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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이민 가이드/알선업체 잘 골라야…언어·기술 ‘필수’

향기男 피스톨金 2008. 10. 10. 11:18

알선업체 잘 골라야…언어·기술 ‘필수’

성공 이민 가이드


모든 이민자가 새로운 나라에서 꿈꾸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민은 생활 터전을 낯선 외국으로 옮기는 일인 만큼 특별한 마음가짐과 주의를 필요로 한다. 문제는 모든 이민자가 새로운 나라에서 꿈꾸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 짐을 싸기도 전에 수속에 문제가 생겨 주저앉는가 하면, 현지 정착에 실패해 깊은 상처만 안고 되돌아오는 이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정신적인 충격은 물론 십중팔구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공 이민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철저한 준비’를 꼽는다. 자신과 가족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새 나라에 대해 속속들이 공부하면서 성공 이민의 조건을 차근차근 갖춰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민법률법인 MCC의 하지욱 대표는 “이민 준비는 정신적인 부분과 현지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리적 조건을 습득하는 두 가지 분야로 나눠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낯선 나라에서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 정착에 성공하고 말겠다는 의지와 목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 가족의 인생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는 게 먼저라는 이야기다.

정신적 무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술적인 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해당 국가의 언어, 생계를 걸만한 직업 기술, 현지의 법과 제도에 대한 공부가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영어권 국가로의 이민이라면 영어 능력이 필수다. ‘영어 구사 수준과 현지 적응 속도가 비례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게 이민자와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고자 하는 일에 적합한 자격증이나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 대표는 “준비 과정 중에 이민 갈 나라를 적어도 1~2번 가서 구석구석 살펴보는 게 좋은데, 그 비용을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철저한 준비만이 성공 이민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갈 조건을 만드는 한편으로 병행해야 할 것이 바로 이민 수속이다. 대부분의 예비 이민자는 이민을 결심한 후 가장 먼저 이주 알선 업체를 찾아 상담하고 수속을 의뢰한다. 그곳에서 해당 국가의 정보를 얻고 조언을 받아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주 알선 업체의 선택은 이민 성공 여부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자칫 돈만 날리고 계획대로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는 이주 알선 업체와의 분쟁이 심심치 않게 신고되고 있다. 해외 이민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2005년 59건에서 2007년 115건으로 95%나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수속 지연(59%)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방적인 수속 중단이나 계약 조건 변경 등 계약 불이행(33.3%)이 뒤를 이었다. 또 애초 계약과 달리 부당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기업에 다니던 H 씨의 경우 미국 취업 이민을 가기 위해 2002년 2500만 원을 지불하고 한 이주공사에 이민 수속 대행을 의뢰했다. 이주공사 측이 “1년 6개월이면 수속이 완료될 것”이라고 했지만 5년이 지나도록 노동 허가조차 나오지 않았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던 H 씨는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에선 이를 거절, 결국 H 씨는 소비자원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수속 지연·계약 불이행 피해 ‘수두룩’

의뢰인을 황당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 캐나다 이민 전문 업체를 표방하는 곳에 수속을 의뢰한 Y 씨는 1500만 원을 지불하고 취업 비자를 받아 캐나다에 입국했다. 그런데 업체의 설명과 달리 취업 장소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업체는 영주권 취득까지 250만 원의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Y 씨가 지불을 거절하자 업체는 후속 이민 수속을 중단해 버렸다. Y 씨는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 같은 피해가 일어나는 원인은 이용자가 이민 알선 업체를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민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능력이 뒤떨어져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수속 대행 능력이 부족한 업체가 난립해 있다는 것도 문제다. 1999년까지 허가제로 운영됐던 해외 이주 알선업은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일정한 등록 요건(보증금 1억 원 이상, 3억 원 이상 보증보험 가입)을 구비하고 외교통상부에 신고하면 등록증을 발급하도록 법령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1996년 6개 업체에 불과했던 알선 업체 수가 지금은 173개로 늘어났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한편으로 부실 업체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민 수속은 반드시 알선 업체를 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해도 되는 일이다. 개인이 수속할 경우 이민 대상국의 영사과를 방문해 비자 및 영주권 신청 업무를 직접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고용 허가 승인 등의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데다 언어 능력과 이민 제도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민 신청자는 알선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결국 우량 알선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 이민의 지름길인 셈이다. 외교통상부 재외동포협력과 관계자는 “이민 알선 업체 선택에 앞서 이주 예정 국가의 이민 제도를 알아보고 알선 업체의 이민 알선 실적, 이민사고 발생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면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후 계약하는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돋보기│해외 이민 성공 7계명

‘어떻게 살 것인가’ 구체적 계획 세워야


해외 이민의 성공 여부는 준비 과정에 달렸다. 얼마나 공들여 준비했는가에 따라 새로운 나라에서의 삶이 달라진다. 이민의 두려움을 덜기 위해서라도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준비 과정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이민 컨설턴트들과 외교통상부 재외동포협력과가 충고하는 성공 요령을 알아보자.

① 언어 능력을 길러라= 영어권 국가로 이민을 계획한다면 당장 영어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는 이는 많지 않다. 수속 기간 중에 영어 회화를 배우는 것은 물론 현지에 가서 이민자를 위한 영어학원 등에 다니며 실력을 키워야 한다.

② 기술이 재산이다= 이민 갈 나라에서 선호하는 기술을 갖고 있으면 영주권이 비교적 쉽게 나오고, 돈을 벌기에도 유리하다. 호주의 경우 미용, 요리, 자동차 정비, 판금 및 도장, 전기, 용접, 배관 등에 대한 기술자를 선호한다. 회계사, 간호사, 정보기술(IT) 관련 전문가도 인기 있다.

③ 현지 법·제도를 공부하라=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앞으로 인생을 걸 나라의 법·제도를 알고 있어야 생활에 불편이 없다. 생활과 직결되는 부동산 거래나 투자를 할 때는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④ 짐 싸기 전 최소 1~2번 방문하라= 사전 답사를 통해 앞으로 거주할 지역과 직업, 교육 시설 등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현지에서 사업을 할 경우엔 충분한 기간을 두고 체류하면서 비즈니스 환경을 체크해야 한다.

⑤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하라= 요즘 예비 이민자들은 인터넷에서 풍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과거 이민자들보다 훨씬 유리하다. 외교통상부, 각국 대사관, 한인회, 해외한인무역협회(OKTA) 등의 홈페이지에 유용한 정보가 많다.

⑥ ‘똑똑하고 투명한’ 이주 알선 업체를 골라라= 외교부 알선 업체로 등록된 곳인지, 실적이 탄탄한지 확인한 후 수속을 의뢰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한국소비자원이나 외교통상부 재외동포협력과에 문의한다.

⑦ 명확한 목표를 세워라= 무슨 일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등 인생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후 떠나야 한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입력일시 : 2008년 9월 23일 12시 13분 1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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