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공화국의 명암 | ||||
밤에 집에 들어가는데 공원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었다. 그냥 프라이 판에 삼겹살을 놓고 먹는데 정겨워 보였다. 여름에 구워먹는 삼겹살은 별미 일수밖에 없다.
한국 사람들은 계곡이건, 바다건 사람이 모였다하면 자리를 펼쳐놓고 무조건 구워먹고 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런 때문인지 관련 업계에서는 바캉스 장소로 삽겹살 배달을 해준다고 홍보하고도 있다.
한 조사에서는 한국인에게 에너지를 주는 식품은 밥, 돼지고기, 라면, 그리고 소주의 차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와 돼지고기는 바로 삼겹살 구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음식점에서 먹는 삼겹살 다 같은 삼겹살이 아니다.
삼겹살은 다양한 퓨전메뉴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방 삼겹살, 솔잎 삼겹살, 통후추 삼겹살, 오징어 먹물 삼겹살, 낙지와 쭈꾸미 삼겹살, 해초 삼겹살, 된장박이 삼겹살, 바비큐 삼겹살, 토마토 삼겹살, 허브 삼겹살, 와인 삼겹살, 벌꿀고추 삼겹살, 꽃가루 된장 삼겹살, 숙성김치 삼겹살, 매실 숙성 삼겹살, 칼삼겹살 등 등 이루다 헤아리기도 힘들다.
소고기 전체 1인당 연 평균 소비량 6.8㎏, 닭고기 8.0㎏보다도 높다. 한국인은 왜 돼지고기 부위 중에서 하필 삼겹살에 끌리는가.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만 먹어도 된다. 아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은 고기를 구워 다른 사람을 먹여주거나 밥을 먹어도 된다. 함께 누리는 문화적 요소가 삽겹살에는 있다고 볼 수 있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 토종 삼겹살은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산 삼겹살이 관세철폐로 무차별적인 저가격 공세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관세가 철폐되지 않은 현재도 EU산 전체 삼겹살 소비량의 20%를 점하고 있다. 물론 냉동 삼겹살은 비중이 더 크다. 관세가 없으면 냉동 삼겹살은 국내산의 절반 가격이 된다.
다른 부위를 많이 먹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인지 모른다. 다이어트에 오히려 삼겹살이 부정적이라면 다른 부위를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이를 하면 맛있는 부위가 많다고 하는데 다이어트에도 좋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도 있어 일석이조이겠다. 그동안 외면했던 부위가 좀 더 사랑받으면 좋을 일이 된다. 소외에 대한 배려가 좋은 일이 되듯이./ 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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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에 남을 즐거운 이시간을 위하여
따뜻한 가족 들과 마음과 마음에
기쁨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서로 이쁜 사랑들 나누시며
오손도손 행복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향기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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