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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사와락주 물루' 밀림속 기기묘묘한 동굴...'상상 초월'

향기男 피스톨金 2005. 12. 7. 15:55

 

    밀림속 기기묘묘한 동굴...'상상 초월'..

 

          '말레이시아 사와락주 물루'

말레이시아는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섬에 걸쳐 있다.

보르네오섬의 말레이시아 땅은 브루나이를 제외한 섬 북부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를 아우른다.

동말레이시아로 통칭되는 이곳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해변에서의 휴양과 자연생태체험 여행지로 손꼽힌다.

남중국해를 바라보는 해안지역 곳곳에 자리한 휴양리조트에 더해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열대우림이 끝없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국립공원 19개 중 16개가 동말레이시아에 몰려 있다는 사실에서 맑고 깨끗한 이곳만의 원시자연미를 짐작할 수 있겠다.



한국에 제일 잘 알려진 곳이 섬 동쪽 사바주 관광의 관문인 코타 키나발루다.

2000년 말 말레이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키나발루국립공원이 곁에 있다.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산(4천1백1m)이 중심을 잡고 있는 키나발루국립공원은 등산과 정글 트레킹을 하려는 이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사바주에 접해 있는 사라왁주의 물루국립공원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물루국립공원은 키나발루국립공원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곳.

산 높이는 해발 2천3백m로 한라산보다 조금 높은 편이지만 한낮에도 컴컴한 밀림과 깊이 모를 계곡 등 트레킹 명소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의 동굴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물루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동굴은 사슴동굴.

남쪽 입구에 링컨바위가 있다.

입구의 바위들이 겹쳐져 한 쪽에서 보면 링컨의 얼굴처럼 보인다.

입구도 크지만 그 안의 광장도 기가 질릴 정도로 넓다.

보잉747 여객기 14대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한다.

사슴동굴은 엄청난 수의 박쥐가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낮에는 동굴 깊숙이 숨어 있다가 해질녘이면 먹이 사냥을 위해 동굴을 빠져 나와 숲을 향해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박쥐가 전부 동굴을 빠져 나오는 데 무려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사슴동굴 바로 옆에 랭동굴이 있다.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석순과 석주 등이 자연의 위대함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원주민 마을에서 배를 타고 10분쯤 가면 바람동굴을 만난다.

동굴 내에 선선한 바람이 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동굴이다.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이 지하세상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바람동굴에서 물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물이 고여 있는 강의 발원지에 이른다.

클리어 워터라고 하는 곳이다.

밀림을 뚫고 들어온 햇살에 반짝이는 이곳 물을 보면 땀이 절로 식는다.

클리어 워터에서 2백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종유석이 치렁치렁 매달린 거대한 동굴이 큰 입을 벌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동굴로 추정되는 클리어 워터 동굴이다.

그 길이가 1백km를 넘는다고 한다.

왕복 3일을 잡아야 볼 수 있는 피너클스에는 칼 모양으로 솟은 석회암 무리가 장관을 이룬다.

해안 쪽의 니아국립공원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인류의 흔적이 있는 곳.

1천년이 넘는 고대 동굴벽화가 남아 있다.

위험천만한 식용 제비집을 채취하는 동굴로도 알려져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