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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설국'에 가다, 소설처럼…지금도 눈이 내린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8. 2. 9. 07:45

                                    

  '설국'에 가다, 소설처럼…지금도 눈이 내린다

 

정말 설국이 펼쳐질까?

도쿄를 출발한 신간센 열차가 시미즈 터널을 들어서자 호기심이 극에 달했다. 아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소설 ‘설국’(雪國)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기차가 국경의 터널을 빠져나오자 거기 설국이 펼쳐졌다.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이 문장 하나가 소설 전체라고 해도 무방하다. 독자들은 저자가, 혹은 소설 속 주인공이 탄 기차가 시미즈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만났던 ‘눈 세상’을 기대한다.


그러나 ‘설국’은 생각만큼 감동적이지 못했다. 기차가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곧바로 에치코 유자와역에 닿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적이 실망한 표정을 짓자 니가타현 국제관광과에 근무하는 히라사와씨는 “신간센이 놓이면서 다른 터널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JR(국철)을 이용하면 터널을 빠져나올 때 소설 속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국’의 무대는 니가타현에서 가장 동쪽에 자리한 유자와마치다. 이곳은 해발 1000∼2000m 높이의 에치고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산골이다. 유자와마치는 여름보다 겨울의 강우량이 많을 만큼 눈이 많이 내린다. 2월에는 하룻밤에 150㎝ 이상 눈이 내리기도 한다. 동해에서 잔뜩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에치코산맥에 부딪혀 눈으로 내리는 것이다. 적설량이 가장 많은 2월 말이면 6m 이상 눈이 쌓이곤 한다.

유자와마치는 도쿄에서 가깝다. 신간센이 놓이면서 1시간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 됐다. 소설 첫 머리에 등장하는 ‘국경’은 군마현과 니가타현의 경계가 되는 산악지대를 말한다. 이 산악지대를 관통하는 철도가 놓인 것은 1920년대. 온천여관에 머물면서 글쓰기를 좋아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도 1935년 겨울 유자와마치를 찾아 한달간 머물면서 ‘설국’의 초안을 집필했다.

당시 그가 머물렀던 여관 ‘다카한’(高半)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유자와마치가 한눈에 드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목조로 지어졌던 옛 건물을 대신해 콘크리트 빌딩으로 지어진 것을 제외하면 변한 것이 없다. 70년 전과 마찬가지로 하루종일 눈이 나리고, 보이는 산들은 모두 새하얗게 눈을 뒤집어쓴 채다. 


다카한 1층에는 작가가 소설을 집필했던 다다미방이 원래 위치 그대로 보존돼 있는 기념관이 있다. 앉은뱅이책상과 화로, 밖이 훤히 보이는 정면과 왼편의 통창도 그대로다. 작가는 이 방에 머물면서 소설 속 남자 주인공 시마무라를 통해 눈의 고장을 그려냈다. 기념관 입구의 휴게실에서는 흑백영화로 제작한 ‘설국’이 하루에 한 번씩 방영된다.

다카한 로비에는 소설 속 여주인공 코마코의 실재 모델이 됐던 게이샤 마츠에이의 빛바랜 사진이 전시됐다. 그녀는 소설 속에 그려졌던 것처럼 미모의 여인이다. 기모노를 입고 스키를 신은 어색한 모습에서 환하게 미소짓는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있다.

그녀도 ‘설국’을 읽었을까? 소설이 출간된 후 방송사와 언론들이 앞다투어 그녀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혹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작가에게 한 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 말을 아꼈던 것이다. 때로 소설의 치밀한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허구’와 ‘실재’를 혼동케 하기 때문이다. 

마츠에이를 추억하는 자료는 ‘설국관’에도 있었다. 유자와마치의 민속자료와 소설 관련 자료를 전시한 이곳에는 그녀가 살던 다다미방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방만 옮겨놓은 게 아니다. 밀랍인형으로 제작한 마츠에이가 앉은 책상 뒤에는 1930년대 유자와마치를 찍은 사진을 확대해 놨다. 마치 그녀의 방에 있는 창문을 통해 70년 전 과거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유자와마치의 겨울은 소설 속 풍경과 다르지 않다. 도로 가에는 불도저가 쌓아놓은 눈벽이 점점 키 높이를 더하고 있다. 한 사내는 지붕에 올라가 밤새 내린 눈을 털어내고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쌀이 난다는 산골의 논과 밭은 높낮이 없이 하얀 도화지로 변했다. 삼나무 가지에 쌓인 눈들은 제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후드득 떨어진다. ‘설국’의 무대는 ‘진짜 설국’이었다.
세계일보|기사입력 2008-01-24 10:31 기사원문보기


니가타(일본)=스포츠월드 글·사진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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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야노스 스타커

                                                             1악장 Allegr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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