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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덕 국회의원/공부,,간절한 꿈 있으면 간절한 노력 나온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8. 9. 22. 15:05

名士/ "간절한 꿈 있으면 간절한 노력 나온다"
경기고 진학 후 성적 곤두박질 쳐
    고2 여름 엉덩이에 땀띠 나게 공부
    지금도 피부 불그죽죽… 대중탕 못가
    낙제판정 받은 지 1년 만에 전교 1등


 

 

고승덕

(51) 국회의원은 학창시절 '외계인'으로 불릴 정도로 남달랐다. 지독한 노력가인 그는, 오한을 느낄 정도로 많은 천재들과 공부를 다퉜다. 남들이 3번 책을 보고 치는 시험을 10번 보는 인내로 공부했다. 1978년 당시 사법고시(20회) 최연소 합격, 이듬해 외무고시(차석), 행정고시(수석)에 차례로 합격했다. 그러나 지적 허영심 때문이었을까. 고시 3관왕의 안락함을 뒤로하고 낯선 유학길을 택했다.

꿈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다. 실현하기 어렵게 보일지라도 그것을 간직하면 힘이 생긴다. 그는 꿈을 위해 나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판사, (국제)변호사를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쉬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그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났다.

■"인생은 피곤하게 살 수밖에 없구나"

그는 원체 천재형이 아니었다. IQ 공개를 꺼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배우면 금방 잊어버려 남들보다 더 공부해야 했다. 고교 시절, 친한 친구 10명과 똑같이 공부했는데 혼자 낙제점수를 받은 일도 있다. "난 남들보다 노력을 더 많이 해야지 남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중학교(광주 무등중 졸) 다닐 때는 최상위권이었지만, 수재들만 득실거리는 경기고에 진학하자 성적이 곤두박질쳤어요. 사투리가 심해 놀림까지 받았습니다. 급기야 고2에 올라가자마자 '구제불능' 판정을 받았지요. 선생님께서 '그 성적으로 대학 못가니 공부는 단념하고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셨어요. 큰 충격이었습니다."

고2 4월부터 죽어라 공부했다. "머리 좋고 집안 좋은 학급친구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러웠다"고 했다. 공부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해 여름방학을, 그의 표현대로라면, '죽어라' 공부했다. 엉덩이에 땀띠가 날 정도로 책상에 눌러 앉았다.

"요즘도 대중탕에 안 갑니다. 고교시절, 땀띠 때문에 엉덩이 살이 다 벗겨져 지금까지 피부가 불그죽죽해서요. 그때 '이렇게 절박하게 공부해야 되느냐'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지 남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어린 마음에 '인생을 피곤하게 살 수밖에 없는 팔자구나'고 생각했죠."

고2 여름방학을 그렇게 보낸 후 2학기 첫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당연했다. 고3이 돼서는 결국 전교 1등을 했다. 고2 때 낙제판정을 받았다가 꼬박 1년 만에 전교 1등이 된 것이다.

■"공부도 전략이 필요하다"

어떻게 공부했을까. 무작정 책상머리에 앉았을까. 고 의원은 "지능이나 기억력이 별로라는 생각"에서 친구들이 3번 책을 볼 때 7~10번 봤다. "6번만 봐도 불안했다"고 한다. 그러니 남들보다 일찍 공부계획을 세워야 했고, 길게 시험준비를 했으며 공부량도 몇 곱절 많을 수밖에 없었다. "막연하게 시험날짜만 쳐다보면 긴장감이 떨어지잖아요. 남아있는 시험기간이 석달쯤 된다고 치면, 구체적인 공부계획을 짜 '손(으로 쓴)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공부해야 될 목표가 분명하다면 시험과 상관없이 긴장감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마치 공부할 시간이 많은 것처럼…."

공부방법도 인상적이다. 가장 쉬운 교재에서부터 고난도 교재까지 수준별로 봤다. 기본서적을 3번 정도 푼 뒤 차례로 어려운 문제를 골라 풀었다. 문제가 안 풀릴 때는 오래 끙끙대기보다 답지를 봤다. "솔직히 기초가 안 돼 문제와 답을 동시에 봤다"고 한다.

"계속해서 문제와 답을 번갈아 봤어요. 문제만 봐도 답이 생각날 때까지 수십 번 반복했습니다. 대학시절 고시공부할 때도 문제와 답을 동시에 봤어요. 자연스레 공부진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데, 그런 만큼 첫 단락부터 다시 반복학습을 할 수 있었지요. 어떤 시험이든지 시간만 충분하면 못 풀 문제는 없다고 봐요. 시험시간이 짧아 제대로 답을 못씁니다. 공부 승패는 짧은 시간에 정확한 답을 쓸 수 있는 능력이 결정합니다."

■"꿈을 찾는 자율형 인간이 되어라"

그는 고시 3관왕을 이룬 뒤 곧바로 법조계로 나가지 않았다.
사법연수원을 다니며 1982년 서울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뒤 당시 한국고등교육재단(故 최종현 SK회장 설립)의 도움으로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석사학위를 마치고 정치학 박사공부를 하던 도중 귀국, 1984년 9월 수원지법 판사임관을 받았다. 그러나 다시 '공부편력'이 도져 2년 뒤인 1987년 도미(渡美), 하버드대(석사)와 컬럼비아대(박사)를 졸업했다.

"고시 3관왕이 화려해 보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목말랐어요. 대학동기들이 국내에서 승승장구할 때 청바지에다 가방을 둘러메고 학비걱정하며 낯선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신이 불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서른이 넘어서까지 부모 손을 빌린다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는 기꺼이 도전을 택했다. 현재의 모습이 초라하지만 미래를 보았다. "간절한 꿈(목표)이 있으면 간절한 노력이 나온다고 믿었다"고 했다.

"누구나 간절히 되고자 하면 간절한 노력이 나옵니다. 자기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금방금방 잘 잊어먹습니다. 그러니 시험칠 때 고통을 많이 받았지요. 현실에 충실한 것도 성공에 도움이 안돼요. 좋고 입에 단 것만 찾는 현실이 미래를 보장하지 안잖아요. 미래가 가장 중요해요. 머릿속에 무엇을 담아두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돼요. 저는 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너는 커서 뭐가 될래. 꿈을 가지고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해요."

그는 공부 잘하는 범생이에 머물지 않았다. 꿈을 꾸며 도전했다.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됐지만 새로운 도전을 계속했다. 국제변호사, 방송패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투자 자문사 대표와 대학 교수가 됐다.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아 NGO를 만들었으며 혼탁한 정치판에 뛰어들어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인이 된 그는 아직도 꿈을 꾼다.

"현재 '플러스 인생'이 미래를 가져다 주지 않아요. 10년 뒤 자신의 비전을 보고 준비한 사람은 분명히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꿈이 중요합니다. 꿈을 찾는 자율형 인간이 되세요."

입력 : 2008.09.22 03:49 / 수정 : 2008.09.22 04:44

 

[상위0.1%의 공부이야기] 공부량 많을수록 실력은 저절로 늘어 "주요과목 문제집만 15권씩 풀었어요"
수원 권선고 2학년 강태환군
글=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사진=이경호 기자 h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수원 권선고 2학년 강태환(17·사진)군은 고교진학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500점 만점에 490점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유학경험은 없지만 최근 치른 텝스성적이 849점이다. 그는 탑을 쌓을 때 기초가 튼튼해야 하듯이 공부도 기본 밑바탕을 잘 다져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금만 공부하는 것 같은데도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며 "이들은 천재라서가 아니라 그동안 실력을 충분히 쌓아놨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해도 금방 이해하고 문제도 잘 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릿속으로 공부계획을 세운다

강군은 공부계획을 미리미리 세우는 것이 우등생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1주일치 공부계획을 영역별로 세운다. 그러나 수첩 등에 계획표를 쓰지는 않는다. 머릿속으로 계획의 얼개를 세운 뒤 하나하나 실천한다. "중학교 때까지는 수첩에 영역별로 공부할 내용을 세세하게 적어 계획표대로 실천하려 노력했어요. 그러나 계획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압박감으로 다가와 되레 스트레스를 받고 능률도 오르지 않았어요. 계획을 세울 땐 달성하기 어려울 만큼 빠듯하게 공부할 분량을 설정할 때가 많잖아요. 고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마음속에 공부계획을 세웠어요. 공부계획을 잊어버릴까 봐 계속 공부할 내용을 생각하다 보니 내가 얼마만큼 공부했는지 수시로 점검할 수 있고 전체적인 학습능률도 파악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어요."

■슬럼프 때는 스스로에게 격려를

강군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자꾸만 다른 생각이 날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택했다. 첫째는 다른 과목 공부를 하는 것이다. 영어를 공부하다가 딴 생각이 나면 수학을 공부해 기분전환을 한다든지, 사회공부를 하다가 막히면 국어로 '유턴'하는 식이다. 또 책을 읽거나 경시대회,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동안 따놓은 자격증만 해도 워드프로세서 1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리눅스마스터 2급 등 다양하다. 올 초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쳐 1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둘째는 스스로에게 격려하는 방법이다. 도통 공부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책을 덮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었다. "집중이 안 될 땐 자신에게 '지난번 시험은 잘 못 봤잖아. 이번 시험은 힘을 내서 좋은 결과를 얻자'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넌 할 수 있어' 등의 조언과 격려를 했다"며 "스스로에게 공부 이유를 되뇌면 마음을 다잡고 공부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학은 예습과 오답노트가 중요

강군은 "다른 과목은 대부분 공부법이 비슷하지만, 수학만큼은 예습과 오답노트가 중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수학개념을 수업시간에 처음 듣게 되면 어떤 부분이 미흡하고, 어디를 보완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반드시 예습을 해서 자신이 잘 몰랐던 부분을 체크한 뒤 수업시간에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답노트는 틀린 문제들의 단권화 작업이 아니라, 내가 왜 이 문제를 틀렸고 오해했는지를 한 곳에 모으는 작업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틀린 문제와 정답만 오려 붙이면 오답노트를 만드는데 시간만 허비할 뿐입니다. 오답노트에는 내가 문제를 풀 때 왜 오답을 썼는지에 대한 이유와, 어떤 개념을 오해해서 틀렸는지, 다음에 문제를 풀 때 무엇에 주의해야 하는지 등을 꼭 써야 합니다. 오답노트는 틀린 문제의 정답을 외우는 게 아니라, 비슷한 문제를 실전에서 틀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니까요."

■많은 공부량은 공부를 잘하는 밑바탕

강군은 어떤 과목이든 공부량이 많으면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지금까지 주요 과목별로 문제집만 15권 이상씩 풀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많이 공부하면 지금 당장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나중에 공부를 잘 하는 밑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공부의 기초가 없는데 조금 공부했다고 해서 성적이 오를 리 없지요. 기초를 다지려면 어떤 식으로든 공부를 꾸준하게 해야 합니다. 많이 공부하면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최적인 공부법을 알게 돼요. 요령 없이 단순 암기를 많이 하든, 책을 많이 읽든, 문제를 많이 풀든 뭐든지 많이 하면 실력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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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 EBS 인터넷 수능, 미래로 언어 종합편(이룸이앤비)

외국어 - EBS 인터넷 수능 EBS 여름방학특강, 겨울방학특강

수리 - EBS 수능특강, 쎈 수학(신사고)

탐구 - 완자, 숨마쿰라우데(이룸이앤비)
입력 : 2008.09.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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