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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분야별 최고의사결정권자, 상무위원(최고지도부) 9명은 '황제 집단'

향기男 피스톨金 2012. 4. 27. 16:11

中 분야별 최고의사결정권자, 상무위원(최고지도부) 9명은 '황제 집단'

  •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 입력 : 2012.04.27 03:08

    1위부터 9위까지 서열 매겨져 9명 모두 동등한 발언·투표권
    중앙기율검사위·정법위 서기 中정치, 핵심 권한 갖고 있어… 정파들, 교체기마다 장악 부심
    "보시라이 사건처럼 이견 땐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 서열 5위인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은 별다른 직책이 없다. 얼핏 실권이 없어 보이는 '중앙선전사상공작영도소조(中央宣傳思想工作領導小組) 조장'이라는 낯선 직책 하나를 갖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선전·사상 분야의 1인자이다.

    이 소조는 당 중앙선전부장을 비롯해 교육·문화 담당 부총리, 중국사회과학원 원장, 국가광전(廣電)총국장(방송·영화 관할), 문화부장,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국정홍보처장 격),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선전담당 부주임 등 당·정·군 관련 분야의 부총리·장관급 책임자 10여명을 조원으로 두고 있다. 당기관지인 인민일보나 관영 신화통신사의 사장도 그의 지시를 받는다.

    악명 높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 역시 이 소조 관할이다. 2010년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에 대한 검열 강화와 해킹으로 이 업체가 중국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한 배후에도 리 상무위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시라이 사건으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단의‘무한권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회 폐회 후 걸어나오는 상무위원 9인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리창춘(상무위원), 원자바오(총리), 후진타오(국가주석), 우방궈(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정협 주석), 뒷줄 왼쪽부터 허궈창(중앙기율검사위 서기),시진핑(국가 부주석), 리커창(부총리), 저우융캉(당 정법위 서기). /AP 뉴시스
    ◇국정 총괄하는 최고권력기구

    상무위는 집단지도체제인 중국 정치의 최정점에 있다. 9명의 상무위원이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갖고 있는 최고 권력을 나눠 행사하면서 13억 중국을 끌어간다. 공식 호칭은 '당과 국가의 영도(領導)'로, 의전이나 경호에 있어 국가 정상과 거의 동일한 예우를 받는다. 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처럼 정치 투쟁에 밀려 실각할 수는 있어도 부패나 비리로 처벌받는 경우는 없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도 '황제'라고 일컬어지는 이 상무위원 자리에 오르기 위해 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중국은 올 10월 최고 권력을 교체하는 18차 당대회를 개최한다. 최고 권력 교체란 임기(5년, 연임 가능)를 다한 상무위원을 새로 선출해 정치국 상무위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8000만명 이상의 당원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중앙 당 의결기구로 중앙위를 두고 있다. 2007년 10월 17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은 204명이다. 이들이 내부 선거를 통해 25명의 정치국원을 뽑고, 정치국원 25명이 다시 9명의 상무위원을 선출해 상무위를 구성했다.

    9명의 상무위원은 1위부터 9위까지 서열이 매겨져 있고, 권력과 직위 등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는 동등한 발언권과 투표권을 행사한다.

    ◇상무위원는 집단지도체제 최정점

    상무위원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이다.

    후 주석은 외교, 안보, 대만문제 등을 총괄한다. 세세한 사안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 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 등 산하 부총리와 장관들이 처리하지만, 중요 사안과 정책 방향 결정은 후 주석 몫이다.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입법을 담당한다. 원 총리는 행정부를 관할하면서 경제를 책임진다. 경제 비중이 높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원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차기 최고지도자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각각 외사영도소조와 재경영도소조의 부조장을 맡아 국정 경험을 쌓고 있다.

    허궈창(賀國强)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는 서열은 낮지만, 핵심 권한을 갖고 있다. 허 서기는 당원 감찰과 반(反)부패 담당이다. 보시라이를 조사하는 곳이 바로 이 중앙기율검사위이다. 저우 서기는 공안과 검찰, 법원, 무장경찰, 국가안전부(우리의 국정원 격) 등을 맡고 있다. 고위 인사들의 부패나 비리, 비위 행위에 대한 각종 첩보가 모이는 곳들로 각 정파는 권력교체기마다 이 두 자리 장악에 부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