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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하얀 포말에 봄향기가 묻어난다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7. 17:05

 

                 강원도 삼척‥

 

        하얀 포말에 봄향기가 묻어난다

겨울을 갓 벗어난 상큼한 바닷바람이 도시의 매연에 거칠어진 피부를 스친다. 파도는 눈앞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내뿜는다.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이 방망이 치듯 올라온다. 카푸치노의 부드러운 거품을 연상시키는 포말. 그 안에 몸을 던지면 자연의 향기가 금방이라도 온몸 구석구석을 채울 것 같다.

부산에서 시작하는 7번 국도는 북으로 향하다 포항에서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줄곳 바다를 끼고 달린다. 시종 바다를 감상하며 갈 수 있기에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에겐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7번 국도 드라이브는 남에서 북으로 향해 가는 게 좋다. 바닷가에 더욱 바짝 붙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7번 국도에서도 삼척 해신당공원에서 황영조기념공원까지 이르는 구간과 삼척항에서 삼척해수욕장에 이르는 소위 새천년해안유원지 구간은 최고의 경관을 지닌 것으로 꼽힌다.

해신당공원은 세계각국의 다채로운 성(性)민속문화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 남녀가 같이 구경하기에 다소 민망할 수도 있지만 이색적인 볼거리가 가득한 것만은 분명하다.

해신당공원 고개를 넘어서면 발 아래로 갈남1리 앞바다가 펼쳐진다.솔섬과 바위에 부딪히는 하얀 파도의 정경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한다.


길은 갈남리를 지나 이내 장호항과 장호해수욕장을 만난다.이곳은 탤런트 최민수와 최명길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태양의 남쪽' 촬영지다. 방파제를 때리며 산산이 깨져버리는 시원한 파도가 그리울 땐 장호항이 제격이다.

장호항을 빠져나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선수의 업적을 기념한 '황영조 기념관'을 1.3㎞ 앞두고는 용화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난다.

저만치 발 아래로 비늘처럼 밀려드는 파도, 광대한 자연을 화폭에 담으려는 이름모를 화가의 힘찬 손놀림.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던 초로의 관광객은 "오늘 저녁은 내가 회 한 접시 산다"고 큰 소리다. 호기 있는 목소리는 이내 "돈도 없으면서…"라는 딸의 한마디 핀잔에 사그러졌지만 그래도 가족의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잠시 해변에서 멀어지는 듯하던 길은 삼척항에 이르러 다시 바다를 접한다. 2000년에 개설됐다 하여 새천년 해안도로라고 불리는 약4㎞의 도로는 삼척항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무려 3만3천명의 이름과 소망을 담은 '소망의 탑'이나 각종 조각품과 야외무대로 이뤄진 비치조각공원 등은 해안도로의 정취에 멋을 더한다.

삼척=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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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손수 운전할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동해시까지 간다.동해시에서 7번 국도가 연결된다.고속버스는 강남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1만4천3백원.

임원항,장호항,정라동 등에서는 횟집타운이 형성돼 있다. 어선에서 직접 가져온 신선한 횟감을 만날 수 있다.

삼척에는 2개의 호텔이 있다. 삼척시 숙박정보는 삼척시 홈페이지(www.samcheok.go.kr)에서 '여행정보'란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