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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칭, 전원풍 휴양지...낭만 숨쉬는 쪽빛 물결

향기男 피스톨金 2006. 2. 13. 16:40

 

               말레이시아 쿠칭,

 

 전원풍 휴양지...낭만 숨쉬는 쪽빛 물결

 

 

사라왁강 - 원시 정글 한폭의 수채화
 

에메랄드빛 바다 - 순백 모래밭 유혹

 

고양이 박물관 - 트레킹도 즐길거리

◇ 쿠칭은 그야말로 일상을 떠나 차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대표 휴양지이다.

 

 

쿠칭은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전원풍의 휴양지이다. 사라왁(Sarawak)주의 주도인 보루네오섬에 위치한 인구 15만 명의 아담한 도시로 예로부터 유독 고양이가 많았던 곳이다.

 

때문에 도시명도 고양이(쿠칭)라는 뜻을 담고 있을 정도. 초창기 이 지역을 다스리던 백인 추장 제임스 부르크가 지역을 둘러보고 고양이가 많아 도시명을 '쿠칭'이라고 명했다.  

 

남지나해의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지는가 하면 원시의 정글을 품고 있고,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과 흥미만점의 민속촌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나 일상탈출의 적지로 꼽힌다.

 

◇ 사라왁강 주변에는 원시 정글이 펼쳐져 정글 트레킹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쿠칭의 관광은 시내 구경부터 시작한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쿠칭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도시 전경을 보노라면 정글 속에 자리한 도시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전원 도시'의 풍모를 엿볼 수 있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5층 이상의 건물을 짓는 데에도 규제를 하는 등 나름대로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시내 중심을 흐르는 사라왁강은 쿠칭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강변을 따라 잘 정돈된 산책로를 걷다보면 강줄기를 오가는 조그만 배(소형보트)와 유람선이 이곳의 경치와 잘 어우러져 한 장의 수채화가 펼쳐진다.

 

 쿠칭은 골프 천국에 다름없다. 그림 같은 3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우리 돈 3만원이면 하루 종일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쿠칭에는 박물관도 많다.

 

그중 사라왁박물관은 이곳의 문화와 전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사라왁박물관 옆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은 유럽풍의 잘 정돈된 조그만 공원으로 밤엔 아베크족의 명소로 변모한다.

 

또 세계 유일의 고양이 박물관에서는 세계의 모든 고양이와 고양이 캐릭터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시내를 벗어나 자동차로 약 40여분을 달리면 쿠칭에서 가장 높은 산인 산투봉 아래로 다마이 비치가 펼쳐진다. 쿠칭의 대표적 휴양지대인 셈이다. 남지나해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호텔과 리조트가 밀집돼 있으며,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맛볼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특히 다마이비치는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와 순백의 모래밭이 일품으로 아름다운 경관속에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다마이비치에서 10분정도를 걸으면 민속촌이 나타난다. 말레이시아의 여러 소수 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곳곳에 재현해 놓고 있다. 비록 진짜 원주민은 아니지만 각 부족들의 삶의 방식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각 부족의 전통 주택인 '롱하우스'를 지어놓고 방문객들에게 춤과 음악도 들려주고, 극장에서는 민속 공연도 펼쳐져 재미를 더한다. 특히 부족의 전통 풍습 등을 담은 안내원의 설명도 흥미롭다.

 

 쿠칭에서 원시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바코 국립공원으로 떠나는 정글트레킹도 괜찮다. 사라왁강 하구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약 20분 정도를 가면 국립공원이 나타난다.

 

1시간부터 8시간까지 다양한 정글 트레킹코스가 있다. 트레킹도중 이 지역에만 서식하는 긴코 원숭이와 송아지만한 덩치의 야생 멧돼지도 만날 수 있다. < 쿠칭(말레이시아)=김생호>

 

여행메모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프르까지 비행시간 6시간30분, 다시 국내선을 타고 1시간40분간 날아가면 쿠칭에 도착한다. 공항은 현재 증축 중으로 이후 인천~쿠칭 직항편을 추진하고 있다.

 

 열대우림기후로 하루 한차례 스콜이 쏟아진다. 이슬람국가로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치안도 안정적이며, 특별히 나이트 문화는 발달돼 있지 않다. 문의(말레이시아 관광진흥청 02-779-4422)

 

 

 

 

        말레이시아 쿠칭 정글 대탐험
 

#장면 하나. /

 

적도의 뜨거운 햇살도 새어들지 못하는 짙은 녹색의 원시림. 머리 위를 새까맣게 뒤덮은 나무들의 우람한 근육 사이로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 순간 등 뒤에서 낯선 느낌이 뒤통수를 때린다. 잔뜩 겁에 질려 고개를 돌리자 괴상한 모습의 동물이 나무 위에서 빤히 쳐다본다.

 

어슬렁거리듯 나무가지 사이를 천천히 지나는 모습은 마치 자신만의 고독한 세계에 빠진 철학자의 모습 같다.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진 붉은색의 코와 불룩한 아랫배,먼 곳을 응시하는 듯한 눈동자.

 

보르네오섬에만 살고 있다는 프로보시스 원숭이(Proboscis Monkey)이다. 별명은 더치맨.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시절 발코니에서 맥주를 과하게 마신 네덜란드 사냥꾼의 붉은 코와 불룩한 배가 이 원숭이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원주민들이 붙인 이름이다.

 

#장면 둘. /

 

쉴새 없이 달려드는 모기떼와 씨름을 하며 해안가를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망그로브 숲을 지난다. 갯벌처럼 푹푹 빠지는 모래 위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붉은색 집게의 망그로브게는 오늘따라 운이 없다.

 

소리 소문 없이 망그로브게를 낚아채는 자그마한 손의 주인은 긴꼬리 원숭이(Long tailed Macaque). 일가족이 나들이 나온 듯 어미와 새끼들은 카메라 플래쉬에도 아랑곳 없이 제 볼일만 본다.

 

마냥 귀엽다는 생각에 얼굴을 바싹 들이대고 일행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자 한번 화나면 난폭해진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호응이라도 하듯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야생의 갈기를 세운다.

 

#장면 셋. /

 

다부진 몸매의 원주민 출신 가이드를 숨이 턱에 닿도록 뒤쫓자 불쌍하다는 듯 쳐다본다. 이미 문명에 길들여진 몸은 생각과는 달리 자꾸 발목을 잡는다.

 

어지간히 불쌍하게 보였는지 ‘말레이시아 진생(인삼)’이라며 우리네 칡뿌리를 닮은 나무 뿌리 조각을 건넨다.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통캇알리 나무의 뿌리.

 

순식간에 뿌리 한조각을 잘라 바지춤에 쓱쓱 문지르고는 입 속에 넣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쓴 맛이 혀뿌리를 잡아 뺄 기세로 달려든다. 그래도 시장에서 상당한 돈을 줘야 살 수 있다는 말에 잎사귀까지 입 속에 털어넣는다.

 

고만고만한 휴양지에서 보내는 휴가가 지겹다면 야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보르네오의 원시림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보르네오섬 북쪽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에는 16개의 보석 같은 국립공원이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도록 길조차 내지 않아 산길을 걷거나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원시림에서 즐기는 정글 트레킹은 색다른 여행의 추억을 준다.

 

특히 사라와크주의 주도 쿠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가장 오래된 바코 국립공원(1957년 설립·바코는 말레이어로 망그로브 나무를 뜻함)은 정글 트레킹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트레킹 코스는 모두 16개로 1시간 거리부터 도중에 캠핑을 해야만 하는 장거리 코스까지 다양하다. 바코 국립공원에는 모두 세 종류의 원숭이가 있으며 갖가지 곤충과 새,동물들이 살고 있다. 정글 트레킹을 하고 싶으면 미리 쿠칭 시내에 있는 사라와크 관광안내소에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바코 국립공원 인근에는 휴양지로 유명한 다마이 비치와 민속촌이 있다. 민속촌에서는 이반,미타유,페난,멜라나우,오랑울루 등 보르네오섬 원주민 부족의 전통가옥인 ‘롱하우스’와 각종 춤·전통놀이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고양이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쿠칭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시한 ‘고양이 박물관’도 있어 흥미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아직까지 쿠칭은 직항 항공편이 없다.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로 간 다음,국내선 비행기를 1시간40분 정도 타야 한다.

 

쿠칭에는 우리 교민 60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말레이시아 관광청 한국사무소(02-779-4422)에서도 짭짤한 여행 정보를 챙길 수 있다.

쿠칭(말레이시아)=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