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
하얀 포말에 봄향기가 묻어난다
겨울을 갓 벗어난 상큼한 바닷바람이 도시의 매연에 거칠어진 피부를 스친다. 파도는 눈앞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내뿜는다.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이 방망이 치듯 올라온다. 카푸치노의 부드러운 거품을 연상시키는 포말. 그 안에 몸을 던지면 자연의 향기가 금방이라도
온몸 구석구석을 채울 것 같다.
부산에서 시작하는 7번 국도는 북으로 향하다 포항에서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줄곳 바다를 끼고 달린다.
시종 바다를 감상하며 갈 수 있기에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겐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7번 국도 드라이브는 남에서 북으로 향해 가는 게
좋다. 바닷가에 더욱 바짝 붙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7번 국도에서도 삼척 해신당공원에서 황영조기념공원까지 이르는 구간과
삼척항에서 삼척해수욕장에 이르는 소위 새천년해안유원지 구간은 최고의 경관을 지닌 것으로 꼽힌다.
해신당공원은 세계각국의 다채로운
성(性)민속문화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 남녀가 같이 구경하기에 다소 민망할 수도 있지만 이색적인 볼거리가 가득한 것만은
분명하다.
해신당공원 고개를 넘어서면 발 아래로 갈남1리 앞바다가 펼쳐진다.솔섬과 바위에 부딪히는 하얀 파도의 정경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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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갈남리를 지나 이내 장호항과 장호해수욕장을 만난다.이곳은 탤런트 최민수와 최명길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태양의 남쪽' 촬영지다. 방파제를 때리며 산산이 깨져버리는 시원한 파도가 그리울 땐 장호항이 제격이다.
장호항을 빠져나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선수의 업적을 기념한 '황영조 기념관'을 1.3㎞ 앞두고는 용화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난다.
저만치 발 아래로 비늘처럼 밀려드는 파도, 광대한 자연을 화폭에 담으려는 이름모를 화가의 힘찬 손놀림.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던 초로의 관광객은 "오늘 저녁은 내가 회 한 접시 산다"고 큰 소리다. 호기 있는 목소리는 이내 "돈도 없으면서…"라는 딸의 한마디 핀잔에 사그러졌지만 그래도 가족의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잠시 해변에서 멀어지는 듯하던 길은 삼척항에 이르러 다시 바다를 접한다. 2000년에 개설됐다 하여 새천년 해안도로라고 불리는 약4㎞의 도로는 삼척항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무려 3만3천명의 이름과 소망을 담은 '소망의 탑'이나 각종 조각품과 야외무대로 이뤄진 비치조각공원 등은 해안도로의 정취에 멋을 더한다.
삼척=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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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손수 운전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동해시까지 간다.동해시에서 7번 국도가 연결된다.고속버스는 강남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1만4천3백원.
임원항,장호항,정라동 등에서는 횟집타운이 형성돼 있다. 어선에서 직접 가져온 신선한 횟감을 만날 수 있다.
삼척에는 2개의 호텔이 있다. 삼척시 숙박정보는 삼척시 홈페이지(www.samcheok.go.kr)에서 '여행정보'란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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