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마시는 이야기들/세계음식 이모저모

새해 잘먹고 잘살기/아침식사에 관한 9가지 진실/배려와 치유의 음식 죽 이야기

향기男 피스톨金 2011. 1. 24. 01:52

아침식사에 관한 9가지 진실

에쎈 | 입력 2011.01.21 09:21  

1 무엇을 먹는가보다 중요한 것은'무엇이든' 먹는 것

사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제외하면 아침식사로 적합하지 않은 메뉴는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이든지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무엇인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뇌가 깨어나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돕기 때문에 일의 능률이 오를 뿐 아니라 점심에 허기져 과식하는 일을 막아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2 기상 후 30분, 오전 9시 이전에

아침식사는 일반적으로 식욕이 가장 왕성한 기상 후 30분 정도 지난 때 먹는 것을 추천한다. 30분 이전에는 잠이 다 깨지 않아 식욕이 나지 않고, 소화하는 데 무리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아침식사는 웬만하면 9시 이전에 먹는 것이 좋다. 이후에 아침을 먹으면 오히려 점심식사를 하는 데 방해가 되어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아침식사 시간을 놓쳤다면 너무 거한 아침식사보다는 간단히 허기를 때울 수 있을 정도의 간식을 먹는다.

3 식사 전 30분 생수 한 잔

기상 즉시 공복에 마시는 생수는 밤새 위벽에 끼어 있던 노폐물을 씻어낼 뿐 아니라 위의 활동을 촉진하고 위액을 분비시켜 소화 활동을 돕고 식욕을 돋운다. 평소 아침에 식욕이 없거나 아침에 소화기능이 활발하지 않아 식사를 하는 데 무리를 느꼈다면 아침식사 30분 전, 일어난 즉시 생수 한 잔을 마셔보자.

4 액체보다 고체식이 좋다

아침에는 먹기 부담 없는 주스나 우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체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액체보다는 고체 상태의 음식을 씹는 저작운동이 뇌를 자극하므로 우리 몸을 깨우는 데 더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씹어 먹으면 같은 열량의 액체를 그냥 삼키는 것보다 포만감도 더욱 커지고 공복감도 느리게 찾아온다.

5 탄수화물을 두려워하지 말라

탄수화물을 살이 찌게 하는 주범이라고 생각해 아침식사에서도 탄수화물을 배제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탄수화물이 분해되며 생기는 것으로, 밤사이 낮아진 포도당을 아침식사로 보충해야 뇌가 활발히 운동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특히 오전 시간에 활발한 두뇌 활동을 요하는 이들은 아침식사에서 탄수화물을 빼놓지 말도록. 하지만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고GI 식품 위주의 식단보다는 통곡물 등 저GI 식품 위주의 식단이 비만 예방 등에 더 좋다는 것을 유념하자.

※ GI지수란? 음식물 섭취 후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혈당치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지수.

6 양질의 지방은 몸에도 좋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아침에 지방이 가득한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연구는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 이론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는 없지만 아침식사에서 섭취하는 지방은 몸에 축적될 확률이 적기 때문에 조금은 더 자유롭게 섭취해도 된다는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방 또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적절히 섭취하도록 하며 특히 견과류와 해산물, 올리브유 등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7 단백질을 꼭 섭취한다

단백질은 신체 구성 성분이자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이므로 아침식사에서도 빼놓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단백질을 풍부하게 포함한 메뉴로 식사를 하면 포만감이 오래갈 뿐 아니라 식욕을 조절하고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방지해 비만을 예방하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8 아침이라도 과식은 금물

'아침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아침에는 과식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아침을 든든히 먹는 것을 넘어 과식하게 되면 머리로 가야 할 혈액이 소화를 돕기 위해 위로 몰려 뇌 운동에 방해가 돼 오전 내내 졸릴 수 있다. 또한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아침부터 지나치게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오히려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9 야식을 피하라

몸에 좋을 것 하나 없는 것이 바로 야식.

아침식사는 야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점도 있다. 반대로 야식을 먹으면 다음 날 아침까지 속이 더부룩해 아침을 먹는 데 방해가 된다. 이러다 보면 아침을 거르게 되고 또다시 야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야식을 끊고 싶으면 아침을 먹고, 아침을 맛있게 먹고 싶다면 야식을 피한다. 하지만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전날 야식을 먹어 속이 더부룩한데도 꾹 참고 푸짐한 아침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경우 주스 한 컵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이 낫다.

에디터: 강윤희 | 감수: 이서연(KS병원 영양사)

 

아침 정찬 VS 간편 아이디어

에쎈 | 입력 2011.01.21 09:20 | 누가 봤을까? 50대 여성, 제주

 
건강한 생활 요리를 연구하는 이보은 선생 제안





건강에 좋은 현미밥과 담백하고 시원한 맛에 숙취 해소에도 좋은 맑은 콩나물국, 식이섬유가 풍부한 우거지된장나물, 몸에 좋은 단백질이 가득한 두부구이, 짭조름하게 졸여 입맛 당기는 연근조림.

◆ 맑은콩나물국

조리시간: 2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콩나물 200g, 굵은 파·붉은 고추 ½개씩,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멸치국물 4컵

1 콩나물은 다듬어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턴다.
2 굵은 파는 굵게 채 썰고 붉은 고추는 반을 갈라 씨를 털어 곱게 채 썬다.
3 냄비에 콩나물과 멸치국물 1컵, 소금 1작은술을 넣고 뚜껑을 덮어 끓인다.
4 콩나물 익는 냄새가 나면 뚜껑을 열고 나머지 멸치국물을 모두 부은 후 다진 마늘을 넣어 끓인다.
5 굵은 파와 붉은 고추채를 넣고 소금으로 모자라는 간을 맞춘다.

※ 콩나물국은 멸치국물을 밑국물을 사용해야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풍부하게 우러나온다. 콩나물을 익힐 때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으면 콩나물 익는 시간이 길어져 콩나물이 질기고 맛이 없게 된다.

◆ 우거지된장나물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삶은 우거지 200g, 집된장·다진 파 1큰술씩, 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다진 마늘 ½작은술

1 우거지를 부드럽게 삶아 손으로 길게 찢은 후 물기를 꼭 짠다.
2 물기를 짠 우거지에 집된장과 참기름, 파,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 후 깨소금으로 간한다.

◆ 두부구이와 양념장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두부 ½모, 들기름·식물성 기름 1큰술씩, 소금 약간
양념장: 간장 2큰술, 물엿·깨소금 1큰술씩, 고운 고춧가루 1작은술

1 두부는 3×3×1㎝ 크기로 썰어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 다음 소금을 조금 뿌려 밑간한다.
2 들기름과 식물성 기름을 팬에 두르고 지글지글 끓어오르면 두부를 넣고 양면을 노릇하게 부친다.
3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 연근조림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연근 200g, 간장 2큰술, 물엿·포도씨유 1큰술씩, 설탕·다진 마늘·식초 1작은술씩, 소금 약간

1 연근은 껍질을 벗겨 손질한 후 얇게 썰어 식초를 넣은 물에 한 번 헹궈 건진다.
2 포도씨유를 두른 팬에 연근을 나른해지도록 볶다가 간장, 설탕, 다진 마늘을 넣어 졸인다. 간장 색이 배어들면 소금으로 모자라는 간을 맞추고 불에서 내린 후 물엿을 넣고 재빠르게 버무린다. 



토마토와 햄, 치즈를 넣어 영양 밸런스를 맞춘 삼색샌드위치, 집 안에 퍼지는 냄새가 아침부터 군침 돌게 하는 독일식 소시지구이, 아침을 활기차게 열어주는 에너지 음료 바나나셰이크.

◆ 삼색샌드위치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샌드위치식빵 8장, 토마토 1개, 슬라이스햄·슬라이스치즈 2장씩, 마요네즈 2큰술, 머스터드 적당량

1 토마토는 슬라이스한 다음 종이타월에 올려 씨를 빼고 물기를 없앤다.
2 마요네즈와 머스터드를 섞어 식빵 한쪽 면에 바른다.
3 스프레드한 면에 토마토를 얹은 뒤 빵, 치즈, 빵, 햄, 빵 순서로 올려 삼색 샌드위치를 만든다. 유산지로 감싼 후 반으로 잘라 먹기 편하게 낸다.

◆ 독일식 소시지구이

조리시간: 10min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수제 소시지 3개, 말린 허브(로즈메리, 바질 등)·
올리브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 소시지는 칼집을 잘게 넣어 무늬를 낸다.
2 소시지에 올리브유와 허브를 뿌리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3 팬 또는 오븐에 소시지를 넣고 노릇하게 굽는다.

◆ 바나나셰이크

조리시간: 1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바나나 4개, 우유 4컵, 얼음 8조각, 올리고당 적당량

1 바나나를 적당히 썰어 믹서에 우유, 얼음과 함께 넣고 곱게 간다. 취향껏 올리고당을 넣어 마신다.

 



 

몸에 좋은 콩 단백질이 듬뿍 든 두유에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더한 시리얼 식단. 여기에 그린샐러드를 곁들여 산뜻한 맛과 비타민, 식이섬유를 더했다.

◆ 과일을 넣은 시리얼두유

조리시간: 1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시리얼 80g, 방울토마토·냉동체리 4개씩, 키위 1개, 두유 4컵

1 방울토마토와 냉동체리, 키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볼에 시리얼과 과일을 넣고 두유를 부어 먹는다.

◆ 신선한 그린샐러드

조리시간: 10min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양상춧잎 5장, 방울토마토 8개, 시판 프렌치드레싱 적당량

1 양상추를 먹기 좋게 손으로 뜯어 접시에 담고 방울토마토를 썰어 올린다. 프렌치드레싱을 뿌려 먹는다.

 





 

 

◆ 주먹밥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찬밥 4공기, 김치·감자볶음·멸치볶음·어묵조림 등 집에 있는 밑반찬과 고추장 적당량씩, 참기름 1작은술

1 찬밥은 전자레인지에 뜨겁게 데운다.
2 김치는 송송 썰고 감자볶음, 어묵조림도 잘게 썬다.
3 볼에 뜨거운 밥을 담고 준비한 밑반찬을 넣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버무려 동그랗게 주먹밥을 만든다.

◆ 두부된장국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두부 ¼모, 일본된장·송송 썬 쪽파 2큰술씩, 멸치국물 4컵

1 두부는 사방 1㎝ 크기로 썬다.
2 냄비에 멸치국물을 붓고 일본된장을 곱게 푼 다음 한소끔 끓으면 두부와 쪽파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인다.
 





 

◆ 프루트하이토스트


조리시간: 15min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식빵 100g, 키위 1개, 냉동체리 2~3개, 방울토마토 2개, 바나나 ½개, 무염버터·슈거파우더 1큰술씩, 시나몬가루 ½작은술

1 자르지 않은 식빵을 준비해 4㎝ 두께로 잘라 무염버터를 조금씩 올린다.
2 오븐 또는 전자레인지에 식빵을 넣고 노릇하게 구워 버터를 녹인다.
3 준비한 과일을 고루 썰어 적당히 올리고 시나몬가루와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 치즈를 넣은 베이글

조리시간: 10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베이글 4개, 슬라이스치즈 4장

1 베이글을 오븐이나 토스터에 따끈하게 데운 후 가로로 반 갈라 치즈를 넣는다.
 





 

◆ 시리얼을 넣은 플레인요구르트


조리시간: 5min | 재료분량: 4인분 | 난이도: 하
재료: 플레인요구르트 4컵, 시리얼 40g

1 플레인요구르트를 덜어 볼에 담고 시리얼을 뿌려 먹는다.

 

에디터: 강윤희 | 포토그래퍼: 신지연 | 감수: 이서연(KS병원 영양사) | 촬영협조: ㈜옴니디자인

 

배려와 치유의 음식 죽 이야기

에쎈 | 입력 2011.01.21 09:21  

한국인에게 죽은 적은 양의 곡식으로 배를 불려주는 고마운 서민 음식이자 권세를 누리는 귀족들에겐 입맛을 살려주는 귀한 음식이기도 했다. 또 젖을 뗀 갓난아기의 생애 첫 식사이며, 환자에게 새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회복의 음식이기도 하다. 배려의 마음과 치유의 힘을 가진 죽 이야기.

 

농경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밥이나 떡에 앞서 곡식으로 만든 최초의 음식이 바로 죽이다. 토기에 물과 곡물을 넣어 끓인 것이 죽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조리법도 다양하게 발달되어 왔는데 조선시대 문헌만 봐도 수록되어 있는 죽의 종류가 무려 170여 가지에 이른다.


죽은 우리 음식 중에 가장 부드러운 음식이기도 하다. 쌀 등의 곡식에 물을 많이 붓고 오랫동안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곡물의 녹말이 충분히 호화되어 위에 부담이 없다.

밥보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소도 빠르게 흡수되어 뇌와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까닭에 예부터 건강서에도 아침에 죽을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 기록이 많다.

허준이 지은 < 동의보감(東醫寶鑑) > 에는 '백죽(白粥)'이라 하여 조반으로 죽을 먹으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나와 있고, 순조 때 실학자였던 서유구가 쓴 < 임원경제십육지(林園經濟十六志) > 에는 < 죽기(粥記) > 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가 허한데 곡기가 일어나서 보의 효과가 사소한 것이 아니다. 또한 죽은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 위장에 좋다'고 쓰여 있다.

 

여기에는 '죽십리(粥十利)'라 하여 '이른 아침에 죽을 먹으면 열 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기록도 있다. 즉 죽이 혈색을 돕고, 기운을 돕고, 수명을 늘리고, 안락하게 하고, 말을 잘하게 하고, 풍증을 없애고, 음식을 잘 내리게 하고, 말소리가 맑고, 주림을 제하고, 갈증을 없앤다는 것. 뿐만 아니라 불교에서는 '죽반(粥飯)'이라 하여 아침에는 죽, 낮에는 밥을 먹는 것이 오랜 관습으로 되어 있다.


죽은 하루를 시작하는 건강식으로 우리 식문화와도 연관이 깊다. 첫 끼니를 들기 전에 밤새 공복이었던 속을 달래는 자릿조반이라는 풍습이 있었을 정도. 이른 아침부터 초조반, 조반, 낮것상, 석반, 야참 등 다섯 번의 식사를 올렸던 궁중에서도 초조반으로 죽을 내어 속을 달래주었다. 뿐만 아니라 죽은 넣는 재료에 따라 보양식이나 별식이 되기도 했으며, 보릿고개 시절처럼 먹을 것이 부족할 때는 구황음식으로 서민의 배고픔을 달래기도 했다. 예부터 한국인 곁에서 속을 달래며 함께 지내온 역사가 깊은 음식이 바로 죽이다.

 

◆ 기본 죽


죽은 멥쌀이나 찹쌀을 불려 5~7배 되는 물을 넣고 40~50분간 뭉근한 불에서 오래 저으며 쑤는 것이 정석.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죽은 농도와 재료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는 곡물로 그중에서도 쌀이 가장 기본이다.
이 곡물을 어떻게 쑤느냐에 따라 흰죽, 원미, 무리죽, 암죽, 미음, 응이 등으로 나눈다.
여기에 첨가되는 재료와 용도에 따라 죽의 맛과 형태를 정하는데 채소, 해물, 고기, 약재 등을 더해 다양한 맛을 내며 보양 기능을 얻기도 한다.

흰죽

가장 기본이 되는 죽. 통쌀로 끓이거나 갈아서 끓이기도 한다. 불린 쌀과 물의 비율은 1:6 정도가 적당하다. 통쌀로 끓이는 경우,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참기름에 볶다가 끓이기도 한다.

암죽
예전에는 엄마 젓의 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던 암죽. 원래 밤으로 묽게 쑨 '밤죽'이 암죽으로 바뀐 것으로, 요즘에는 쌀이나 다른 곡식가루를 물에 타서 묽게 쑨 죽을 말한다. 바로 끓이면 뭉치기 쉬우므로 물에 타서 잘 푼 다음 냄비에 붓고 새로 물을 부어 끓인다.

원미
쌀알을 굵게 갈아서 쑤는 죽. 대개 절구에 쌀알이 반쯤 으깨지도록 갈아서 사용한다. 서양의 오트밀과 비슷하다. 채소죽을 쑬 때 많이 쓴다.

미음
죽 중에서 농도가 가장 묽은 것으로 물을 많이 붓고 끓인 다음 체에 걸러 마시는 유동식이다. 불린 쌀을 쌀알이 완전히 퍼지도록 뭉근한 불에 푹 고아 체에 거르는데, 불린 쌀과 물의 농도는 1:9 정도가 적당하다.

무리죽
쌀알을 형태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전히 곱게 갈아서 쑨 죽으로 비단죽이라고도 한다. 분쇄기나 블렌더에 불린 쌀과 함께 물을 조금 붓고 곱게 갈아 끓인다. 잣죽, 흑임자죽 등을 끓일 때 주로 쓰는 조리법이다.

응이
예전에는 율무의 앙금으로 쑨 것을 가리켰지만 요즘에는 곡물의 앙금을 받아서 쑨 죽을 통틀어 응이라고 한다. 곡물의 녹말가루를 물에 풀어서 끓이거나 간 재료를 그대로 가라앉혀 웃물은 버리고 앙금만을 받아 냄비에 담고 물을 부어 쑨다.

◆ 젊어지는 보양죽 참깨죽 & 흑임자죽

젊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흑임자죽과 깨죽을 즐겨 먹을 것을 권한다.
깨죽에는 삼거지덕(三去之德)이라 하여 늙어서 풍이 없고, 흰머리가 검게 되며, 근심까지 없애주는 세 가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참깨와 불린 쌀을 함께 쑨 깨죽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죽으로 불린다.
참깨를 가리키는 옛말인 '효마자(孝痲子)'도 참깨가 부모에게 아들보다 더 효도한다는 뜻.

검은깨와 불린 쌀을 곱게 갈아서 쑨 무리죽으로 맛이 담백하고 신장에 특히 좋은 흑임자죽은 조선시대 왕가에서 초조반으로 가장 즐겼던 죽이다.
검은깨는 한약명으로 '흑지마(黑脂痲)'라고 불리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늙지 않으며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지 않고 오래 산다고 한다.
검은깨는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지방 운반을 돕는
레시틴이 풍부한데, 뇌를 이루는 성분이므로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나 수험생에게 특히 좋다.

* 참깨죽
조리시간: 2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참깨 1큰술, 쌀 ½컵, 소금 약간, 물 1½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불린다.
2 참깨는 물에 살살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 후 마른 팬에 넣어 나무주걱으로 뒤적이며 고루 볶는다.
3 믹서에 ①의 불린 쌀과 ②의 볶은 깨를 넣고 곱게 갈아 체에 내린다.
4 냄비에 ③의 재료를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 후 불을 줄이고 눋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10~15분간 뭉근히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 흑임자죽
조리시간: 2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흑임자 1큰술, 쌀 ½컵, 소금 약간, 물 1½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불린다.
2 흑임자는 물에 살살 씻어 체를 받쳐 물기를 뺀 후 마른 팬에 나무주걱으로 뒤적이며 고루 볶는다.
3 믹서에 ①의 불린 쌀과 ②의 볶은 흑임자를 넣고 곱게 갈아 체에 내린다.
4 냄비에 ③의 재료를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 후 불을 줄이고 눋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10~15분간 뭉근히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 임신한 왕비의 보양죽 순무씨죽

순무는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기를 늘리는 식품으로 임산부에게 좋다.
특히 겨울철을 나는 임산부라면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음식 섭취에 신경 써야 하는데 예부터 순무씨죽은 임산부들의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특히 경기도 강화, 김포와 황해도 연백의 특산물인 순무씨(만청자)로 만든 죽은 임신한 왕비를 위한 보양식으로 태교음식 중 하나였다.
궁중에서는 순무씨를 삶아서 말린 후 다시 삶아 말리기를 세 번 거듭한 다음 곱게 가루 내어 쌀과 함께 죽을 쑤어 임신한 왕비에게 올렸다고 한다.

조리시간: 20분(순무씨 건조 시간, 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중
재료: 순무씨(만청자) 1작은술, 쌀 ½컵, 소금 약간, 물 1½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3시간 정도 담가 불린다.
2 순무씨는 한약 건재상 등에서 구입하여 끓는 물에 삶아 그늘에 하루 정도 말리는 과정을 3회 반복한 다음 믹서에 곱게 간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①의 불린 쌀과 ②의 순무씨를 함께 넣어 센 불에서 끓인 후 불을 줄이고 눋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10~15분간 뭉근히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 든든한 영양죽 타락죽 & 녹두죽

타락(駝酪)이란 우유를 가리키는 옛말로, 타락죽은 우유죽을 말한다.
지금은 우유가 흔한 식품이지만 예전에는 궁중과 특권계급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약재로 궁중의 내의원에서 송아지를 낳은 암소의 젖을 짜서 약처럼 처방하여 임금에게 올렸다.

쌀을 갈아 물 대신 우유를 넣어 쑨 고소하고 기름진 특별보양식으로, 특히 고종이 초조반으로 즐겼다고 한다. 타락죽은 아이 이유식으로도 좋으며 아침에 입맛 없을 때 걸쭉한 차 한 잔을 마시듯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또한 영양죽과 치료죽으로 손꼽히는 것이 녹두죽이다. 녹두의 성분은 팥과 비슷한데 곡식 중에서 콩 다음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리놀산과
리놀레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도 들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열이 나는 환자에게 녹두죽을 먹이는데, 몸을 차게 하면서도 흡수성이 좋아 입술이 마르고 입 속이 헐었을 때나 피로 회복에도 좋다.

* 타락죽
조리시간: 2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우유 1½컵, 쌀 ¼컵, 소금 약간, 물 1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2시간 정도 담가 불린 후 체를 받쳐 물기를 뺀다.
2 ①의 불린 쌀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 고운체에 올린 후 물을 부어가며 저어 쌀물만 받고 건더기는 버린다.
3 냄비에 ②의 쌀물을 붓고 센 불에 올려 끓으면 중간 불로 낮추고 우유를 부어가며 엉기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젓다가 약한 불에서 은근히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 녹두죽
조리시간: 3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중
재료: 녹두 ¼컵, 쌀 ½컵, 소금 약간, 물 3컵(녹두 삶는 물, 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3시간 정도 담가 불린다.
2 녹두는 깨끗이 씻어 일은 뒤 냄비에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센 불에서 삶다가 끓으면 중간 불로 낮추어 푹 삶아 식힌다.
3 삶은 녹두가 식으면 볼에 담고 손으로 비비면서 껍질을 벗긴 다음 믹서에 물을 약간 붓고 곱게 간다.
4 냄비에 ①의 불린 쌀과 ③의 녹두를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 끓이다가 불을 줄여 서서히 끓인다. 죽 끓이는 물은 녹두 삶은 물을 이용해도 좋다.
5 쌀알이 푹 퍼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고루 저으면서 끓인 후 소금으로 간한다.

◆ 두뇌 발달을 위한 약죽 국화죽

한방에서 국화는 폐와 간장에 작용해 특히 간 기능을 증강시킴으로써 시력을 보호한다고 한다.
간에 나쁜 열 기운이 쌓여 눈이 자주 충혈되고 피로감이 잦을 때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또한 국화죽을 아침마다 즐기면 뇌의 신진대사를 도와 기억력이 좋아지고 머리도 맑아진다.
때문에 약죽으로 불리며 기억력이 감퇴해 건망증이 잦은 사람과 원인불명의 투통이나 현기증 등 머리가 맑지 못한 사람에게 좋다.
조선시대에는 왕세자들의 두뇌 발달을 돕는 식품으로 국화죽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조리시간: 20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하
재료: 말린 국화(티백도 가능) ½작은술, 쌀 ½컵, 소금 약간, 물 1½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3시간 정도 불린다.
2 말린 국화는 믹서에 넣거나 절구에 곱게 빻아 고운 가루로 만든다.
3 냄비에 ①의 불린 쌀과 물을 붓고 센 불에 올려 끓으면 중간 불로 낮추고 ②의 국화가루를 넣어 눋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10~15분간 뭉근히 끓여 소금으로 간한다.

◆ 입맛 돋우는 영양식 쇠고기버섯죽

죽은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어 늘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입맛을 돋우는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부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영양을 보충할 수 있어 별미로 즐기기에도 좋다.
최근 건강에 좋다 하여 주목받고 있는 버섯과 채소를 이용한 버섯채소죽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과 항암작용에도 효과가 뛰어나며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도 좋아 웰빙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영양을 골고루 갖춘 쇠고기버섯죽은 아이 이유식으로도 좋아 온 가족이 즐기기에 제격이다.

조리시간: 35분(쌀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 1인분 / 난이도: 중
재료: 다진 쇠고기 3큰술, 양송이버섯 1개, 쌀 ½컵, 소금·참기름 약간씩, 물 1½컵(쌀 불리는 물 제외)

1 쌀은 깨끗이 씻어 3시간 정도 불린다.
2 양송이버섯은 잘게 다진다.
3 팬에 참기름을 약간 두른 후 다진 쇠고기를 볶다가 다진 양송이를 넣고 볶는다.
4 냄비에 ①의 불린 쌀을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이다 죽이 파르르 끓으면 나무주걱으로 저어 약한 불에서 은근히 끓인 후 ③의 재료를 넣어 좀 더 끓이고 소금으로 간한다.

에디터: 신민주 | 어시스트: 이원지 | 포토그래퍼: 최해성 | 요리 & 스타일링: 박용일(stylish yong) | 어시스트: 남경현 도움말: 윤숙자(한국전통음식연구소), 신동원(순천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 참고서적: 「쉽고 간편한 죽」(대원사), 「입맛 당기는 별미죽」(질시루) | 그릇협찬: 김선미 도자기(리유 02-747-3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