좋지”/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을 서더라/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을 서더라/ 연필로 편지쓰듯 푸성귀 늘어놓고/ 노을과 어깨동무 하면.. 함께 저물더라/ “잘먹었네 다음 장에 또 와”/ “예! 편히 들어가세요”(장사익의 노래 ‘시골장’)

 

전라도와 경상도의 젖줄인 섬진강에도 화사한 봄기운이 감돈다. 푸른 섬진강길을 거슬러 하동쪽으로 가다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과 다사마을을 만난다. 마을이 온통 매화나무숲으로 뒤덮혀 매화마을로 불리는 섬진마을에는 홍쌍리씨가 땀흘려 가꿔놓은 청매실농원이 있다. 3월 초부터 마을 주변 밭과 온 산의 능선이 10만 그루에 이르는 매화나무로 꽃단장을 하는데 해마다 꽃비가 날리는 3월 중순이면 매화축제가 열린다.


아직 개화시기가 이른지 매화마을과 청매실농원의 매화 고목 가지에는 분홍빛 꽃망울만 맺혀있다. 오히려 이웃의 양지바른 다사마을로 넘어가자 교회 뒤 언덕에 매화나무들이 어린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매화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서정주의 ‘매화’)

 

광양시청 한정선씨는 “다사마을이 섬진강변에서 가장 매화의 개화시기가 빠른 곳”이라고 일러준다. 활짝 핀 꽃보다는 수줍게 반개한 모양새가 더 앙징스럽고 귀엽다. 바람결을 따라 은은한 매화향기가 산자락을 감도는 듯하다.

 

예부터 매화는 지조와 절개를 자랑해 선비들이 많이 심고 길렀다. 어지러운 세상에 매천 황현 선생의 시구처럼 “어쩌면 매화 같은 사람을 얻어 한평생 담담히 마주 대할까?”(황현 시 ‘매화 같은 사람을 얻어’)

 

옥룡면 추산리에는 백계산 자락 천년의 동백나무 숲속에 간직된 불교 성지 옥룡사지가 있다. 도선의 도호인 ‘옥룡자’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 옥룡사는 화재로 소실돼 절터만 남았으나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북돋우려고 심은 것으로 전해 오는 동백나무 7천여본이 7㏊에 거쳐 울창한 동백 숲을 이루고 있다.

 

운암사 뒤편 옥룡사지로 올라가는 언덕길에서 천년을 세월을 이어오며 해마다 누구보다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동백의 붉은 정열과 만난다.

광양/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여행수첩

햇볕이 따사로운 광양시에서는 경칩날인 3월6일 옥룡면 약수제단에서 제27회 백운산 고로쇠 약수축제를 열고, 오는 3월17일부터 25일까지 매화마을에서 제11회 광양매화문화축제를 벌이는 등 본격적으로 봄맞이 행사를 준비한다. 축제 기간에 광양시의 시꽃인 동백꽃과 눈처럼 날리는 매화비가 꾸미는 아름다운 봄 경치와 함께 광양시의 별미인 광양숯불구이와 벚굴 요리, 고로쇠 약수 등을 즐길 수 있다.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진주 분기점→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 광양읍 시외버스터미널, 광양읍장.

 

▶잠자리

남도민박 홈페이지(namdominbak.co.kr)를 방문하면 옥룡면에 ‘남도민박 베스트50’으로 지정된 다우리펜션(061-762-6012), 해뜨는 집(061-763-5827)을 비롯해 깨끗한 민박마을을 찾을 수 있다. 단체 손님들은 다압면 섬진강변의 시민휴양소(061-797-2607)가 알맞다.

 

▶먹거리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져 일찍부터 음식문화가 발달한 광양시는 예부터 광양숯불구이가 유명한데 금목서회관(061-761-3300)과 매실한우(061-762-9178), 삼대광양불고기(061-762-9250) 등이 소문난 맛집이다. 또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만나는 마지막 포구인 망덕포구에서 잡히는 벚굴도 겨울철 별미로 손꼽힌다.

 

어른 손바닥만한 벚굴은 벚꽃이 피기 전까지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을 얻었는데 굽거나 쪄서 먹고 죽으로 끓여 먹는다. 3월 중순까지 망덕포구의 광양횟집(061-772-2005), 백운횟집(061-772-3887) 등에서 즐길 수 있다. 또 광양시에서 최근 닭숯불구이가 별미로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옥룡면 동곡계곡 주변에 바위산장(061-762-3328), 흙시루(061-763-5508) 등 식당을 겸한 산장들이 있다.

▶문의

광양시 문화관광과 (061)797-3363. 관광안내소 (061)797-333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2007-02-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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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남그늘집

                                                                  

                                 

                                             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