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한철 일본 KBC그룹 회장· 한상 운영위원
"블루오션 선점으로 글로벌경쟁력 키워라"
"일본은 동질성을 중요시한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직원이 일본 문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돼야 한다"
"일본사회는 성숙된 시장이라 접근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IT 등 새로운 분야의 시장은 개방돼 있다. 경쟁력이 있는 분야로 진출을 늘여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꾸준히 신뢰 관계를 쌓아가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시장 또한 일본이다."
조한철(56) KBC그룹 회장은 1990년대 이후에 일본에 진출한 소위 ‘뉴커머’이며 재일 비즈니스 사회에서 인정하는 ‘일본통’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1983년 일본 릿교대학 대학원에 진학해 관광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해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경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했다.
1996년에 일본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지인으로부터 경영난에 처한 호텔을 다시 일으켜보자며 사업을 제안해와 후쿠시마현 유모토 온천지역의 ‘팜스프링’호텔 사장으로 취임하며 비즈니스에 뛰어 들었다.
당시 일본은 버블붕괴 여파로 인해 서비스업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불황이었다. 그는 취임해서 두 달간 남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며 가장 어려운 일들만 골라서 솔선수범했다. 한국인 사장에 대해서 의심에 눈초리를 보내던 직원들도 그의 열정에 감탄하면서 전 직원이 하나가 돼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로 탈바꿈 시켰다.
그는 ‘위기가 기회다. 취임 당시 주방에 요리사가 1명 뿐이었다. 일본의 온천 호텔은 좋은 온천과 식사가 중요하다고 판단 과감하게 4명의 요리사를 기용했다. 주변에서는 가뜩이나 경영도 어렵다며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와 맛에서 최고라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해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취임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007년에는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여행지 ‘JARAN’으로부터 후쿠시마현 최고의 온천호텔로 선정됐다. 1999년에는 아예 호텔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부동산개발업에 뛰어 들었다. 현재 동경에 도심형콘도인 위클리맨션 운영과 코리아비즈니스센터 등을 통해 년 간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호텔 경영을 맡으면서 가장 고민한 것이 블루오션의 개척이라고 말했다. 온천호텔 = 휴양지 호텔 이란 전통적인 영업마인드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새로운 고객 유치에 힘을 기울였다.
‘첫 번째로 인근의 공업단지를 돌며 비즈니스 출장객 유치에 주력했다. 미팅룸을 마련해 회의도 가능케 하면서 출장과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홍보했다. 두 번째로는 근처 10여개나 되는 골프장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골프와 온천을 동시에 즐기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골프장과 제휴를 했다. 그로인해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 투숙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당시 온천 지역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비즈니스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00년부터 동경에 9층 건물의 한국비즈니스센터를 개관했다. 당시 한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동경 사무소장을 맡으면서 한국의 IT지원센터를 겸했고 한국의 기업들을 50여개 유치했다.
그의 비즈니스센터에는 한국디지털콘텐츠 진흥원 일본지부를 비롯해 국순당 일본지사, 지문인식 IT기업 등 많은 젊은 기업들이 입주했고 KBC그룹에서는 일본 진출에 필요한 제반 업무를 도왔다. 현재는 일본에서 기업 활동을 위한 제반 사항에 대해 컨설팅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회사설립, 인허가, 마케팅, 사무실임대, 시장조사, 인재채용 등 광범위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일본 진출 시 제일 중요한 것으로 ‘인재확보’를 꼽았다. ‘일본은 동질성을 중요시한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직원이 일본 문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돼야 한다. 본인이 그렇지 못하면 파트너를 만나든가 인재확보를 해야한다. 그 사람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또 그는 ‘일본 사회는 비즈니스에 있어서 신뢰와 안심감이 중요하다. 아무리 제품이 좋고, 기술력이 있어도 신뢰구축이 안되면 섣불리 거래하지 않는 것이 일본인’이라며 무조건 상품성만 보고 일본진출을 시도하는 것을 경계했다.
‘상품이 좋아도 시장 접근이 어려운 곳이 일본이다. 그렇지만 충분이 시간과 공을 들여서 상대방의 신뢰를 획득하면 지속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시장이 일본’이라며 성숙한 시장일수록 정공법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 회장은 일본경기 침체로 소비시장이 위축되어 공격적인 경영이 쉽지 않다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기업과 개인의 저축률이 세계최고인데다 많은 해외 채권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의 세계적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해서 소비가 더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분야의 진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IT나 고급 개호서비스 등은 시장이 앞으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IT분야의 진출을 권장했다.
"일본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남이 건넌 뒤에 건너는 비즈니스를 고수하고 있어서 변화가 극심한 IT분야에서 뒤쳐져 있다. 반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않는 한국인에게 IT분야는 딱 맞는 업종"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일본에서 한국의 IT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재 IT관련 전문가 수만 명이 일본에 진출해 있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와 컨텐츠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그는 "KBC그룹에서는 한국의 IT기업과 일본 시장을 연결해주는 파이프라인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념적으로 갈라져 있는 재일동포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통일 된 코리안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민단과 조총련계를 비롯해 뉴커머에 이르는 다양한 재일동포 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통한 상생의 축적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회장은 World-OKTA의 일본 동경 지회장 및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다 2008년 10월 24일 포항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이사장이란 중책을 맡게 돼 영광과 책임을 느낀다. 옥타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직화와 사업화에 힘쓰겠다’며 ‘유능한 차세대를 발굴해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과 연계해서 좋은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과 차세대 육성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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