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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원도 정선' 눈꽃사이로 옛추억이 달린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5. 00:38

'강원도 정선' 눈꽃사이로 옛추억이 달린다

강원도 정선에 가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속에나 남아 있을 법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옛날 탄광촌을 오가던 2칸짜리 꼬마열차도 그중 하나다.

꼬마열차는 한 때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던 정선의 주된 교통수단이었다.

하지만 탄광이 문을 닫은 지금은 일부 주민과 관광객들만이 찾는 추억 어린 탈거리로 변했다.

꼬마기차는 증산과 아우라지 사이를 왕복한다.


노선은 증산을 기점으로 별어곡∼선평∼정선∼나전∼아우라지로 연결된다.

이 코스는 무려 14개의 터널을 거친다.

열차가 역을 지날 때마다 새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안내방송은 역 일대의 역사와 볼거리,특산물 등을 소개한다.

별도의 안내원이 없이도 50여분의 탑승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쿠더덩∼ 쿠더덩∼' 구불구불 이어진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에 앉아 있자면 차창 밖에서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가 리듬을 타고 들려온다.

소리는 이내 진동으로 바뀌어 몸 전체로 퍼진다.

창 밖으로는 냇물과 터널이 번갈아 지나간다.

꼬마열차는 관광객을 위해 창을 넓히고 내부를 카페 형태로 개조하는 등 전통의 모양에서 어느 정도 멀어졌다.

그러나 열차 안팎에는 아직도 고향의 넉넉한 인심과 정겨움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크게 손을 흔들어주는 동네 아이들,열차가 잠시 정지한 틈을 타 외지로 나가는 동네 할머니의 기차표를 대신 끊어다 주는 맘씨 좋은 차장아저씨 등 정이 듬뿍 담긴 모습은 각박함에 찌든 도시인들에게는 잔잔한 감동마저 일게 한다.

열차는 매월 4일과 9일에 증산 5일장에 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황기를 팔러 장에 나간다는 68세의 할머니는 얼마나 파느냐는 질문에 "뭐얼"이라는 한마디로 수줍은 대답을 대신한다.

할머니의 순박한 미소는 열차 안의 훈훈한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정선=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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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진부IC에서 내려 정선으로 가거나 새말IC에서 안흥~방림~평창을 거쳐 정선으로 갈 수 있다.

열차는 청량리에서 태백선이 하루 6차례 떠나며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 7시10분부터 1시간5분~1시간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꼬마열차 탑승료는 1천2백원.

증산역 (033)591-1069.

정선읍 봉량1리 시장입구에 있는 세종갈비(033-563-0068)는 인근 농가에서 키우는 한우를 사용해 고기 맛이 좋다.

공기밥을 시키면 달래와 곤드레나물이 들어 있는 된장찌개가 따라 나오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고(故)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이 된장찌개의 맛에 반해 이 집의 단골이 됐었다고 한다.

증산 인근에 호텔급 숙박시설인 강원랜드 골프텔과 카지노 호텔이 있다.

구절1리 신사민박(033-563-3277)은 손님들이 직접 식사를 해 먹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고 심야전력을 사용하는 등 시골 민박답지 않게 현대식으로 꾸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