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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화산 재폭발 위험 고조

향기男 피스톨金 2007. 10. 11. 08:19

 

 

          백두산 천지 화산 재폭발 위험 고조

 

▲ 장군봉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휴화산으로 분류되고 있는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천지 화산지구의 지진활동이 2002년 7월 이후 뚜렷하게 증가하면서 그 규모도 커지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천지 화산의 재폭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이루는 천지는 화산 폭발의 결과로 생겨난 칼데라호여서 화산성 지진이나 빗물 등의 작용으로 분화구 주변의 퇴적물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와 그로 인한 대규모 홍수 발생의 위험까지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지진국 지구물리연구소 우젠핑(吳建平) 연구원 등은 ’지구물리학보’ 2007년 7월호에 게재된 ’창바이산 천지 화산지구의 군발지진활동 연구’라는 논문에서, 지질.지구화학 등의 연구를 통해 천지 화산지구 부근에 비교적 큰 범위의 ’마그마방(magma chamber)’이 분포돼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천지 화산지구의 폭발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지진국 지질연구소 웨이하이취안(魏海泉) 연구원은 천지 화산의 100년 내 재폭발 확률을 100분의10-20으로, 화산 폭발을 일으키는 마그마(액체상태의 녹은 암석)의 체적을 0.1-0.5㎦로, 분출물질의 퇴적 범위를 반경 5㎞로 예측한 바 있다.

이같이 비교적 큰 규모의 화산 폭발 예측과 관련해 천지 화산 폭발시 관할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정부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2003년 4월 ’창바이산 천지 화산재해 응급대책’을 새로 제정해 공포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천지 화산에 대한 감측과 연구를 본격화해 백두산이 중국에서 큰 잠재적 폭발 위험성을 가진 ’활화산’의 하나임을 확인하고 천지 부근의 화산활동으로 빚어질 수 있는 재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편, 북한 화한연구소 김항명 소장은 2006년 9월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뷰를 통해 “2006년 중국 동북지방에서 리히터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백두산의 화산성 지진이 약 5배로 증가했다”면서 “백두산은 사화산이나 휴화산이 아니라 ’활화산’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한 바 있다.

◇ 잇단 위험 전조(前兆)현상들 = 천지 주변의 지진활동에 관한 중국측 자료와 연구논문 등에 따르면, 1999년 7월부터 실시한 감측기록 분석 결과, 2002년 7월 이전 천지 화산지구에서 발생한 화산성 지진은 월 평균 30여 차례에 불과했고 진도도 대체로 리히터규모 2.0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6월28일 천지로부터 280㎞ 떨어진 지린성 왕칭(汪淸)현에서 심도가 578㎞에 이르는 실체파규모(mb) 7.1의 심발지진(深發地震)이 발생한 이후 천지 화산지구의 지진이 월 평균 80여 차례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05년 7월에는 무려 228차례의 화산성 지진이 감측됐다.

천지 화산 부근에서 발생한 화산성 또는 구조성 지진의 최대 규모는 ▲2002년 리히터규모 2.9 ▲ 2003년 3.2 ▲2004년 3.8 ▲2005년 4.0으로 점차 커졌다. 2004년 12월17일에는 천지 남쪽 20㎞ 밖에 있는 왕톈어(望天鵝) 화산지구에서 4.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같은 지진의 증강추세와 함께, 한정된 지역에서 일정 시간에 잇달아 여러 차례 일어나는 작은 지진들을 일컫는 ’군발지진(群發地震)’도 잦아져 2002년 7월부터 2005년 10월 사이에 모두 38차례의 군발지진이 발생했다.

천지 서남부에서 2002년 8월20일 발생한 최대 규모 2.3의 군발지진과, 그 부근에서 2003년 7월13일 발생해 12시간 동안 800여 차례의 미진이 지속된 군발지진은 진원(震源)의 위치가 천지 수면 아래 5㎞도 되지 않는 곳으로 확인됐다.

2004년 9월8일 발생한 리히터규모 3.8의 구조성 지진은 1999년 7월 천지 고정 지진감측소 가동 이후 그 때까지 천지 화산구로부터의 거리가 채 10㎞도 되지 않는 곳에서 감측된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기록됐다.

백두산 화산의 분화가 임박했다고 보고 남북한.중국.일본의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는 화산지질학자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2002년 이후 북한과 중국에 의해 관찰된 전조현상이 활발한 화산성 지진활동뿐만 아니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그 사례로 2003년의 천지 화산체 내 암석 붕괴, 2003년 8월23일 규모 2.3의 지진 후 지린성 안투(安圖)현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상류의 암반 균열 발생, 유독 화산가스 이산화탄소 방출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천지 외륜산 주변 수목의 국지적 고사 등을 들었다.

그는 중국측 지진 기록과 지각변동 관측, 온천 성분 분석 등을 통해 파악된 2002-2005년 사이 백두산 정상부의 10㎝ 팽창, 2002년 9월부터 2005년까지 천지 주변 지층의 7㎝ 이상 융기, 2002-2003년 사이 천지 온천수의 수소 및 헬륨 함량 비정상적 증가 등도 화산 폭발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백두산 천지….


◇ 홍수 가능성..천지 물이 넘친다? = 중국지진국 지질연구소는 2003년 11월 ’지린 동부 화산의 미래 폭발위험성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천지의 산사태로 인한 홍수재해 발생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이 보고서는 전체 축수량(蓄水量)이 20억400만㎥에 이르는 천지 화산이 다시 폭발하거나 대규모 화산성 지진, 산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광범위한 재해와 파괴가 뒤따라 주변 주민들의 생명 및 재산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활화산지구에서 일어나는 화산성 지진과 산사태는 화산활동이 안정적인 시기에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보통 화산의 경우 광범위한 재해를 초래하지 않지만 천지 화산은 대규모 칼데라호이기 때문에 그같은 현상이 심상치 않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

더구나 최근 수년 동안 화산성 지진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그 규모까지 커지고 천지 주변 분화구의 퇴적물에도 불안정한 요소가 남아 있어 빗물의 양이나 지진의 강도에 따라 크고 작은 산사태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천지의 수체(水體) 균형이 깨져 대량의 홍수를 유발할 수도 있다.

홍수는 화산 분화구에서 분출된 후 천지 둘레에 쌓여 있던 퇴적물 가운데 일정한 양이 산사태의 작용으로 수체로 들어가 수면의 해발이 높아지면 천지폭포 상류인 퉁톈허(通天河)를 주된 출구로 삼아 얼다오바이허 방향으로 배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 천지 화산 = 남북 길이가 4.8㎞, 동서 폭이 3.3㎞, 수면 넓이가 9.2㎢, 주변 길이가 13.6㎞, 최대 수심이 312.7m, 수면 해발이 2천188m에 이르는 천지는 1962년 북.중 양국의 국경조약에 의해 수면 위로 국경선이 그어져 있다.

약 4천여년 전, 기원전 1-2세기경, 1천여년 전에 알칼리 유문암질 또는 조면암질 부석(浮石)과 화산재의 대분출로 성층 화산체의 산정부(山頂部)가 파괴, 함될돼 생겨난 천지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폭발이 있었다.

그 가운데 서기 1000년(서기 1200년께라는 설도 있음)에 일어난 분화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대폭발로 알려져 있다. 분화물의 부피가 120㎦에 이르고, 화산재가 동쪽에 있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까지 날아가 5㎝의 두께로 쌓였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천지의 폭발은 그 이후에도 이어져 1413년, 1597년, 1668년, 1702년에 분화물의 부피가 각각 1㎦ 안팎인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미국 스미소니언연구소 자료 등에 의해 확인됐다. 중국 과학자들은 불과 100여년 전인 1903년에도 천지 화산지구에서 화산 폭발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지진연구소 김항명 소장은 “김책공업대학과 협력하여 마그마의 깊이를 조사한 결과 1997년 당시보다 많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연구소 강진석 실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언제 큰 지진이 닥칠지 모른다는 관점에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입력 : 2007.10.10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