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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花들짝, 봄마중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7. 3. 8. 22:37

 

                       여수/ 花들짝,

 

             봄마중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너무 빨리 찾아온 봄을 시기하는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따스한 봄 기운을 담은 바람은 남쪽 바다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곳의 나뭇가지에는 연둣빛 싹이 오르고, 빨갛고 노란 꽃이 하나둘씩 피어났다.
 

아침 해는 아직 검은 바다의 아래에서 숨죽이고 있지만 여수 여객선터미널은 밝은 표정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거문도행 여객선에는 무언가로 가득 채워진, 수신자의 꼬리표를 단 종이상자들이 하나씩 실렸다.

 

사람과 짐을 모두 실은 배는 부두를 밀어내고 미끄러지듯 바다로 나서기 시작했다. 언제 솟아올랐는지 모를 태양은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항로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둥근 섬, 뾰족 섬, 펑퍼짐한 섬들을 하나 둘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가자 떨어져 내릴 것 같은 수평선 너머로 망망대해가 펼쳐졌다.

 

산 위의 바위 두 개가 둥근 뿔처럼 돋은 부메랑 모양의 손죽도와 왜구의 침입을 알린 독수리가 살았다는 초도를 지났다. 부두에 닿을 때마다 배는 사람들과 짐들을 꾸역꾸역 토해낸다. 배는 초도에서 남쪽으로 30여분을 더 가서야 거문도의 동도 부두를 거쳐 서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시동을 껐다.

 

부두에는 짐이 한가득 쌓이고 육지에서 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반가움에 얼굴에 화색까지 돌았다. 낚시가방을 둘러멘 강태공들이 마지막으로 배를 내려서고 섬마을 주민인 듯한 서너 명은 다시 작은 배에 옮겨 타고 어딘가로 향해갔다.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 지점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서도, 동도, 고도 등 세 개의 섬은 팔을 둥그렇게 두른 듯 바다를 감싸고 있어 섬 가운데 바다는 엄마 품속의 아기처럼 편안해 보인다.

 

발길은 가장 먼저 거문도 등대로 향했다. 거문도 등대는 1905년 동양 최초로 불을 밝혔는데 100살이 넘은 지금도 밤이면 빨간색과 하얀색 빛이 교차하며 칠흑 같은 어둠 속을 지나는 배들의 길안내를 맡고 있다.

 


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밴형 택시에는 같은 배를 타고 온 섬마을 주민들이 짐을 한가득 싣고 있었다.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고도와 가장 큰 섬인 서도를 이어주는 삼호교를 건너자 양쪽으로 방파제로 둘러싸인 바다가 아늑하게 느껴진다.

 

각기 섬에서 길게 뻗어 나온 방파제 끝에는 흰색과 빨간색의 작은 등대들이 마주보고 서있다. 삼호교 위를 지나니 물빛이 눈길을 끈다. 여수 근해에서의 짙푸르던 바다는 거문도를 만나며 맑고 투명해져 있었다. 남국의 섬에 온 듯한 느낌이다.

 

삼호교를 건너면 만나는 유림해수욕장은 때 이른 관광객들조차 발길을 들여놓지 않아서, 해변은 태고의 해안인 듯 한적하고 쓸쓸하다. 동쪽 바다를 따라 난 도로는 벼랑을 만나는 곳에서 끝나고 택시는 비탈에 멈춰 섰다. 비탈 오른편으로 365개의 계단을 오르면 신선들이 노닐다 갔다는 '신선바위'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비탈을 내려서 커다란 바위 무더기 건너, 거문도 등대가 있는 수월산이 또렷하게 고개를 내민다. 바위 인근에서는 해녀들의 물질이 한창이다. 차가운 바람에 물속이 시릴 것도 같지만 물 맑고 풍광이 수려한 이곳에서라면 해녀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갈매기들이 가끔 날아와 해녀들 위를 선회하다 떠나가곤 한다.

 

서도와 수월산 사이의 바다를 가로막은 평평한 바위들 사이의 골은 이곳을 드나드는 이들을 위해 나무가 가로놓여 있다. 여름이면 양쪽에서 들이치는 파도가 이곳을 지나는 길을 더욱 경쾌하게 한다고 한다. '물을 건너야 닿는 산'이라는 뜻의 '수월산(水越山)'도 이런 연유 때문이었다.

 

거문도 등대를 향해 난 해안절벽 길을 오르자 진홍빛 동백꽃이 여기저기에서 이방인을 반긴다. 며칠 전 몰아친 찬 서리에 몇몇은 꽃잎이 검게 타들어가기도 했다. 오솔길 여기저기 나뒹구는 붉은 그 꽃들이 그날의 추위를 되새기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다를 건너 온 봄의 신령은 꽃들을 다시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10여분을 걸어 오르자 흰빛의 거문도 등대가 초록 동백 숲 뒤의 푸른 바다를 배경삼아 피어있는 흰 꽃인 양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희미하게 흰빛의 백도가 점점이 떠있고, 남쪽으로는 하늘과 바다, 그 사이를 노니는 갈매기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 고깃배나 화물선이라도 지나지 않는 밤이면 완벽한 어둠 속에서 등대는 홀로 새벽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멀리 남쪽으로부터 바람에 실려 봄이 오고 있었다. 마지막 추위와 외로움도 이제 곧 따스한 바람에 사라져갈 것이다. 거문도에는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사진/김병만 기자(kimb01@yna.co.kr)ㆍ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

 

      [연합르페르 2007-03-08 08:50]



여수, 가자 그곳으로
花들짝, 봄마중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동백꽃길 따라
가는 봄나들이
별과 파도
빛의 심포니

 

Giovanni Marradi 피아노                                                                                            
                 

 

 머무는 동안 편안한 자리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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