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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토론 달인' 노무현 대통령 직설화법 통할까

향기男 피스톨金 2007. 8. 9. 18:02

             

    '토론 달인' 노 대통령 직설화법 통할까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오전 7시 청와대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여기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안건을 의결했다.
 

현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주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등 안 좋은 소식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지만 이날은 달랐다. 노 대통령으로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심경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준비해 나가자"는 말로 표현됐다.

 

회담 성사 과정을 복기해 보면 정상회담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집념과 의욕을 읽을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으로 심성민씨가 두 번째 희생된 지 사흘 뒤인 2일 김만복 국정원장을 평양에 보냈고, 그가 귀경하자 메시지를 안겨서 이튿날인 4일 또 평양에 보냈을 정도다. 이런 노 대통령은 8.28 정상회담을 어떻게 끌고 가려 할까.

 

그는 토론에 임하면 격정적으로 설득하고 순발력과 상황 적응능력이 뛰어나 '토론의 달인'이라고도 불린다.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는 "부잣집 도련님 혹은 재벌 2세형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싸움닭' 스타일인 노 대통령이 원만한 관계를 맺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65세)보다 네 살 어리다.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조선 민족의 동방예의지국의 예를 다 갖춰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시겠다"며 의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깍듯이 배려했지만 연하의 노 대통령에겐 어떤 예우를 갖출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전문가들은 "달변인 데다 직설 어법을 사용하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과, 대범하되 외교 언사에 능한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 보이지 않는 기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북 송금 특검을 수용한 사실이 있고 북한 당국은 이를 비난한 바 있어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의 입장 차가 감정적으로 노출되는 측면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7년 만에 다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현 정부 대북 정책의 완결편이 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은둔의 왕국'에서 전 세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게 한 것처럼 이번 회담도 세계의 눈길이 쏠릴 것이기에 김정일 위원장과의 담판은 노무현 정치 인생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3수 끝에 얻은 결실이다.

출범 초인 2004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특사 교환을 한 일이 있고, 2005년 6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가 기약 없이 연기된 적이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지난해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핵실험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했었다"고 공개한 일이 있다.

 

노 대통령은 '해야 한다'는 당위와 '하기 어려운' 현실 간의 사이에서 속도 조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능성이 매우 작은 일에 정력을 기울여 노력하지 않는 게 현명한 사람이 하는 일"(2004년 12월) 같은 발언이 대표적이다. 올 3월 중동 방문 땐 쿠웨이트 국왕 만찬장에 나타난 허정 북한대사에게 "우리 진짜 합니다"라고 말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지난해 말 이화영.안희정.이해찬 등으로 이어진 연쇄 방북도 정상회담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6월에 "(임기가) 두 달이 남았든 석 달이 남았든 내가 가서 도장 찍어 합의하면 후임 사장(대통령)이 거부하지 못한다"로 진전됐다.

박승희.이가영 기자

 

◆181일=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2월 24일 퇴임한다. 그래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8월 28일, 임기를 반 년가량 남겨놓고 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8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다음 정부에도 넘겨줄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언급한 건 이런 부담을 의식한 것 같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8-09 04:20 | 최종수정 2007-08-09 09:38 기사원문보기
[중앙일보 박승희.이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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