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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부킷자위GC,야자수·호수 어우러진 겨울골프 숨은 진주

향기男 피스톨金 2006. 1. 18. 17:13

 

          말레이시아 부킷자위GC

 

 야자수·호수 어우러진 겨울골프 숨은 진주

 
말레이시아는 다른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비교적 붐비지 않으면서도 깨끗한 분위기 속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페낭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페낭공항에 도착해 자동차로 약 15분쯤 달리면 페낭섬과 말레이시아 본토를 연결해 주는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지나 다시 25분 정도 더 달리면 부킷자위골프리조트에 다다른다.

총 36홀 규모의 부킷자위GC는 힐코스와 레이크코스로 나뉜다. 부킷자위(Bukit Jawi)를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성스러운 언덕’쯤 된다.
 
과거 이곳은 비탈진 오일팜 농장이었으나 지금은 주거지역과 리조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 경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오일팜 나무는 여전히 당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힐코스는 전체적으로 업다운이 많아 남성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코스도 길어 웬만한 파5홀은 챔피언티 기준으로 500뻍가 넘는다.

시련과 도전은 첫 티샷부터 시작된다. 400뻍짜리 1번홀(파4)은 장타와 정확성 두 가지 모두를 요구한다.
 
버디를 잡겠다는 호기 어린 꿈을 애시당초 접게 만든다. 2번홀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싶더니 3번홀도 만만치 않은 거리로 사람 속을 태운다. 고만고만한 거리의 4번홀에서 다시 한번 여유를 부리고 나면 2홀 연속 거리와의 싸움이다.

절정은 전반 마지막 홀인 9번홀에서 이루어진다. 대지의 지휘자인 코스 설계가는 이 홀을 540뻍짜리 파5홀로 만들었다. 야드로 따지면 거의 600야드에 달한다. 힐코스의 홀 중 가장 길다.

후반 9홀도 만만치 않은 길이에 업다운이 많지만 전반 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단련된 심신은 비로소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맛볼 여유를 제공해 준다.

마지막 퍼팅을 마친 후 그린을 떠나올 때 쯤엔 한편의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18개의 홀을 돈 듯하다. 시련과 희열, 그리고 평온함 등의 감정이 오선지의 장단마냥 라운드 내내 곁을 맴도는 것이다.

힐코스가 남성이라면 레이크코스는 여자의 향취가 풍기는 코스다. 거의 모든 홀이 호수 사이사이에 또아리를 틀고 있어 아기자기한 플레이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수도 없다. 상대적으로 힐코스에 비해 짧지만 곳곳에 숨겨진 함정을 피하는 게 관건이다. 힐코스와 마찬가지로 거리와 싸움을 벌여야 할 홀도 몇 개 있다. 특히 15번홀(파3)은 아일랜드 그린이어서 정확성은 필수다. 호수 위의 바람도 염두해 둬야 하는 만큼 클럽 선택이 중요하다.

마지막 18번홀은 반전의 홀이다. 거리는 짧지만 문제는 호수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있다는 것이다. 220야드 정도의 비거리면 충분히 넘길 수 있지만 사람의 심리가 어찌 마음대로 되는가.
 
티샷에 자연히 힘이 들어가게 되고 볼은 좌우로 휘기 십상이다. 자칫 잘 못 때리는 날에는 볼은 호수로 향하고 좀전까지의 선전(善戰)은 물거품으로 변한다. 자신이 없다면 아예 처음부터 호수 중간에 섬처럼 자리 잡은 페어웨이를 징검다리 삼아 가는 게 현명하다.

라운드 끝에는 깔끔한 호텔과 부대시설들이 여독을 풀어준다. 2004년 완공된 호텔은 최신 시설을 갖춰 다른 골프리조트와 차별성을 보여준다. 부대시설로는 드라이빙 레인지, 치핑 및 벙커샷 연습장, 수영장, 자쿠지와 사우나, 테니스코트, 휘트니스 센터 등이 있다. 페낭섬의 다양한 해양 스포츠도 매력적이다.

현재 대한항공이 화·토요일 페낭 직항을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전문 여행사인 엠지엠골프(www.mgmgolf.com,02-564-4030)에서 일정에 맞는 투어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파이낸셜뉴스 2006-01-18

 

 

 

***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아다지오 ***