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킬 국익이 없는 나라인가?
닉슨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2년여 동안 4차례나 승진을 한 후 대장으로 예편,
국무장관직에까지 오른 알렉산더 헤이그는 사임 여론에 “내가 지금 물러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돼”라는 사임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국익’과 그의 사임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몹시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그가 자신의 무능이 국익을 해친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런 표현을 쓸 용기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으로 새겨듣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떤 나라든 ‘국익’이 있다.
국익의 개념과 국익의 범위, 국익을 실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유분방한 듯
보이는 미국의 언론들도 국익 챙기기에는 예외가 아니다. 미국 언론과의 접촉이 잦은 어느 원로 언론인은 “미국 언론만큼 국익을 챙기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에 대해 경고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언론을 종종
이용했다. 소련의 불필요한 자존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고, 언론은 이런 심부름을 들어 주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지킬만한 국익이
있는지 의심이 갈 때가 많다. 황우석교수를 싸고 벌어지는 일들이 그렇다. 황우석교수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측이나 보호하려는 측 모두가
황교수는 안중에 없고, 자기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상징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 노골적이다.
황교수에 대한 애정, 대한민국에 대한 소속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지킬만한 국익이 없는 나라에 사는 것 같은 자기 모멸감만 안겨 줄 뿐이다.
과연 한국에는 지킬만한 국익이 없는 것인가.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장관은 “한국은 우크라이나만큼 크지 않지만 내가 알기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명문 셰브첸코대학을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우크라이나가 경제적으로 미국보다 얼마나 뒤져 있으며, 따라 잡으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한국을 본보기로 삼도록 권유하며 이
같이 설명했다.
“한국인의 90%가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80%가 휴대폰을 사용하며 정보통신과 조선업 등 여러
부문에서 한국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이웃 섬나라 일본이 성공할 수 있다면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그들보다 낫다’는 정신과 함께 엄청난 추진력과 성공의 의지가
있었다.” 한국의 발전상을 취재한 호주 TV가 ‘한국 경제 발전은 불가사의 중의 하나’라고 자기나라 국민들에게 소개했다.
“이제 내
또래들 중 최소 절반은 한국을 안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모두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의 문화, 스타일, 관습, 윤리 등 모두 궁금하고 알고
싶다. 눈 내리는 한국의 자연은 우리에겐 낙원처럼 느껴진다.
” 겨울 연가에 심취해 배용준과 결혼해서 그를 이슬람교로 개종토록 하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힌 23세의 이집트의 한 여성이 한 말이다. 이런 나라가 우리나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중국의 등소평은
모택동으로부터 자식이 병신이 되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는데도 권력을 장악한 후 ‘모는 과(過)가 30%라면 공(功)이
70%’라고 하면서 국민들이 계속해서 그를 존경토록 했다.
결과는 중국이 살고 자신도 살게 되었다. 모택동에게 한 것이 바로
중국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을 존경토록 한 업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수상 처칠은 화장실에서 노동당 의원을 만나자 일부러 돌아서서
볼일을 봤다. 그러자 노동당의원이 “의회에선 싸우지만 화장실에서까지 그럴 필요가 없잖소.”라고 하자 “노동당 의원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자고
해서”라며 노동당의 지나친 국유화 공세의 예봉을 피해갔다는 일화가 있다.
지금 ‘사학법 파동’을 보면서 여유가 없는 우리의 국회와 의장의 무당적(無黨籍)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반추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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